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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Feb 25. 2019

간략 삼국지(25)

천하삼분(天下三分)


☐  천하삼분을 실현한 유비  

    

[가맹관]을 물러나 [부성]으로 향하던 유비는 사람을 보내 양회와 고패에게 작별인사를 알렸다. 두 사람은 기뻐하며 유비를 전송하는 자리에서 죽이기로 하고, 비수를 품은 채 유비를 배웅하러 갔다. 유비방통의 당부에 따라 두 사람이 장막으로 들어오자 술을 권하며 안심시킨 후 묶어버렸다. 


방통은 그들의 몸을 뒤져 비수가 나오자 양회고패의 목을 벤 후, 거느리고 왔던 군사들을 앞세워 [부수관]의 관문을 열게 해 일시에 짓쳐들었다. 관내 군사들이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항복하니 유비는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부수관]을 거두어들이게 되었다. 


양회(楊懷)/ 고패(高沛)

[부수관]을 차지한 유비가 이제 [성도]로 향하려 할 때 쯤, 크게 놀란 유장은 황권에 말에 따라 유괴장임냉포등현 네 장수를 [낙현]으로 보냈다. 유괴 장임이 성안에 머물자 냉포등현은 [낙성]의 60리 밖에 산을 의지해 영채를 세웠다. 


유비는 노장(老將) 황충으로 하여금 냉포의 영채를, 위연등현의 영채를 공격하게 했다. 하지만 전공을 탐내던 위연황충이 가기로 한 냉포의 영채를 앞질러 공격하려다, 오히려 냉포가 기습해 오자 위기를 맞았다. 


급히 달아나던 위연은 말이 고꾸라지며 땅바닥에 나뒹굴고 말았다. 이때 창을 치켜들고 달려온 등현이 황충의 화살에 맞아 굴러 떨어지며, 황충이 거느린 군사들이 냉포군을 휩쓸며 위연을 구했다. 


등현(鄧賢)

냉포가 자신의 영채를 버린 채 등현의 영채로 달려 가보니, 유봉과 관평을 거느린 유비가 이미 영채를 점령하고 있었다. 말을 돌려 [낙성]으로 달려가던 냉포는 매복해 있던 위연의 군사들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유비는 공을 혼자 독차지하려 했던 위연을 크게 꾸짖고 두 사람이 다투지 않도록 했다. 


유비는 냉포가 유괴와 장임을 달래 항복하겠다고 하자, 그를 놓아주며 [낙성]으로 가게 했다. 냉포가 [낙성]으로 돌아오자, 유장은 사돈인 오의에게 군사 2만을 주어 [낙성]으로 보냈다. 유괴와 장임은 오의 군사를 성안으로 맞아들인 뒤 계책을 내어, 인근 [부강]에 둑을 무너뜨려 산 아래 유비의 영채를 물바다로 만들도록 했다. 


냉포(冷苞)

한편 [동오]의 손권이 동천(東川) 장로와 화친을 맺고 [가맹관]을 공격할 채비를 한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유비 방통의 의견에 따라 [서촉] 지리에 밝은 맹달로 하여금 곽준과 함께 [가맹관]을 지키게 했다. 이때쯤 행색이 볼품없어 보이는 팽양방통을 찾아와 천하의 큰일을 일러주겠다며, [낙성] 앞에 세운 영채가 위험한 곳임을 유비에게 알렸다. 


비바람이 심하던 어느 날, 강가에 둑을 터놓기 위해 [부강]으로 나간 냉포는 미리 매복해 있던 위연에게 다시 사로잡히고 말았다. 유비가 냉포의 목을 벨 때쯤, [형주]의 공명에게서 전갈(傳喝)이 왔다. 유비공명이 별자리를 보니 운세가 불길하다며 진군을 만류하는 글을 읽고, [형주]로 돌아가 공명과 상의하고자 했다. 


하지만 방통 자신이 [서천]을 얻게 하여 큰 공을 세울까 시기하는 공명이 글을 보내 방해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급히 여세를 몰아 진군할 것을 주장했다. 방통유비를 재촉하자, 하는 수 없이 유비방통의 말에 따라 군사를 이끌고 [성도]로 향하는 도중, 황충과 위연의 영채에 들려 법정에게 [낙성]으로 가는 길을 자세히 물었다. 



방통은 자신이 위연과 함께 남쪽의 작은 길로 나아갈 것이니, 유비는 황충을 선봉으로 세워 북쪽 큰길로 나아가 [낙성]을 공격하자고 했다. 하지만 유비는 험하고 좁은 산길로 방통을 보내는 것이 걱정스러워, 공명의 글을 핑계대어 방통이 큰길로 나아갈 것을 권했다. 방통공명의 말이 나오자, 오기가 치솟는 듯이 주공을 위해 두려울 것이 없다며 우겨댔다. 


유비도 더는 권할 수 없어 진군 채비를 갖추었다. 이때 문득 방통이 말 아래로 떨어지자, 유비는 자신의 타던 길들여진 흰 말을 방통에게 주었다. 감격해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바꿔 타고 정한 길로 떠나는 방통을 지켜보던 유비는 불안하고 무거운 마음을 뒤로하고 서둘러 큰길로 나아갔다.    


황충(黃忠) / 위연(魏延)

☐  떨어지는 낙봉파(落鳳坡) 


그 무렵, [낙성]에 있던 오의유비가 쳐들어온다는 급보를 듣고, 장임을 보내 산골짜기 사잇길에 군사를 매복시켰다. 장임은 위연의 선봉대가 그곳을 지나치게 하고 뒤따르던 방통이 흰 말을 타고 오자, 유비로 오인하고 궁수들에게 활에 살을 메기도록 했다. 


늦여름의 좁은 골짜기에는 하늘을 가릴 듯이 나무가 무성했다. 나뭇잎에 가려 산속을 살필 수 없던 방통은 왠지 불길함을 느끼며 군사들에게 그곳 지명을 물었다. 촉에서 투항한 군사가 [낙봉파]라 대답하자, 방통은 깜짝 놀라며 즉시 퇴각명령을 내렸다. 


자신의 호가 봉추인데, [낙봉파]는 봉이 떨어지는 언덕이란 뜻으로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때 산 위에서 빗발치듯 화살이 쏟아지며 방통이 그 자리에 쓰러지니, 그의 나이 서른여섯이었다. 장임방통이 화살에 꽂혀죽자 유비를 죽인 것으로 알고 기뻐했다. 


장임(張任)

선봉에 있던 위연이 황급히 군사를 되돌려 본진을 구하려 했으나 머리위로 떨어지는 화살을 피할 수 없어 헤매고 있는데, 장임의 군사들이 뒤쫓아 오며 후군 쪽에서는 오란과 뇌동이 가세하였다. 


그때 황충이 적병을 헤치고 달려와 성난 기세로 오란 군을 덮치며 [낙성] 아래까지 짓쳐들었다. 그러나 성을 지키고 있던 유괴가 대군을 이끌고 쏟아져 나와 오란 군과 합세하자, 위연 황충 유비가 있는 영채로 말을 돌렸지만 매복해 있던 장임의 군마가 길을 막았다.


유괴(劉璝)

촉의 군사들이 드센 기세로 몰아치며 유비군을 위급한 지경으로 몰아놓을 때쯤 [부관]을 지키던 유봉과 관평이 군사를 이끌고 급습해 오자, 촉군은 비로소 군사를 물러 돌아갔다. [부관]으로 들어간 유비는 방통의 죽음소식에 목 놓아 울었다. 


이때 황충이 나서 뒷일을 걱정하며 계책을 세우도록 했다. 때마침 장임이 성 아래로 군사를 이끌고 왔으나, 유비는 싸우지 않고 [부관]을 지키며 관평을 [형주]로 보내 긴급히 공명의 구원을 청했다. 이에 공명은 방통의 죽음을 슬퍼하며 관우로 하여금 [형주]를 지키게 하고, 북으로는 조조를 막되, 동의 손권과는 화친하라는 당부를 하였다. 


유봉(劉封) / 관평(關平)

공명은 장비에게 영을 내려 먼저 [파군]을 친후 이어 [낙성] 서쪽을 쳐들어가도록 하고, 조운에게는 강줄기를 따라 올라가 [낙성]에 이르도록 했다. 이어 자신은 길을 달리해 간옹장완과 함께 [서천]으로 향했다. 


장비가 [익주]의 [파성] 10여 리에 영채를 세우자, 소식을 들은 [파군]태수 엄안은 군사를 점고해 싸울 채비를 서둘렀다. 엄안은 촉의 장수 중 용맹과 충의가 남다른 노장이었으나, 때를 기다려 장비를 사로잡고자 싸움대신 성을 지키도록 했다. 


그때 장비의 군사가 항복하라는 말을 전하러 오자, 엄안은 그 군사의 코와 귀를 베어 버린 후 돌려보냈다. 이에 장비는 이를 갈며 즉시 군사를 거느려 [파성]으로 달려가 싸움을 걸었다. 장비는 엄안을 성 밖으로 유인해내고자 했으나, 엄안 장비의 군량이 떨어질 때를 기다리며 성을 굳건히 지켰다.


간옹(簡雍) / 장완(蔣琬)

날이 갈수록 초조해진 장비는 한 가지 꾀를 내어, 산의 샛길을 찾아 [파성]을 통과하지 않고 [익주]로 진군하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리게 했다. 소문을 들을 엄안은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매복해 있다가 장비가 샛길을 지나갈 때 기습하기로 했다. 


창을 비껴든 장비가 좁은 길을 지나간 뒤 얼마 후 매복 군사들이 달려 나와 군량수레를 덮쳤다. 그때 어둠속에서 장비가 호통 치며 달려 나왔다. 이미 샛길을 지나간 장비는 거짓 장비였다. 순간 당황한 엄안이 큰 칼로 장비를 힘껏 내려치다 중심을 잃자, 장비는 잽싸게 엄안의 갑옷 끈을 끌어당겨 내팽개치며 묶어버렸다. 


장비는 여세를 몰아 [파성]을 점령한 후 엄안을 끌어냈으나, 그는 결코 무릎을 꿇지 않았다. 엄안은 목이 떨어질지언정 항복하는 장수는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장비를 꾸짖었다. 크게 노한 장비는 목을 베려 했으나, 엄안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엄안(嚴顔)

크게 감동한 장비는 엄안의 결박을 풀고 상석에 오르게 하여 절을 올렸다. 엄안도 진정어린 장비의 은혜와 의로움에 감복해 겸허히 항복했다. [낙성]에 이르는 45개 관소는 모두 엄안의 휘하에 있었다. 엄안은 선봉이 되어 이르는 관소마다 군사를 불러내 달래며 항복시키니, 장비는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모든 관소를 지날 수 있었다.  


☐  낙성을 차지한 유비   

  

공명이 사자를 보내 유비와 [낙성]에서 만나기로 하자, [부성]에 머물던 유비는 원군이 도착하기 전 군사를 이끌고 야밤에 장임의 본진을 급습했다. 그때 장임 군사들은 유비군과 오랜 대치에 지쳐있었다. 유비가 본진에 불길을 놓자 장임 군사들은 얼이 빠져 [낙성]으로 달아나기 바빴다. 


성을 에워싼 유비는 황충위연과 함께 서문과 동문을 치며 험한 산과 강이 있는 남문과 북문을 비워두었다. 하지만 장임은 꾀를 내어 오란 뇌동에게 황충 위연을 치게 하고, 자신은 유비를 역습했다. 며칠 동안 공격으로 지쳐있던 유비 군사들이 제대로 싸우지를 못하자, 유비는 말을 돌려 달아나는데 장임이 바짝 뒤를 쫓았다.

 

유비군 입촉(入蜀) 경로

실로 위급한 순간에 [낙성]으로 가던 장비가 나타나 장임을 맞았다. 장임이 10여 합을 버티다 [낙성]으로 달아나자 장비는 말을 돌려 유비에게 돌아왔다. 장비 엄안을 만나 45개의 관소를 무사히 올 수 있었던 일을 알리자,  엄안에게 황금갑옷을 입혀주며 잔치를 베풀었다. 


장비를 맞은 유비 황충, 위연과 함께 적의 앞뒤를 공격하니 뇌동 오란은 항복하고 말았다. 소식을 들은 장임은 오의와 함께 군사를 이끌고 성문을 나와 장비를 유인해 에워쌌다. 때마침 조운이 달려와 단 1합에 오의를 사로잡고 장비를 구한 후 영채로 돌아갔다. 이로써 [낙성]의 장수는 이제 장임 유괴만 남은 셈이었다.    

  

뇌동(雷同) / 오란(吳蘭)

이때 영채에 도착해 있던 공명은 오의에게 [낙성]을 지키는 장수들에 대해 묻더니, 계책을 내어 장임부터 사로잡기로 했다. 공명은 금안교 아래 언덕에 황충위연을 매복케 하고, 산 동쪽 좁은 길에 장비를 매복시킨 후 조운에게는 금안교를 끊도록 했다. 


이어 공명은 일부러 군사들의 대오를 흩뜨린 채 장임에게로 나갔다. 장임의 공격에 공명이 달아나자 장임은 금안교를 건너 쫓아왔다. 이때 유비엄안이 달려 나오자, 금안교가 끊긴 것을 알게 된 장임은 산길 북쪽으로 말을 돌렸으나 위연을 맞아 마군(馬軍)을 잃고 산길을 내달리다 장비에게 사로잡히게 되었다. 


오의(吳懿)

장임은 끝내 항복하지 않고 절개를 지켜 죽음을 택했다. 다음날, 유비와 함께 [낙성]으로 간 엄안이 성 위를 보며 항복을 종용하자 유괴가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자 성 위의 장수 장익이 칼을 뽑아 유괴를 쳐 죽이고 성문을 열었다. 


[낙성]이 떨어지자 유비 공명의 말에 따라 각 장수들을 주변 고을로 보내, 관원을 달래고 백성들을 위로해 민심을 얻은 후 법정을 유장에게 보내 항복을 권하며 [성도] 향했다. 한편 [성도]의 유장유비가 보낸 글을 본 후 크게 노하며 처남인 비관과 이엄에게 군사를 주어 [면죽]으로 보냈다. 


장익(張翼) / 비관(費觀) / 이엄(李嚴)

그 무렵 동화라는 자가 [한중]의 장로와 화친을 맺은 후 구원병을 청하도록 권하자, 별다른 방책이 없던 유장은 [한중]으로 사자를 보냈다. 한편 조조에게 쫓겨 강족(티벳) 땅으로 달아났던 마초는 강병들과 손을 잡고 그들을 조련해, [기주]를 제외한 [농서] 지방일대를 평정했다. 


이때 [기주성]을 지키던 조조의 장수 위강 마초의 공격을 받자 하후연에게 구원을 청했으나, 조조의 허락을 받지 못한 하후연 위강을 도울 수 없었다. 결국 위강 마초에게 항복했지만 마초위강의 무리를 모두 죽여 버리고, 오히려 항복을 반대했던 양부를 군관으로 삼았다. 


양부(楊阜)

하지만 양부마초에게 복수를 하고자, 죽은 부인의 장사를 지낸다며 두 달간 말미를 얻어 [역성]으로 간 후, 사촌인 강서를 부추겨 군사를 일으켰다. 양부강서는 [역성]에 머물며  윤봉에게 기산(량주)에 진을 치게 했다. [기성]에 있던 마초방덕마대와 더불어 [역성]으로 달려가 일대혼전을 벌였다. 


양부의 군사가 마초의 거친 기세에 눌려 달아나는데, 등 뒤에서 윤봉이 협공해 오더니 난데없이 하후연의 정예군이 나타났다. 마초는 세 갈래 공격을 받자, 말머리를 돌려 밤을 새워 [기성]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미 성을 점령한 강서 군사들이 화살을 쏴 대더니, 마초 아내와 아들의 목을 베어 성 아래로 던졌다. 


그때 하후연 군사가 들이닥치자, 마초는 분통을 삼키며 [역성]으로 달려가 한밤중 강서군사로 위장해 성문을 열게 한 후, 적장(敵將)의 가족들을 몰살해 버렸다. 다음날  하후연이 [역성]을 공격해오자, 마초는 하는 수 없이 방덕, 마대와 함께 성을 버리고 달아나 버렸다.


마초(馬超)


▶ 이미지 출처: 코에이(Koei) 삼국지 (위 이미지는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전편 다시보기  https://brunch.co.kr/@jangkm2000#magaz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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