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늦게 도착해도, 하루는 꽉 찬다

하루하루의 의미-1월.

by 장하늘

1월 26일: 늦게 도착해도, 하루는 꽉 찬다
– 오늘의 기록 프로젝트 26/365

월요일.
한 주의 시작다운 시작이었다.
말하자면 조금 바쁘고, 조금 엇갈리고, 그래도 결국은 진행되는 그런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 석이를 깨웠다.
“스트레칭 하자.”
안 일어난다. 꿈나라에서 아주 안정적으로 거주 중.

그래서 나 혼자 스트레칭을 했다.
그리고 다시 깨웠다.

"늦었다. 일어나라." 다행히 같이 샐러드를 먹었다.
(이렇게 해서 인간 하나를 현실 세계로 소환.)

그리고 수영장으로 향했다.

수영장엔 10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늦은 시간인데도 여자 탈의실은 만석, 줄까지 있었다.
월요일인데도 다들 부지런하다.
나만 월요일을 새삼 실감하는 느낌.

들어가기 전에 오늘 약속 체크 때문에 영순 언니와 통화를 했다.
다음 날로 미뤄진 약속.
어머님 컨디션이 안 좋다고 해서 말이다.

수영을 하고 나오니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오늘 봐도 될 것 같다는 연락.
일정이라는 건 늘 이렇게 물처럼 흐른다.
잡으려 하면 새고, 받아들이면 맞춰진다.

수영장을 나와 스타벅스에 들러 커피 한 잔.
커피는 늘 그렇다.
“자, 이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자” 하고 말해준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챙겨주고,
나는 서둘러 전산을 살피고 프린트할 것들을 챙겨
엄마네로 갔다.

아들에게 다시 프린트를 부탁했고,
엄마가 밥을 챙겨주셨다.
오징어국에 밥을 말아서 허기를 빠르게 달랬다.
(이건 거의 기능성 식사다. 감상은 생략, 회복이 목적.)

언니네 집 근처에서 만났다.
점심 전이라는 언니.
전날 밤 말레이시아에서 넘어와 바로 일한 날이라
많이 피곤해 보였다.

그래도 만나서 분식으로 점심을 먹고,
언니네 집으로 이동했다.

보험 브리핑을 살짝 했는데
담보가 많이 달라져서
결국 내일 사무실에서 다시 보기로 했다.

일이라는 건 늘 이렇게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선을 남긴다.

언니네 집에서 커피도 마시고 수다도 나눴다.
언니네 집은 정말이지 뷰가 멋진 곳이다.
잠깐 앉아 있는데도
마치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일까,
피곤해 보이던 언니 얼굴도
조금은 풀려 보였다.

오후 7시쯤 언니네 집을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도착하자마자 저녁 쌀을 올리고,
밥이 되는 동안 석이 저녁을 차렸다.

그리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아 잠깐 일.
물 끓인 걸 담아두고,
책도 조금 읽고,
15분 루틴도 했다.

월요일에 이 정도면
꽤 잘 버틴 편이다.


오늘 해낸 것들

15분 루팅(오전,오후 스트레칭+책읽기)

샐러드

자유수영

약속 조율

커피 한 잔

전산 확인 + 프린트 준비

엄마표 오징어국으로 에너지 보충

보험 미팅 + 재조정

뷰 맛집 사람이 너무 좋은 영순언니 집에서 수다

저녁 차리기

잠깐 업무



역사 속 1월 26일의 한 장면들


1950년 1월 26일 — 인도, 공화국 선포(Republic Day)
영국 식민지 체제를 벗어난 뒤, 헌법을 시행하며 공화국으로 공식 출범한 날.
국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지만, “오늘부터 이렇게 살겠다”는 선언은 날짜로 남는다.


1788년 1월 26일 — 영국 ‘퍼스트 플리트’, 호주 시드니 인근 도착
유럽인의 대규모 정착이 시작된 날로 기록된다.
한쪽에겐 ‘시작’이었고, 다른 쪽에겐 삶의 방식이 바뀌는 날이었다.
역사는 늘 두 개 이상의 얼굴을 가진다.


1934년 1월 26일 — 독일–폴란드 불가침 조약 체결
전쟁 전야의 유럽에서 체결된 외교적 합의.
종이 위의 평화가 얼마나 취약한지, 이후 역사가 증명하게 된다.


1905년 1월 26일 — 컬리넌 다이아몬드 발견
역사상 가장 큰 원석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날.
보물은 늘 조용히 땅속에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 위로 올라온다.


1998년 1월 26일 — 미국 대통령 스캔들 공식화
개인의 사생활이 세계 정치의 중심으로 끌려나온 날.
권력과 인간의 취약함이 동시에 드러났다.


1972년 1월 26일 — 베트남 전쟁 종전 협상 진전 발표
전쟁의 끝은 총성이 아니라, 발표문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끝은 늘 서류와 함께 온다.



오늘의 문장
“늦게 도착했지만, 오늘은 꽉 찬 하루였다.
월요일.
한 주를 시작시키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장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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