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그렇게 우물쭈물 주저앉아 버릴까

게으름에 대하여(시& 에세이)

by 장지연 작가

일어나


푹신하지, 처음엔

따뜻한 침대와 포근한 이불

얇은 막에 파묻혀

늘어지고 녹아내려


무거운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 올리며 묻는다


쉬는 거니

포기한 거니

체념한 거니

숨는 거니


고프다, 이제


배도

마음도

사람도




[행간의 온도]


게으름에 대하여

겨울이 오면 이불 밖 세상이 참 춥고 싫다.
천성적으로 추위를 잘 타고 게으른 성격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게으른 나의 실체를 고백하려는 것은 아니다.

삶이란 게 그렇다. 한 번 휘청거리고 쓰러지고 나면
그 자리에서 그냥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일어서기 전과 완전히 주저앉기 사이,
그 어정쩡한 틈에 머무는 시간들 말이다.

‘그렇게 우물쭈물 주저앉아 버릴까’
고민하는 그 연약한 마음들을 떠올리다 보면
나는 그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 엉덩이를 토닥여주고 싶어진다.
“일어나.
별일 아닌 것처럼 툭 건드리며 잠든 의지를 깨우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지금 이 자리가 끝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아주 작은 틈을 남겨두고 싶어서다.


강함과 연약함 사이, 포기와 회복 사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그 틈에서도 희망이라는 말 대신 아직 남아 있는 감각 하나쯤은 조용히 숨 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이 말은 다그침도, 다짐도 아니다.
그저 그 틈의 가장자리에 서서 한 번쯤 건네보고 싶은 말이다.
“우리 일어나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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