1월 20일: 물을 먹고, 마음을 다시 삼킨 날

하루하루의 의미-1월

by 장하늘

1월 20일: 물을 먹고, 마음을 다시 삼킨 날
– 오늘의 기록 프로젝트 20/365

ChatGPT Image 2026년 1월 20일 오후 11_16_07.png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고 샐러드를 먹고, 석이와 수영장으로 갔다.
오늘은 강습 있는 날.

수영장에서는 잠깐 딴생각을 하다가… 물을 먹었다.
(오늘 수영장에선 나에게 “정신 차려”를 물로 알려준다.)

그래서 턴해서 돌아오는 길엔 마음을 바꿨다.
물과 내 몸에만 집중하기.
숨, 팔, 발, 물살, 그리고 나.

그게 왠지 명상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수영은, 움직이는 명상에 가장 가까운 운동일지도.
그런 생각이 들어서인지 오늘 수영은 더 좋은 기분으로 남았다.
“잘했냐”보다 “돌아왔냐”가 중요한 날이었으니까.


집에 오자마자 서둘러 화장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분당에 약속이 있었다.

가는 데 1시간 반.
도착하니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챙겨간 책을 읽었다.
차 안에서 하는 15분 루틴.
어디서든 루틴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나타난다.

황 사장님, 남 사장님과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셨다.
문득 우리가 만난 지 거의 10년쯤 되어간다는 걸 떠올렸고, 그게 신기했다.

10년이라니.
유행도 바뀌고, 하늘 일도 바뀌고, 체력도 바뀌는데
사람은… 이렇게 남아준다.

그게 오늘의 조용한 기쁨이었다.


오후 6시쯤 헤어지고 집으로 오는 데 2시간.
퇴근 시간이란… 도로 위에 깔린 거대한 ‘참을성’ 수업이다.

집에 오자마자 두부찌개(듯보잡)를 만들었다.
처음 먹어보고, 처음 해보는 두부찌개.

처음인데도 “이거, 나쁘지 않은데?” 싶은 맛이 나왔고
나도 석이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처음 해보는 요리는 다소 긴장되는데,
오늘의 두부찌개는 꽤 착했다.
(두부는 원래 착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어쨌든.)


그리고 저녁 9시.
침대에 잠시 누웠는데… 눈물이 나고 또 몸에 경련이 왔다.

오늘은 여기서 마음이 아주 어두운 쪽으로 잠깐 기울었다.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준다”는 말이 오늘따라 공평하지 않게 느껴지고,
나는 그 범위를 넘는 날이면 몸이 먼저 흔들리는 것 같다.

너무 길게 끌고 가고 싶진 않다.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만 기록해둔다.

나는 지금 힘들고,
그럼에도 나는 오늘 하루를 살았고,
내일도 살 거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기”는…
글쎄. 그건 나중에 아주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일단 이번 생부터 마감 기한이 빡빡함)


오늘 해낸 것들

15분 루틴(오전, 오후 스트레칭 + 책읽기)

수영 강습(물 먹었지만, 다시 집중해서 수습)

분당 약속 이동 + 차 안 독서

10년 인연과 식사/커피

뉴 두부찌개 도전 + 저녁 먹음

버텨내기


역사 속 1월 20일의 한 장면들

오늘처럼 “선(경계), 책임, 그리고 인간의 선택”이 겹쳐 있던 날들.


2009년 1월 20일 — 용산참사
재개발 과정에서 충돌과 화재로 큰 인명 피해가 났던 날. 도시의 속도와 사람의 삶이 부딪힐 때 생기는 비극을 오래 남겼다.


1968년 1월 20일 밤 — 청와대 기습 시도(1·21 사태) 직전, 무장공비의 서울 진입·준비
기록에 따르면 이 날 밤 서울로 잠입해 최종 준비를 했고, 며칠 뒤 사건으로 이어졌다. “조용한 밤”이 역사의 소용돌이가 되기도 한다.


1961년 1월 20일 — 케네디 대통령 취임 연설(미국)
“나라가 나를 위해 뭘 해주나”보다 “내가 뭘 할 수 있나”를 던진 유명한 메시지의 날. 시대가 불안할수록 사람들은 기준 문장을 찾는다.


1937년 1월 20일 — 루스벨트 취임(미국)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국가 운영의 방향을 이어가며, 취임 날짜(1월 20일)가 제도적으로 자리 잡는 흐름과도 연결된다.


1942년 1월 20일 — 반제 회의(독일)
인류가 기억해야 할 가장 어두운 결정 중 하나가 ‘회의’라는 형태로 진행된 날. 악은 때때로 조용하고 행정적이다.


1919년 1월 20일 — 파리강화회의가 본격화되던 시기
전쟁 이후 세계가 ‘규칙’을 다시 짜던 시기. 큰 상처 뒤에는 늘 조약과 문서가 남는다.



오늘의 문장

“물을 먹고 나서야, 나는 지금 여기로 돌아왔다.
오늘은 잘한 날이 아니라, 돌아온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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