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의 의미 -1월
1월 24일: 엄마가 주는 만육천구백 원의 의미
– 오늘의 기록 프로젝트 24/365
토요일.
토요일은 늘 조금 느슨해도 되는 날인데,
오늘은 느슨하면서도 알찼다.
말하자면 부드럽게 잘 굴러간 하루.
아침에 일어나 샐러드를 먹고,
그다음 스트레칭을 하고, 책도 조금 읽었다.
그리고 집에서 염색을 했다.
염색은 늘 그렇다.
거울 속의 나는 잠깐 “새 버전”이 되고,
그 사이에 시간은 조용히 흘러간다.
괜히 마음도 같이 정리되는 기분.
곧 점심시간이 돼서 점심을 차려주고,
나를 엄마네로 델다주고 석이는 볼일 보러 갔다.
바로
중식집으로 직행.
엄마, 나, 아들 셋이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엄마가 밥도 사주고, 커피도 사주고,
거기다 육천원을 주셨다.
내가 너무 좋아하니까 지갑을 털어 유일해보이는 만원도 주셨다. 계속 감격하니까 잔돈 구백원까지 탈탈 털어주셨다.
금액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엄마가 뭔가 해주면,
나는 이상하게 기분이 상당히 좋다.
복돈 같고,
마치 아주 큰사랑같다.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붐비는 날이었다. 어렵사리 자리를 잡고
앉아서 마셨다.
이것만으로도 토요일의 자격은 충분하다.
그리고 흰돌로로 와서
『고구려』 5권을 읽었다.
내일 독서모임이 있으니까.
고구려는 재밌어서 굳이 15분 책읽기
시간에 읽지 않는다.
그래도 충분히 재밌게 읽히기때문이다.
저녁에는
아들 먹거리에서 쌀국수를 두 개 꺼내
엄마랑 나랑 저녁으로 먹었다.
요즘 더 자주 끼니를 건더 뛰는
엄마에게 다행인 유혹이었다.
오늘 해낸 것들
15분 루틴
샐러드
집에서 염색
점심 준비
엄마네 이동
중식 점심 (셋이서)
엄마가 산 점심, 커피 + 만육천구백원
카페에서 쉬기
『고구려』 5권 읽기
쌀국수로 저녁
오늘처럼 나라와 사람, 일상과 선택이 겹쳐 있던 날들.
918년 1월 24일(음력 기록 환산) — 왕건, 고려 건국을 향한 결정적 연합을 다지던 시기
고려 건국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라,
사람을 모으고 밥을 나누고 신뢰를 쌓는 시간의 결과였다.
오늘 내가 엄마와 밥을 먹은 것처럼.
1455년 1월 24일 — 조선 세조, 왕권 강화를 본격화
나라의 안정은 늘 “정리”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정리는 차갑지만, 질서는 그 위에 세워진다.
1848년 1월 24일 —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시작
금은 땅속에 있었지만,
사람들을 움직인 건 “가능성”이었다.
사람은 늘 가능성 쪽으로 이동한다.
1924년 1월 24일 — 페트로그라드, 레닌 사후 대규모 추모 집회
한 사람의 생이 끝난 뒤에도
그 사람이 남긴 생각은 사람들을 모이게 한다.
1965년 1월 24일 — 윈스턴 처칠 사망
전쟁의 한복판에서
말과 선택으로 시대를 견뎌낸 인물.
강한 시대엔 강한 언어가 필요했다.
1984년 1월 24일 — 애플 ‘매킨토시’ 공개
기계가 “전문가의 것”에서
“일상의 것”으로 바뀐 날.
복잡한 건 뒤로 숨기고, 사용자는 편안하게.
오늘의 내가 루틴을 단순하게 지킨 것처럼.
오늘의 문장
“엄마가 사준 밥과 커피, 그리고 만육천구백 원은
오늘도 몸서리치게 떨면서 울었어도 큰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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