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꿈이 된 부천으로...(첨부:행동 명언)

셸 위 댄스-인생의 여정을 소개합니다

by 장하늘

60화




샤프란(꽃말: 후회 없는 청춘, 환희, 지나간 행복)


꿈이 된 부천으로...(첨부:행동 명언)


회사 정식 근무시간은 9시~6시까지였다. 그러나 일이 많은 보험회사에서 퇴근시간을 지키는 건 아주 특별한 일이 있을 때나 가능했다. 실적을 내야 하는 영업조직이 있는 보험회사 말단 조직인 영업소는 처음부터 초과 근무는 일상이었다. 나는 회사에 근무 한 지 3년 차가 되었어도 칼퇴근을 한 적이 거의 없었다. 일을 하다 막차 전철을 타기 위해 뛴 적이 더 많다. 그나마 월초나 중순까지는 아주 늦게까지 일하지 않는다는 것에 만족했다. 지점도 영업소랑 같은 입장이라 지점에서 일하는 텔러들과 관리직 모두 연장근무를 했다.


연봉제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있는 우리 회사 급여체제는 아주 합리적(?)이었다. 급여에는 연봉과 별도로 고과에 따라 차등 배분되는 성과급이 책정되어 있었다. 일 년에 두세 번 몰아서 받았기 때문에 꽤 많은 성과급을 받았다. 우리 회사 계열사엔 노조가 전혀 없었다. 연봉제로 호봉별로 급여가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야근 등 추가 근무에 따른 별도의 수당은 책정되어 있지 않았다. 그땐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다. 더군다나 당시는 무시무시한 IMF 시절이었다. 회사가 망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황송할 일이었다.


전날 보내놓은 메일로 가슴이 쪼그라드는 아침 출근길이었다. 평소처럼 아침 8시 전에 사무실에 도착했다. 컴퓨터를 켜놓고 간단하게 주변 정리를 했다. 재빨리 이메일 먼저 확인해야 하는데 마음속 걱정이 이메일 확인을 머뭇거리게 했다. 판촉물도 정리하고 책상도 닦고 컵도 다 닦아 놓았다. 8시 반 정도가 됐다. 이제 자리에 앉아 일 처리를 해야 했다. 더는 미룰 여유가 없었다. 눈을 찔끔 감았다 뜨며 싱글 이메일을 열었다. 뜨악~ 답장이 와 있었다. 선배님이 메일 보낸 시간이 7시 전이다. '성 선배님은 도대체 몇 시에 출근하시는 걸까?' 잠시 생각했다. 콩닥콩닥 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폭탄일지 선물일지 모를 메일함을 열었다.


친절하게도 성 선배님은 내 안부와 아버지 장례식 때 이야기를 하며 안부를 먼저 물어주셨다. 그리고 내 눈은 활자를 따라 빠르게 내려갔다. 메일 내용을 요약하자면 내가 야간대학교 휴학 중인 것 알고 있고 그 때문에 학교 마칠 때까지 일부러 안양에 그대로 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일순간 맥이 탁 풀렸다. 메일을 클릭한 어제저녁부터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코끼리를 먹은 보아 뱀처럼 커져 있었다. 걱정 보따리가 터질 듯이 커졌다가 풍선 터지듯 피식~ 거리며 단박에 사그라들었다. 나는 날듯이 가뿐해진 마음으로 곧바로 답장을 썼다.

선배님께..

걱정이 한가득이었는데 너무 감격해서 눈물이 날 뻔했어요~학교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복학하기는 힘들 것 같아서 포기해야 할 것 같아요~ 중간 생략


메일에는 출퇴근하기 쉬운 부천으로 가고 싶다는 것도 포함했다. 혹시 부천이 어렵다면 인천까지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뜻밖에 답장 내용에 인사과 선배님이 너무 대단해 보였다. 한 명 한 명의 세세한 사정까지 배려해서 인사발령에 신경을 쓰시다니 엄청난 분이라는 생각에 존경심이 우러났다. 나도 모르게 '아부지 감사합니다!'라는 소리가 나왔다. 신기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는 신(하느님,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 신이시여~등 온갖 세상에 알려진)만 찾았는데 아부지를 찾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나는 신께 기도할 때 아버지를 전달자처럼 찾았던 것 같다. '와우~드디어 안양을 떠날 수도 있는 건가~' 희망 회로에 탄성이 입 밖으로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었다.


며칠 후 경인본부에 계신 인사 부장님이 친히 전화를 주셨다. 인사부장님과 이야기할 일은 많지 않았다. 인사과에 성 선배님은 우리가 원서 내고 면접 볼 때 서류관리 및 안내를 도맡아서 한 분이다. 그리고 인사부장님은 직접 총무들 면접 볼 때 면접관 중 한 분이셨다. 업무 할 때 총무들과 접점은 많지 않았고 높은 직책에 있는 임원이셨다. 부장님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긴장이 됐다. '혹시나 발칙한 나의 메일이 인사부장님께 전달돼서 문책받는 거 아닌가?' 쓰나미처럼 다시 두려운 마음에 걱정 종자 얼굴이 앞에 나타났다. 인사부장님은 아버지 장례에 오셨던 유일한 경인본부 내 임원이셨다. 놀란 마음을 뒤로하고 감사 인사를 우선 드렸다.

잔뜩 긴장한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전달됐다. 그런데 인사부장님이 신기한 말을 하셨다. "000 씨 저랑 같이 부천지점으로 인사이동되는 동기가 됐네요~" 갑작스러운 인사부장님의 말이 바로 해석되지 않았다. '동기?, 부천지점?' "네?" "저도 부천으로 발령받았어요. 다음 달에 부천에서 같이 인사해요~" 본부에 계셨던 인사부장님이 부천지점에 최고 관리자인 지점장님으로 발령받으셨다는 말씀이셨다. 그리고 더불어 나의 부천 발령을 축하하기 위해 친히 전화를 주신 것이다.


걱정과 안도와 의문과 감격이 시시각각 변했을 당시 내 얼굴이 어땠을지 궁금할 정도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전화를 끊고 소장님께 말씀드렸더니 소장님도 놀라셨다. 보통 직속 상사가 내 인사발령을 먼저 알기 마련인데 순서가 거꾸로 돼서 더 놀라시는 것 같았다. 서운한 듯 인사하셨지만 이내 축하해 주셨다. 그렇게 소망하던 부천 발령이 순식간에 일어난 게 신기했다. 마음을 추스르고 우선할 일들을 해야 했다. 성 선배님께 감사 메일을 보냈다. 인사과에 계시는 성 선배님이 신처럼 느껴졌다. 지점에 계신 과장님과 선배님들께도 전화로 먼저 내용을 알려드렸다. 부천으로 간다니 태어나서 처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꿈속에서 날개를 펴고 나는 것만큼 신이 났다. 신발에 로켓 장치가 있어서 나를 하늘 위로 띄어주는 듯했다.


사람의 꿈이란 게 참 신기하다. 바라고 원하는 소망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고 좌절되다 보면 그 원하는 마음이 소원이 된다. 내 소원이 부천으로 출퇴근하는 건 아니었을 텐데 먼 거리를 출퇴근하다 보니 소원으로 둔갑해 있었다. 여하튼 뭐가 중요하겠는가? 드디어 출퇴근 4시간 반으로부터 해방될 것이었다. 꿈은 이루고 나면 다시 일상이 된다. 그러니 모든 일상은 어쩌면 우리가 사소하게 계속 이룬 꿈들의 집합체일지 모르겠다. 가만히 있지 않고 이메일을 보냈을 뿐인데 꿈이 이루어졌다. <꿈을 이루는 열쇠는 작은 행동이라도 도전해 보는 것>이라는 교훈이 내게 남겨졌다.




(첨부:행동 명언)


행동은 모든 성공의 가장 기초적인 핵심이다. ㅡ파블로 피카소


행동이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을지라도 행동 없는 행복이란 없다. ㅡ월리엄 제임스


유능한 자는 행동하고 무능한 자는 말만 한다. ㅡ조지 버나드 쇼


항상 생각과 말과 행동이 완전한 조화를 이루도록 하라, 늘 생각을 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 ㅡ마하트마 간디


행동만이 삶에 힘을 주고 절제만이 삶에 매력을 준다. ㅡ장 폴 리히터


강력한 이유는 강력한 행동을 낳는다 ᅳ윌리엄 셰익스피어


천 마일의 여정은 한 걸음으로 시작된다. ㅡ노자


행동하지 않으면 의심과 두려움이 생긴다. 행동은 자신감과 용기를 낳는다. ㅡ데일 카네기


작은 일을 하는 것이 큰일을 계획하는 것보다 낫다. ㅡ피터 마샬


세계는 영웅들의 강력한 추진력뿐만 아니라, 정직한 노동자 개개인의 작은 추진력의 총합에 의해서도 감동을 받는다. 헬렌 켈러


자신의 행동에 대해 너무 소심하게 굴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인생은 실험이다. ㅡ랄프 왈도 에머슨


당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ㅡ 에이브러햄 링컨


멈추지 않는 한 얼마나 천천히 가든지 상관없다. ㅡ공자


성공은 매일 반복되는 작은 노력의 총합이다. ㅡ로버트 콜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