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협곡 / 천자산
▷ 대협곡(大峽谷)
여행 이튿날, 이른 시간 숙소를 나서 대협곡으로 향했다. 이곳은 최근 개발한 곳이라 하는데 한국관광객이 좋아하는 트레킹코스라 한다. 협곡꼭대기 절벽에서 겨우 한 두 사람이 지나갈만한 소로(小路)로 협곡이 999계단으로 이어진다 하는데, 가파른 계단을 30여분에 걸려 내려가며 아찔해 보이는 협곡의 절경(絶景)을 사진에 담아본다.
계단이 어찌나 높은지 중간에 쉬었다가 가는 쉼터가 있는데 마치 베란다를 연상케 한다. 대협곡은 정상에서 시작해 내려만 가는 코스이다 보니 힘든 것은 없고, 협곡의 좁은 틈 새을 걷다보면 시원함이 느껴진다. 어느새 중간지점에 도착해 내려왔던 계단 위를 올려다보니 끝이 없어 보인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대협곡 계단은 999개보다 훨씬 많아 보였다.
대협곡 마지막 구간은 돌 미끄럼틀을 타며 내려가게 돼있다. 엉덩이에 덮개커버를 묶고 내려가는데,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또 다른 재미를 느끼며 지겨웠던 계단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 본다.
협곡아래로부터 계곡을 따라 약 50분을 걷다보니, 천길 절벽의 중간쯤에서 떨어지는 폭포가 나타난다. 80여m 자연폭포수는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지도록 인공(人工)으로 변형시켰다 한다.
협곡중간쯤 토가족들이 음료수를 팔고 있는데 그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이어지는 길에 짧지만 우람한 석회동굴을 잠시 통과하는데 일행들은 걸음을 멈추고 추억사진 담기에 바쁘다.
다시 이어지는 절벽과 계곡을 끼고 걷는 트래킹코스는 푸르른 길을 따라 아름다운 옥색 물빛이 어우러지며 이색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어느새 길이 끊어지며, 에메랄드빛 호수를 건너는 선착장이 나온다.
대협곡 트래킹은 작은 유람선을 타고 협곡을 빠져나가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대협곡을 빠져나와 버스로 이동하며 차창 밖의 백장협(百丈峽)을 둘러본다. 높다란 산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백장협은 산적인 토가족들의 거주지였는데, 물길과 오솔길을 통해 중앙지역으로 향하는 물자를 탈취했던 곳 이였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장가계의 치안은 지금도 좋지 않다고 가이드가 설명한다. 조상의 피가 그대로 이어 내려온 탓인지, 집집마다 창살로 창문을 막고 자물쇠를 채우고는 열쇠 구멍까지도 단속한다고 한다.
장가계에는 백장협, 동가욕, 왕가욕 등 3대 협곡이 있는데, 그 중 거대한 산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백장협은 삼국지의 오나라에 속해있던 곳으로 당시 이곳 산적 1천여 명을 토벌하기 위해 2만 명에 토벌군이 필요했다고 한다.
이후 명태조 주원장이 이곳 토가족 족장과 백번을 싸웠다하여 백장협이라 불리게 됐다는데, 협곡높이가 백장이라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당시 산적들은 절벽 높은 곳에 돌을 쌓아놓고 굴러떨어뜨려 관군의 접근을 막아냈는데 좁고도 긴 협곡의 길이 외길이기에 그 옛날 고대전투에서 백장협이 천연의 요새였음을 짐작케 한다.
▷ 천자산(天子山) ; 어필봉/ 천대서해/ 선녀헌화
대협곡을 뒤로하고 점심식사 후 천자산에 오르기 위해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이르니 멋진 풍경들이 화려하게 수를 놓는다. 천자산 풍경구는 시야가 넓고 기세가 웅장하며 수려함과 더불어 야성의 미까지 삼위일체를 이룬 곳이다.
5분정도를 이동해 하룡공원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천대서해와 선녀헌화를 볼 수 있다. ①천대서해(天臺西海)는 황제를 호위한 천군만마(千軍萬馬)의 기세에 의해 솟았다는 수천 개의 봉우리가 운무에 휩싸이며, 바다를 이루는 듯 한 절경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천대서해의 앞자락에 보이는 바위봉우리가 ②어필봉(御筆峰)인데 봉우리에서 자라난 소나무가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놓은 형상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전쟁에서 진시황제가 하늘의 제왕을 향해 쓰던 붓을 내던졌다 하여 어필봉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어필봉을 돌아서면 ③선녀헌화(仙女獻花) 풍경이 보인다. 선녀가 꽃을 안고 있는 모습과 흡사하며, 매년 봄이 되면 야생화가 군락을 이뤄 피어나는데 바람에 흩어지는 구름 때문에 마치 선녀가 꽃을 뿌리는 느낌을 주는 풍경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1자 모양의 바위가 선녀헌화인데 어찌 보면 마치 대나무를 보는 느낌이기도 하다. 이어 중국 10대 장군 중 한 사람인 하룡장군의 동상이 있는 하룡공원을 지나 다음 코스인 양가계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