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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Nov 08. 2018

사회적기업 탐방

원주지역  견학

■  원주 사회적기업  탐방


금차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 사회적기업 진흥원』 주관으로 1박2일 원주시 사회적기업 탐방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내가 활동하고 있는 (사)희망도레미는 사회적기업으로 등재돼있지 않지만 여러 면에서 사회적기업과 유사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박경리 선생 토지문화관

오전 【원주푸드 사회 협동조합사무국장 소개로 로컬푸드 운동과 원주푸드 협동조합 활동사항을 살펴보았다.


이들은 학교급식 식재료 및 배달 통합관리를 통해 원주시 학교급식 입찰관행에 문제점을 일소하는데 주력하며 품목별 원주농가 조직화를 통한 통합구매 관리시스템을 마련해 원주푸드 농식품 가격과 품질을 조정하는 일들을 하고 있었다.


이어 원주와 인근지역에서 생산되는 무농약 쌀과 곡물 및 과일을 사용한 웰빙 떡공장 【행복한 시루봉】에 들러 직접 쌀분말에 강원도 産 딸기를 갈아 넣어 떡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이곳은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안정적 소비처 마련과 친환경 먹거리 보급을 통해 생산농가를 지원하며 원주지역 아동급식에 각종 떡을 공급함으로써 안정적인 매출을 이루고 있었다.


오후 방문한 【원주협동사회 경제네트워크】는 농민자치단체(작물생산), 사회적기업(식품가공판매), 교육기관(식품소비)과 협업을 통해 원주 농가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경영방식 사업을 지도하며, 지역경제 역량강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원주협동사회 경제네트워크에는 23개 협동조합과 단체가 가입돼 있는데, 조합원만 3만5천 명에 달한다. 원주시 인구가 32만7천여 명 이라하니 시민의 10%가 협동조합 조합원인 셈이다.


이러한 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돼 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며 힘을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사회변혁 일환으로 설립되었다.


원주협동사회 활동소개 / 무위당(无爲堂) 장일순 기념관

협동조합이 가지고 있는 특징은 조직이 자발적이고 운영이 민주적이며 사업 활동과 경영이 자율적이라는 점에서, 경제활동의 목적이 조합의 이윤추구에 있지 않고 조합원에게 봉사하는데 있으며 발생되는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에서 주식회사와 크게 구별된다.


이러한 점에서 협동조합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주민에 삶의 질을 높이는 등에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과 닮아 있다.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 향상과 권익 옹호를 목적으로 하는 점이 협동조합과 닮아있지만,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자체적으로 자본을 마련해 사업활동을 벌이고 있는 반면, 노동조합은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협동조합은 조합원에 대한 봉사 이외, 정부의 손이 미처 미치지 못하는 분야에서 시장경제의 상도덕 재건과 경제질서의 회복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발전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한민국 농어민을 대표하는 농협과 수협, 축협과 금융관련 신용협동조합 등은 조직과 자본의 비대로 인해 본연의 설립취지를 벗어나 조합원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조합에서 소외당한 조합원이 조합을 멀리하기 시작한지 오래된 듯하다.


또한 조합은 경영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외부자본 유치와 비조합원의 조합사업 이용기회 확대를 도모한 결과 오늘날 조합원들이 조합을 믿지 못하는 불신의 위기를 맞고 있다.


협동조합은 이밖에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산림협동조합, 인삼협동조합 및 중소기업협동조합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협동조합 시장점유율은 금융, 보험, 상업, 제조를 포함해 대략 인구의 10%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사회 급속히 전환되는 고령화사회를 위해서도 이윤지향의 사기업도 중요하지만 향후 공익을 지향하는 협동조합기업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져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생활협동조합 【한살림】견학

2011년 10월에도 1박 2일로 완주에 들러 사회적기업 현황을 둘러봤지만, 원주는 완주와 달리 사회적기업이 비교적 활성화된 협동조합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었다. 원주 협동조합들의 발전 저간에는 오래전부터 이어온 협동조합운동 역사가 함께하고 있었다.


지학순 천주교 교구장과 사회운동가 장일순 선생이 1966년 신용협동조합을 결성해 농민과 상공인을 보호해왔다 한다. 이후 1970년 중반 산업화로 인한 농촌과 광산지역의 피폐를 막고자, 1985년 도농직거래 원주 소비자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1989년 자연복구를 주장하는 생명사상운동을 펼치며 【한살림】선언을 채택했다.


이런 영향으로  원주는 시민 스스로 삶의 질을 개선하자며, 신용협동조합을 설립한 이래 다양한 협동조합이 생겨났다한다. 현재 친환경농산물을 판매하는 한살림의 전국 회원수는 30만 명에 달하며, 친환경농산물의 직거래 규모만도 연간 2,500억원 수준이라 한다.


【원주의료생협】 의료진 / 자연누리숲학교 거미체험 놀이현장

그밖에 【원주의료생협】도 둘러 봤는데, 의료생활 협동조합에는 "밝음의원"과 "밝음한의원"을 비롯한 "우리동네의원" 및 장기요양기관인 "길동무"가 협동조합을 이루고 있었다.


이들은 병원운영을 의사가 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대표가 병원운영을 하고 있다 보니, 치료를 통한 이윤 추구가 아닌 주민 정기검진을 통한 지역보건 예방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불필요한 항생제나 고가의 검진장비 사용을 최소화 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지역주민을 위한 정직하고 올바른 의료서비스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견학을 끝내고 "박경리" 선생 기념관 【토지문화관】에서 숙박을 하게 되어, 원주를 찾은 의미가 배가된 듯 느껴지는 하루였다.


토지문화관 숙소 아침 햇살

토지문화관은 2층 세미나실과 3, 4층에 10여개 숙소가 마련돼 있으며 건물 뒤는 우거진 숲으로 둘러져 있는데 맑은 공기와 아늑한 자연환경으로 작품활동을 위한 작가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하며, 이 경우 그들에게 실비로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이튿날 【(사) 서곡생태마을】에 들러 "공동육아협동조합"의 사업활동(소꿉마당, 자연누리숲학교)과 도예체험을 했는데 이들은 원주의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성장해가며 성인이 될 경우, 이 지역에서 농사가 아닌 일반 경제활동이 가능토록 다양한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원주 연세대학교 캠퍼스 가을전경

비록  많은 돈을 벌지 않더라도 지역의 자녀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끝으로 돌아오는 길에 원주 연세대학교에 들러 가을 볕아래 노랗게 익어가는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40여 전 기억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오래전 꿈 많던 캠퍼스시절을 지나 내가 겪어온 대한민국은 분명 반세기 동안 놀라운 발전을 해왔다. 이제 남은 세월도 우리사회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정직하게 뿌리내리고 능력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함께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나감으로써 대한민국이 한 단계 성숙된 사회로 나아가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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