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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Feb 19. 2019

간략 삼국지(22)

졸사주유(猝死周瑜)


☐  새 장가를 간 유비 

     

교국로는 곧바로 오국태(국태부인)를 찾아가, 혼사를 축하한다는 경하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해하던 오국태는 깜짝 놀라며 즉시 손권을 불러 따져 물었다. 


오국태가 자신도 모르게 딸의 혼사를 추진하는 손권을 향해 통곡하며 책망하자, 손권은 어쩔 수 없이 이번 혼사가 [형주]를 얻기 위해 주유가 세운 계교임을 털어놓고 말았다. 그 말에 오국태는 더욱 화를 내며 자신의 딸을 미끼로 미인계를 쓰고자 한 주유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옆에 있던 교국로손권에게 의견을 내, 차라리 이 기회에 한실의 종친인 유비를 정식으로 사위를 삼도록 권했다. 하지만 손권은 두 사람의 나이 차가 많음을 들어 반대하자 국태부인이 나서며, [감로사]로 유비를 불러 자신이 직접 선을 본 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유의 뜻대로 하되, 마음에 들면 유비에게 시집을 보낼 것이라며 잘라 말했다. 

     

오국태(吳國太)

효심이 깊은 손권 국태부인이 선을 볼 수 있도록 분부를 내렸다. 이때 여범이 손권에게 계책을 내어 도수부를 매복시켜 배치한 후, 오국태가 유비 맘에 들지 않는다 하면 그때 유비를 묶어버리도록 했다. 다음날 유비가 비단옷 속에 갑옷을 받쳐 입고 나아가자, 조운도 5백 명의 군사를 이끌고 유비 뒤를 따랐다. 


손권은 유비와의 첫 대면에서 유비의 당당한 풍모와 비범한 거동에 슬며시 두려움이 일었다. 유비의 비범한 자태를 접한 국태부인은 크게 흡족해 했다. 이때 도수부가 매복한 낌새를 눈치 챈 조운이 귀띔해오자, 유비는 국태부인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도수부가 숨어있음을 아뢨다. 


오국태손권을 꾸짖으며 도수부들을 쫓아낸 뒤에 늦게까지 잔치를 벌이고는 다음날 유비조운의 군사들이 혼인을 치를 때까지 자신의 집 서원에 머물도록 신변을 보호해 주었다. 오국태는 서둘러 길일을 택해 손상향과의 혼례를 치르게 했는데, 유비는 첫날밤 신부 방에 칼과 창이 가득하고 시녀들이 무기를 지니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손상향은 어려서부터 기개가 남달라 무예를 좋아해 시녀들에게 검술을 익히게 하였다. 손부인은 긴장해 있던 유비를 보며 미소를 짓더니 신방에 무기를 치우도록 하고 유비를 맞아들였다. 


이때 근심에 빠져있던 주유는 계교를 꾸며 유비를 오래도록 [동오]에 잡아두어 관우, 장비, 제갈량과 멀어지도록 한 후, 허를 틈타 군사를 일으키도록 손권에게 권했다. 손권은 즉시 동부의 누궁 마루에 금, 은을 박아 치장케 하고 대리석을 깔아 유비부부가 기거하도록 하니, 유비손부인의 정분은 날로 두터워지며 유비는 향락에 빠져 [형주]로 돌아갈 생각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이로 인해 조운은 날마다 한숨만 내쉬고 있던 중, 문득 공명이 건네준 두 번째 비단 주머니를 떠올렸다. 주머니를 열어 본 조운유비를 찾아가, 오늘 제갈량이 알려오기를 조조가 50만 대군을 일으켜 [형주]로 향했다고 전했다. 유비가 눈물을 흘리며 부인을 설득하자, 손부인은 유비를 따라 [동오]를 빠져나가기로 결심했다. 


손부인(孫尙香)

건안 15년(210년) 정월 초하룻날, 유비오국태에게 세배를 올린 후 강변에 나가 제사를 지내겠다며 허락을 받아 손권의 의심을 피해 [형주]로 향했다. 


다음날 유비가 [동오]를 달아난 것을 알게 된 손권은 진무와 반장을 보내 유비를 쫓게 하고, 장흠과 주태에게 보검을 내려 유비와 누이를 목을 베어오도록 했다. 한편 주유의 군사들이 뒤를 쫓자 위기에 빠진 조운은 마지막 주머니를 열어보며 유비에게 계책을 알렸다. 


유비는 자신의 혼인이 손부인을 미끼로 [형주]를 빼앗기 위한 계책이었음을 알리고 부인이 나서줄 것을 간청하자, 손부인은 분함을 감추지 못한 채 주유의 장수인 서성과 정봉을 매섭게 꾸짖어 물리쳤다. 이어 손권 휘하의 진무와 반장이 뒤쫓아 오자 손부인은 칼을 차고 나와 엄히 꾸짖고 돌려보냈다. 


오(吳) 장수 진무/ 반장/ 장흠/ 주태

또다시 보검을 지닌 장흠과 주태가 뒤를 쫓는 가운데 배를 구하지 못한 유비가 마음을 졸이고 있는데 20여척의 배를 몰고 온 공명이 유비일행을 태우고는 강위로 달려 나갔다. 한편 주유도 몸소 수군을 이끌고 추격했으나, 앞서 나가던 유비일행의 배는 어느덧 북쪽 강 언덕에 이르렀다. 


☐  주유의 죽음

      

이를 갈던 주유가 앞장서고 황개한당서성정봉이 유비일행의 뒤를 따라 쫓기를 재촉했다. 이때 계곡에서 관우황충위연의 군마가 나타나 덮쳐드니 동오의 군사들은 강가로 달아나기 바빴다. 주유가 황급히 배에 오르려는 순간, 공명이 군사를 이끌고 나타나 주유를 놀려댔다. 


오(吳) 장수 황개/ 한당/ 서성/ 정봉

주유는 치솟는 울분을 참지 못해 금창이 다시 터져 배위에 쓰러져 혼절하고 말았다. [형주]로 돌아온 유비가 잔치를 벌이고 있을 때, 주유는 아픈 몸을 이끌고 [시상]으로 돌아갔다. 손권이 분노를 이기지 못한 채 정보를 도독으로 삼아 [형주]를 치려하자 모사 고옹이 계책을 내었다. 


[허도]에 사람을 보내 천자로 하여금 유비를 [형주목]으로 천거한 다음, 기회를 보아 조조와 유비를 이간시켜 다투도록 한 후 [형주]를 빼앗자는 것이었다. 손권은 즉시 화흠에게 표문(表文)을 맡겨 [허도]로 보냈다. 


때는 건안 15년 봄, 적벽싸움에서 크게 패한 조조는 그 한을 씻을 기회를 엿보고 있었으나 손권과 유비가 연합하고 있어 감히 군사를 내지 못하고 있던 차에, 동작대(銅雀臺) 완성 축하잔치를 벌였다. 조조는 화려한 의관을 갖추고 한껏 위세를 떨치며 조휴문빙장합하후연허저, 서황 등 장수들의 활솜씨를 관람하였다. 


위(魏) 장수 조휴/ 문빙/ 장합

안하무인격인 조조는 이날 문무백관들 앞에서 자신이 병권을 쥐고 있음이 한조(漢朝)를 섬기는 충신임을 공언하며 천하의 민심을 얻고자 했다. 자신의 아들 대(代)에 이르러 왕위를 이어받으려는 본심을 숨긴 채, 한황실의 충절을 내세운 조조는 과연 당대의 책모가였다. 


이때 동오의 화흠이 표문을 가져왔고, 유비가 아홉 군(郡)을 차지했으며 손권의 누이를 아내로 맞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조는 정욱의 계책에 따라 유비를 [형주목]에 봉한 후, 유비의 땅인 [남군]과 [강하]에 주유와 정보를 각각 태수로 삼아 서로 다투도록 하고, 화흠에게도 대리시경을 제수하여 [허도]에 머물게 했다. 


화흠(華歆)

주유가 남군(강릉)에 부임하자 손권은 유비에게 [형주]를 돌려받도록 다시 노숙을 보냈다. 노숙이 [형주]에 일을 다시 꺼내자, 유비는 “[서천]을 빼앗으려하니, 익주(서천, 동천)의 유장이 자신의 동생뻘이 됨으로 선 듯 군사를 일으키기가 어렵고, [서천]을 취하지 못한 채 [형주]를 돌려주자니 기댈 곳이 없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에 노숙은 무거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노숙은 돌아가는 도중 주유를 만나 [형주]에서 있었던 일을 전하니, 주유는 발을 구르며 노숙에게 핀잔을 주었다. 주유는 다시 한 번 계책을 냈다. 주유는 자신이 [익주]를 점령해 유비에게 주고, 대신 [형주]를 돌려받는 다는 핑계를 대고 [익주]를 공격하는 길에 나서기로 했다. 


본 페이지에 나오는 지명 위치

그리고는 [형주]를 통과하면서 유비에게 군량을 달라고 청할 생각이었다. 주유는 그때 유비가 자신을 맞이하러 나오면 그 틈을 타 [형주]를 빼앗을 작정이었다. 노숙으로부터 주유의 뜻을 전달받은 공명은 짐짓 속는 체하며 그렇게 하자고 답했다. 


노숙이 돌아와서 전하는 말을 듣자 주유는 호탕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주유 손권에게 이 일을 알리게 하고, 정보에게 군사를 몰아 접응토록 청했다. 주유 감녕을 선봉으로, 서성 정봉을 중군 삼고, 능통 여몽은 후군으로 삼아 물과 뭍으로 5만의 군사를 이끌고 [형주]로 향했다. 


오(吳) 장수 감녕/ 능통/ 여몽

그런데 대군을 이끌고 [형주성]에 도착한 주유는 성을 지키던 조운의 창을 피해 급히 말머리를 돌리던 중, 관우, 장비황충, 위연 등이 각각 군사를 이끌고 네 갈래 길로 기습해 들어온다는 뜻밖의 보고를 받게 되었다. 주유는 불덩이 같은 분노가 치밀며 아물었던 금창이 한꺼번에 터져 피를 토한 채 말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주유가 겨우 몸을 수습하여 [익주]를 공격하러 출전하는데 공명이 서찰을 보내, [익주]를 치러 가는 사이에 조조가 [동오]를 공격할 수 있으니 철군하는 게 좋다는 충고를 했다. 주유는 물러설 수도 나아갈 수도 없는 처지가 되자 크게 낙담했고, 몸과 마음의 병이 깊어만 갔다. 


부하 장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주유는 충성을 다해 손권을 섬기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고 하늘을 우러러 “하늘이시여! 이미 주유를 두고, 어찌 또 공명을 내셨습니까?”라고 탄식한 후 홀연히 숨을 거두고 말았다. 그의 나이 서른여섯, 건안 15년 12월이었다. 


     

☐  봉추선생 방통   

  

손권주유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슬퍼하며 주유의 유언을 따라 노숙을 도독으로 삼고 모든 병마를 다스리게 했다. 그 무렵 공명주유의 문상을 구실로 [강동]으로 가서 어진 선비를 찾아보겠다며 유비에 청한 후 조운과 함께 군사 5백을 거느리고 [시상]으로 향했다. 


공명주유의 영전 앞에 꿇어앉아 제문을 읽어 나가니, [동오]의 장수들은 물론 조문객들의 폐부를 찔러 울지 않는 자가 없었다. 한편 노숙과 작별한 뒤 강가로 가 배를 타려던 공명은 뜻밖에 봉추선생 방통을 만나 배안으로 들어가 지난날 이야기를 나눈 뒤, 유비를 한번 찾아보도록 서신을 써주고 [형주]로 돌아갔다. 


어느 날 노숙손권 앞에 나아가 방통을 청해 들였다. 손권방통의 기묘한 생김새에 불쾌감이 일어 몇 마디 질문을 던진 뒤 마땅찮은 듯 물러가게 했다. 노숙은 지난날 적벽대전에서 방통조조에게 연환계(連環計)를 쓰도록 해 조조의 군사를 몰살시킨 공을 일깨웠으나 손권은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방통(龐統)

노숙방통이 차라리 유비를 도와 후일 [동오]와 함께 조조를 칠 수 있도록 부탁하며 한 통의 서한을 써주었다. 방통은 그길로 [동오]를 떠나 [형주]로 향했다. 방통유비를 만나러 왔을 때 공명은 4군을 순시 중이었다. 유비는 방통의 오만한 태도와 기괴한 모습에 정나미가 떨어져 변두리 현령에 삼아 고을을 돌보게 헸다. 


방통은 자신을 박대하는 유비에게 실망하며 오기가 치솟아 공명이 돌아 올 때까지 참기로 했다. 그런데 [뇌양현]에 도착한 방통은 정무는 돌보지 않고 술만 마시며 세월을 보냈다. 고을사람들의 원성이 유비의 귀에 들려오자 화가 난 유비는 장비를 불러 여러 고을을 돌아보도록 했다. 


장비가 손건과 함께 [뇌양현]에 이르자, 그곳 관리들이 모두 성 밖으로 나와 장비를 맞았으나 현령만은 보이지 않았다. 장비가 눈 꼬리를 치켜 올리자 손건의 만류에 노기를 누르고 현으로 들어가 현령을 데려오게 했다. 장비의 호령에 방통은 껄껄 웃으며 관원들을 불러 모아 그간에 밀린 공무를 가져오게 해 반나절 만에 밀렸던 일들을 말끔히 해치웠다. 


손건(孫乾)

방통의 처결에 백성들이 모두 절을 올리며 현명한 처사에 감사해하니 장비는 아랫자리로 내려가 사죄를 했다. [형주]로 돌아간 장비가 유비에게 방통의 일을 상세히 전하며 노숙방통에게 준 글을 전하자, 유비는 크게 뉘우쳤다. 유비는 즉시 방통을 부군사 중량장으로 삼아 공명과 함께 군사를 조련하게 했다. 


이로써 유비는 [형주]를 얻고 황충과 위연 두 장수를 얻은 터에, 다시 봉추선생 방통까지 얻어 범이 날개를 단 듯한 기세였다. 복룡과 봉추 두 사람 가운데 하나만 얻어도 천하를 얻을 수 있다 했는데, 복룡 공명과 봉추 방통을 모두 얻은 것이다. 


손권과 유비가 다시 연합할 것을 걱정한 조조는 다시 남쪽을 치려했으나, 그 틈을 타서 [서량]의 마등이 [허도]를 침범해 올 것을 염려해 마등을 제거하려 했다. 조조는 순유의 계책에 따라 황제의 조서를 내세워 마등을 남방 정벌을 위한 남정장군으로 삼은 후, [허도]로 불러들여 없애도록 했다.


마등(馬騰)

마등은 모친이 강족(羌族)의 여자였다. 기마민족인 몽골족의 피가 섞인 마등은 키가 여덟 자에 매우 용맹스러웠다. 마등은 조서를 내세운 조조를 의심했으나 천자의 칙명을 빌어 부르니 거스를 수가 없었다. 


마등은 맏아들 마초를 [서량]에 남겨두고 마철마휴 두 아들과 함께 군사 5천을 이끌고 [허도]로 향해, 허도성 20리 밖에 이르러 군사를 그곳에 머물게 했다. 그날 밤 한실(漢室)의 충신인 황규는 군사를 이끌고 마등을 찾아가 조조를 없앨 계책을 모의했다. 


마철(馬鐵)/ 마휴(馬休)

조조는 한밤중에 황규가 마등과 함께 자신을 모살(謀殺)하려는 밀고를 전해 듣게 되자, 조홍과 하후연, 허저, 서황을 보내 마등 부자를 사로잡은 후 황규와 함께 목을 베었다. 조조가 다시 30만 대군을 일으켜 [동오]를 공격하기로 하자, 손권은 노숙을 유비에게 보내 구원을 청하게 했다. 


이에 공명은 유비에게 계책을 내면서 [서량]으로 사람을 보내 동맹을 맺게 한 후, 마초로 하여금 군사를 이끌고 [허도]로 향하는 관소로 나아가 조조를 공격하여 아비의 원한을 갚으라고 권하면서, 자신도 조조를 공격해 협공을 취하겠다는 뜻을 전하게 하였다.


위(魏) 장수 하후연/ 허저/ 서황


▶ 이미지 출처: 코에이(Koei) 삼국지 (위 이미지는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전편 다시보기  https://brunch.co.kr/@jangkm2000#magaz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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