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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만의 모서리가 있다

by 김장호

어제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BTS의 RM님이 알쓸신잡이라는 프로에 출연한 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는 가치 판단 방법’이라는 주제로 패널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RM님은 에미넴, 나스, 칸예 웨스트,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같은 사람들을 우상으로 삼으며 자라왔지만, 아무리 해도 기술적으로 그들보다 랩을 더 잘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솔로 앨범을 내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알리는 등 음악 플랫폼에 이 소음 주파수를 올려야 할 이유가 뭘까?라는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내가 그들보다 잘난 것도 없는데 굳이 사람들에게 음악을 공개하고 평가받으려는 이 마음은 뭘까?”

결국, 돌아봤을 때 자신이 동경했던 에미넴, 나스, 타블로.. 이들이 하지 못하는, 나만이 할 수 있는 무언가. 즉, ‘나만의 모서리’가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나만의 모서리.. 뭔가 별거 아닌 것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이 제게는 참 울림이 있었던 한 마디였던 것 같습니다.

K팝을 전 세계에 알리고 빌보드 차트에도 오른, 정말 세계적인 스타 BTS의 리더 RM조차 스스로 열등감을 느꼈다는 것도 신기했지만, 그보다도 그런 불안한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 정말 같은 한 사람으로서 멋있게 느껴진 부분이었습니다.


사회에 나와 일을 하다 보니, 스스로 부족한 부분도 많이 보이고 남들과 끝없이 비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특히 SNS로 대부분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요즘은 작은 화면 안에 비치는 수많은 모습들이 저를 한없이 작게 느끼게 만드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늘 저만치 앞에 있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따라가기도 벅찬데,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은 격차가 느껴지기도 하고, ‘왜 나는 저 사람들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 걸까?’ 하는 근본적인 고민과 걱정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더욱 얽매이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 이유를 돌아보면, 그동안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 자신이 아닌, 늘 밖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바깥을 바라보며 동경과 자극을 성장의 계기로 삼되, 때로는 내면을 들여다보며 ‘나만의 모서리’를 찾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글을 쓰며 나만의 모서리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선뜻 생각나지 않네요.

그래도 언젠가는 나만의 모서리를 찾아, 그 모서리를 더욱 또렷하고 선명하게 빚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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