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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Sep 21. 2015

백두산 등척기(05)

장쾌한 비룡폭포 풍경구


■  백두산 등척기(登陟記) - 장쾌한 비룡폭포 풍경구


봉고차를 타고 천지를 내려와 셔틀버스 환승장에서 1km 거리에 비룡폭포가 있는데, 폭포로 가는 길목에 온천지대가 있다. 백두산 천지의 유일한 배출구인 달문(達門)을 빠져나온 천지 물은 천문봉과 용문봉 사이에 승사하(乘磋河)를 따라 흘러 비룡폭포에 도착한다. 


천지의 유일한 배출구인 달문(達門)

이곳 물은 68m 높이의 장대한 폭포를 이루며, 마치 흰 옥이 부서져 내리는 것처럼 계곡의 양편 비류직하(飛流直下)에 수직절벽 아래로 내동댕이쳐지는 모습이다. 마치 그 모습이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형상이라고 하여 [비룡폭포]로 불리는데, 장쾌하게 떨어지는 폭포의 모습과 우렁찬 소리가 장관을 이룬다. 



7월 중인데도 폭포아래는 지난겨울의 눈이 녹지 않고 일부 남아있다. 계곡의 양편은 마그마 분출과 빙하 영향으로 수직에 가까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풍화작용으로 경사진 산허리에 굴러 떨어진 돌 부스러기가 쌓여 애추(崖錐)를 만들어 놓았다. 


68m의 장쾌한 비룡폭포

폭포가까이 출입이 통제되기에 멀리서 바라보는데도 거대한 물줄기를 내리꽂는 비룡폭포(長白瀑布)의 경관은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폭포 옆으로 희미하게 나있는 계단 길은 천지로 가는 등산로라고 하는데 2008년 1박2일 출연자가 천지를 오른 코스가 이곳이라고 한다. 



겨울철에는 눈으로 덮여 있어, 일반인의 등반이 쉽지 않다고 하지만, 비룡폭포는 겨울에도 얼지 않고 흘러내리기에 일 년 내내 멋진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한다. 두 손을 모아 천지에서 흘러내린 물을 들이키며, 활짝 웃는 동기일행의 천진함에 여행의 피곤이 사라진다.



비룡폭포를 내려와 백두산 온천지대에 잠시 머문다. 정상부근에 있는 [온천지대]에는 뜨거운 화산 열이 지하수를 데워 지표면으로 흘러나온 자연온천수가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다. 특히 자연적으로 형성된 온천수에 삶아진 계란은 일본 하코네의 화산지대인 오와쿠다니(大通谷)처럼 색다른 별미다. 



계란 3개에 한화 2천원을 받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계란 노른자는 완숙인데 흰자가 반숙이란 점이다. 이러한 특색으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온천지대는 백두산 정상부근에 있는 노천지대로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휴화산이기는 하지만, 땅속에 여전히 용암이 끓고 있을 백두산주변에는 여러 곳의 온천이 있다한다.



온천지대를 지나 셔틀버스로 10분간 이동해 소천지로 향한다. 소천지(小天池)는 천지를 닮은 작은 연못이라 하는데, 녹연담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 고요하고 깨끗한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곳은 백두산 천지 화구의 북쪽 비탈에 기생한 화구에 지하수가 고여 형성된 화구호이다.


小天池

백두산 천지로부터 4km 거리에 있는 원형화구로 20m 깊이이다. 계곡물이 내려와 호수를 이룬 소천지에는 신기하게도 물이 빠져 나가는 곳이 없다는데, 물은 모두 바닥으로 스며든다고 한다. 녹연담으로 가는 길은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서 편하게 걸으며 주변 숲을 즐길 수 있다.

 

백색 자작나무 숲

[녹연담]은 백두산을 오르는 길을 사이에 두고 소천지와 마주하고 있다.흰 백색 자작나무 숲길을 조금 걸으니 그 아래에 푸르른 색을 자랑한다는 녹연담(綠淵潭)이 7월의 짙은 초록 속에 묻혀있었다. 연못의 면적은 그리 넓어 보이지 않지만 물빛이 짙은 것으로 보아 연못의 깊이가 깊은 듯싶다.  



녹연담은 최대 26m 높이에서 곧게 떨어지는 3개의 폭포가 흘러내려 연못을 이루고 있으며, 마치 푸른 옥을 담고 있는 것처럼 녹색 물빛을 띄고 있다. 녹연담은 장가계 대협곡에서 보았던 물색과 닮아있다. 계단을 따라 내려와 연못 속을 살펴보니 산천어인 듯한 천지어가 헤엄치며 다니고 있다.  


綠淵潭

백두산 특징 중 하나는 산의 흙이 희다는 것이다. 백두산 천지주변 반경 70㎞ 내에는 백색의 부석(浮石)이 뒤덮고 있다. 또한 이곳의 나무는 입구부터 백색 자작나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백두산 풍경구역을 돌아보고, 6시쯤 제주삼겹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노상 온천욕장을 갖춘 란경 온천호텔에 투숙했다.



백두산 북파여행 하이라이트는 천연온천으로 백두산 온천구역은 76만㎡에 달할 정도로 광대하다. 온천지대는 고산지대에 있어 수질이 뛰어나며 유황성분이 많아 피부병과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데, 최고 82℃의 온천수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도 주변 땅이 전혀 얼어붙지 않는다 한다. 



백두산 북파 山門 바로 앞에는 천연온천을 그대로 받아쓰는 온천호텔 여러 곳이 있다. 마치 용무리가 물을 뿜어내는 것 같다는 "취룡온천"은 백두산 산문 바로 앞에 위치한 5성급 란경호텔 내 유황온천으로, MBC 프로그램의 김광규가 천지기운을 받으며 온천욕을 했던 곳이라 한다.


란경 온천호텔

란경호텔은 중국정부가 직접 운영하며, 300평에 10여개 유황온천탕을 갖춘 호텔로 1일 숙박비가 30만~50만원이라 한다. 백두산경치를 바라보며 즐기는 노상온천에는 "피시닥터"가 있는 온천탕이 있고 그밖에 21℃ ~ 45℃까지 다양한 온천탕이 있어, 야외에서 다양한 천연 온천욕을 즐기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일행은 밤늦도록 온천수에 몸을 담군 채 백두산과의 작별을 아쉬워했지만, 다음날은 우리민족의 항일정신이 살아 숨 쉰다는 용정(龍井)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기에 또 다른 설렘으로 곤한 잠에 빠져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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