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인터널 PM이 어떻게 B2B 세일즈를 해?”라는 생각이 먼저 드실 것 같습니다.
사실, 그게 제 의도였습니다. (저만의 작은 후킹 포인트..!)
그렇다면, 인터널 PM과 B2B세일즈. 왜 이 두 조합이 낯설게 느껴질까요?
제품을 나누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여기서는 고객이 누구인가를 기준으로 나눴습니다.
인터널 제품(Internal): 내부 고객(=동료)을 위한 제품. 구성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거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목적이 큽니다. 외부 제품이 있음에도 직접 개발해 비용을 절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익스터널 제품(External): 외부 시장을 대상으로 하며, 주된 목적은 수익 창출입니다.
B2B 세일즈는 기업 간 거래를 위한 영업 방식입니다. 조직의 의사 결정권자를 설득해 기업 단위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도입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죠.
이렇게만 보면, 인터널 PM이 하는 일과 B2B 세일즈는 전혀 다른 영역처럼 보입니다. 그렇기에 처음 이 글의 제목을 보셨을 때 낯설게 느껴지셨을 것 같습니다.
저는 현재 사내 프로젝트 관리 툴을 개발하는 팀에서 서비스 기획과 운영을 맡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 툴 같은 경우, 보통 PM이 팀 프로세스에 맞게 관리 툴을 커스텀한 뒤 실무자들에게 사용법을 안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보통 프로젝트 관리 도구의 도입 여부와 활용 방식은 각 프로젝트의 PM이 결정합니다.
이에 저희 팀이 타겟팅하고 있는 주요 ‘고객’은 회사 내에 있는 각 부서의 PM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각 부서를 하나의 “회사 단위”로 보고, 그 "조직의 결정권자인 PM"을 설득해 우리 서비스를 도입하도록 만듭니다. 이 과정이 바로 요즘 제가 느끼는 B2B 세일즈와의 닮은 점이었습니다.
B2B 세일즈는 위에서 용어 정의를 살펴보았듯이 “조직 단위의 결정권자를 설득해 우리 제품을 도입하게 하는 것”입니다. 제 경우, 그 ‘조직’이 회사 내부의 다른 부서일 뿐이고, 결정권자가 PM인 상황인 것이죠.
특히나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부서에 구성원이 300명이 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사실상 중소기업 규모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세일즈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각 부서의 PM을 마치 회사의 대표라고 생각하고 도입 이후 효율화 효과과 같은 부분을 설명하고 설득해나가는 과정이 꼭 외부 B2B 세일즈 같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에는 버그나 문의에 대한 문제 해결, 툴 사용을 돕는 가이드 제작, 필요시 온보딩 교육 작업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때로는 제가 CS(Customer Success) 매니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많습니다.
PM이라는 직무는 참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인터널 제품 PM으로 일하고 있지만,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시야를 조금만 넓혀 보면 이렇게 B2B 세일즈와 CS까지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만큼 신경 쓸 것도 많고, 바쁘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지" 하는 생각도 들며, 전문성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복합적인 역할 속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고, 그게 제겐 정말 큰 성취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노력하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그 영역을 더 넓혀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