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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Mar 06. 2019

간략 삼국지(29)

관우말로(關羽末路)


☐  관을 메고 싸움터에 나선 방덕 


[동오]로 돌아온 제갈근을 보자 손권은 분을 삭이지 못한 채 [형주]를 치고자 했으나, 참모들의 의견에 따라 조조에게 글을 써 보내 조인으로 하여금, 관우가 지키고 있는 [형주]를 공격토록 청했다. 


그리하면 관우가 반드시 [형주] 군사를 내어 [번성]을 칠 것이니, 그 틈에 동오군이 [형주]를 빼앗자는 계책이었다. [동오]와 [서촉]의 동맹을 불편해하던 조조는 크게 기뻐하며 [번성]을 지키던 조인으로 하여금 관우를 공격하게 하고, 동오군에게는 물길로 조인을 호응토록 했다. 


그 무렵 동천(東川)을 위연에게 지키 하고 [성도]로 돌아온 유비조조의 본거지인 중원(中原)을 공격할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조조손권과 함께 [형주]를 협공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공명에게 대책을 물었다. 공명관우로 하여금 [양양]과 [번성]을 공격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중왕 유비의 명을 받든 관우가 요화를 선봉으로 삼고 양아들 관평을 부장으로 삼아 [번성]으로 향하자, 조인은 만총에게 [번성]을 지키게 하고 관우를 맞으러 나갔다. 관우는 조인을 성 밖으로 유인한 후 퇴로를 끊어 기습함으로써 크게 이겨 [양양성]을 점령했다.


조인이 [번성]으로 달아나자, 관우는 동오가 [형주]를 공격해 올 것에 대비해 30리 간격으로 봉화대를 쌓아 군사를 배치한 후 양강을 건너 [번성]으로 향했다. 조인은 여상에게 군사를 주어 번성 밖으로 나아가 관우를 맞게 했다.  

  

위(魏) 장수 만총(滿寵) / 여상(呂翔)

여상 군사들은 위풍당당한 관우의 자태를 보자 겁을 집어먹고 뿔뿔이 흩어질 뿐이었다. 여상이 이끈 군사가 관우의 군사들에 꺾인 채 [번성]으로 도망쳐 오자, 조인은 [장안]의 조조에게 구원병을 청하게 했다. 조조는 우금과 방덕에게 칠로군(七路軍)을 주어 [번성]을 구하게 했다. 


이때 영군장교인 동형우금을 찾아가 방덕이 지난날 마초의 부하였음을 일깨우며, 마초가 [서촉]의 오호대장 중 한사람이니 방덕을 선봉으로 삼는 것이 옳지 않음을 전했다. 우금조조를 찾아가 동형의 말을 전하자, 조조는 서둘러 방덕의 출정을 거둬들였다. 


우금(于禁) / 동형(童衡)

이에 방덕은 관(冠) 을 벗어 던지고 머리를 땅바닥에 짓찧어 붉은 피를 흘리며 조조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였다. 조조방덕을 위로한 후 출전을 허락하자, 방덕은 눈물을 흘리며 물러나와 자신의 관(棺)을 짜게 했다. 


다음날 방덕은 아내와 아들을 불러 자신이 죽기로 작정하고 싸움터로 나감을 알린 후, 군사들에게 관우와의 싸움에서 자신이 죽거든 관 속에 넣어 거두라고 명했다. 방덕이 괴이하게 관을 앞세워 번성에 이르렀다는 전갈을 받은 관우는 관평으로 하여금 방덕을 맞게 했다. 


관(棺)을 맨 방덕(龐德)

두 장수가 30여 합을 겨뤘으나 승패가 나지 않자, 관우는 말을 박차 방덕에게로 달려갔다. 관우의 언월도와 방덕의 장검이 번쩍이며 불꽃을 튀길 때마다 매서운 회오리바람이 일었다. 두 장수가 내뿜는 기합소리와 함께 창칼이 부딪기를 1백여 합이 됐으나 싸울수록 힘이 솟구치듯 했다. 


끝 모를 싸움이 계속되면서 위군 쪽에서 징소리가 울리자, 방덕은 칼을 거두고 물러나 진으로 돌아왔다. 총대장 우금은 잠시 군사를 물리고자 했지만, 방덕은 죽기 살기로 결판을 내겠다며 의기를 돋우었다. 



다음날이 되자 방덕은 창을 들고 나가 관우와 50여 합을 겨루다 말머리를 돌려 달아났다. 관우는 속임수라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방덕을 뒤쫓았다. 달아나던 방덕이 활에 살을 메겨 날리자, 관우는 몸을 제처 피했으나 왼쪽 팔에 화살이 꽂히고 말았다. 


관우를 사로잡으려던 방덕은 자신의 진영에서 징소리가 울리자 관우를 뒤쫓다말고 말을 돌렸다. 관우가 활에 맞아 달아나자 총대장인 우금은 방덕이 공을 세우면 자신의 위신이 떨어질 것을 걱정해, 관우를 뒤쫓던 방덕을 불러들인 것이었다. 어처구니없는 우금의 처사에 방덕은 그저 한탄만 할 뿐이었다. 


방덕(龐德) / 관우(關羽)

한편 영채로 돌아온 관우는 방덕에게 당한 일에 화를 삭이며 살에 박힌 화살촉을 뽑아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다. 방덕은 거듭해 관우를 칠 것을 청했으나, 우금은 군사를 거느려 큰길을 막는 대신 오히려 방덕을 산골짜기로 물리고 마음대로 군사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관우와 맞붙지 못하게 된 방덕은 분을 삭일 수 없었지만 총대장의 명이니 거스를 수도 없었다. [번성] 북쪽 중구천의 좁은 골짜기에 진을 친 우금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관우는 높은 언덕위에 올라가 살펴보다가, 우금의 골짜기 진 가까이에 [양강]이 흐르고 있는 것을 보고 몹시 기뻐했다. 


☐  뼈를 긁어 독을 빼낸 관운장 


계절이 음력 8월 가을이었기에 관우는 장마철을 이용해 물이 불어난 [양강]의 물 어귀를 막아놓았다가, 강물이 넘쳐날 때 둑을 터드려 [번성]과 중구천의 조조 군을 물귀신으로 만드는 작전을 감행했다. 조조 군사들은 사방팔방으로 밀려드는 흙탕물 속에 휩쓸려 빠져 죽거나 물길에 떠내려가는 자를 헤아릴 수 없었다. 



날이 밝아오며 관우의 배가 다가오자, 달아날 곳이 없던 우금은 항복을 청하였다. 관우는 우금의 갑옷을 벗겨 결박한 후 방덕을 사로잡기 위해 배를 몰았다. 그때 제방 위에 모여 있던 방덕의 졸개들은 관우 군사들이 쏜 화살에 고꾸라지며 항복하고 말았다. 


하지만 방덕은 몸을 솟구쳐 작은 배에 올라타 10여명을 베어버리고 노를 저어 [번성] 쪽으로 향하다가 상류에서 내려오는 뗏목과 부딪혀 물로 빠지고 말았다. 뗏목 위에 있던 관우의 부하 주창이 방덕을 끌어올려 사로잡았다. 관우는 목숨을 애걸하는 우금을 옥에 가두고, 눈을 부릅뜬 채 관우에게 욕설을 퍼붓는 방덕의 목을 베어버렸다. 


주창(周倉)

한편 [번성]에 머물던 조인은 장마로 성벽이 침수되자 달아나려던 중, 만총의 만류로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며 [번성]을 지키고 있었다. 조조의 대군을 깨드린 관우는 [번성]으로 가 성을 에워싸고 공격했지만, 조인은 5백의 궁노수들로 활과 쇠뇌를 쏘아대며 대항했다. 


이 싸움에서 관우는 오른팔에 독이 묻은 화살을 맞고 말았다. 관평관우를 구해 영채로 돌아왔으나 독이 뼛속까지 스며든 관우는 꼼짝을 할 수 없었다. 


여러 장수들은 잠시 군사를 [형주]로 되돌려 상처를 돌본 후 다시 [번성]을 치자고 했으나, 관우는 화를 내며 반대했다. 그러던 어느 날, 명의로 이름 난 화타관우의 부상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 


화타(華陀)

화타는 지난날 [동오]에서 주태의 병을 고친 의원으로, 관우를 존경해오던 차에 관우를 치료하고자 했다. 화타관우의 살을 찢고 뼈를 긁어 독을 빼내고자, 큰 쇠고리를 관우의 팔에 끼우고 온몸을 밧줄로 동여맨 다음 치료하려 했다. 


하지만 관우는 대수롭지 않은 듯 껄껄 웃으며 술상을 차려오게 하여 술을 몇 잔 마신 뒤, 오른팔을 화타에게 내맡기고 마량과 함께 바둑을 두었다. 화타는 화살을 맞은 상처부위를 칼로 찢어 드러난 뼈에 묻은 독기를 칼로 긁어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소름이 끼쳐 참기 힘들었지만 관우마량과 술잔을 기울이며 태연자약이 술을 마셨다. 화타관우야말로 신장(神將)이라며 감탄해마지 않았다. 관우가 황금 일백 냥을 사례했으나 화타는 끝내 받지 않고, 표연히 조각배를 타고 떠나 버렸다. 



☐  서황과 관우의 싸움 


우금과 방덕이 패했다는 소식에 크게 놀란 조조는 [동오]에 사자를 보내 손권으로 하여금 [형주]를 치게 하고, 서황에게 군사 5만을 주어 [번성]을 구하게 했다. 이때 관우손권이 배후에서 공격해 올 것을 염려해 [번성]을 공격하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손권 조조의 제안에 따라 여몽에게 [형주]를 빼앗도록 했다. [형주]의 형세를 살피던 여몽 관우군의 치밀한 방비에 [형주]를 공략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병을 핑계로 집안에 머물고 있었다. 꾀병을 눈치 챈 육손여몽을 찾아가 [형주]를 뺏을 수 있는 계책을 알려주었다. 


육손(陸遜)

계책에 따라 여몽은 스스로 병을 청탁하여 대도독에서 물러난 뒤, 그 자리에 육손을 천거했다. 이는 관운장이 동오군을 얕잡아보도록 유도한 후, [형주]의 방비가 허술한 틈을 타 공격하기 위함이었다. 한편 관우는 육손이 대도독이 됐다는 소식에 나이어린 육손을 중용한 손권을 비웃었다. 


더욱이 육손이 예의를 갖춰 관우를 한껏 치켜세우며 자신을 낮춘 부임 인사장을 보내자, 관우는 크게 흡족해했다. 육손의 계략대로 관우는 형주의 경계를 늦추더니, 결국 [형주]에 있는 군사 태반을 이끌고 [번성]을 공격하러 떠났다. 이에 손권여몽을 대도독으로 삼아 [형주]를 빼앗도록 했다. 


여몽(呂蒙)

여몽은 군사 3만과 빠른 배 80여 척을 수습한 후 날랜 군사들을 배안에 숨기고 장사꾼처럼 위장한 병사들로 하여금 노를 젓게 하였다. 동오군들은 밤낮으로 노를 저어 관우의 봉화대가 있는 북쪽언덕에 닿았다. 


장사꾼으로 꾸민 군사들이 강기슭 봉화대를 지키던 군사들에게 뇌물을 주자, 봉화지기들은 배를 살펴보지도 않고 강변에 정박하게 했다. 그날 밤 배안에 숨어있던 군사들이 뛰쳐나와 봉화대를 기습하고, 80척의 배를 불러들여 [형주] 군의 진을 덮쳤다. 


여몽은 사로잡은 형주군을 앞세워 성문을 지키는 군사들에게 문을 열게 했다. 형주 군사들이 성문을 열자 [동오]의 대군이 성 안을 휩쓸며 마침내 [형주성]은 점령되고 말았다. 



형주에 다다른 손권 여몽에게 [형주]를 다스리게 하고 옥에 갇혀있던 우금을 풀어 조조에게 보냈다. 유표가 죽은 후 그토록 바래오던 오랜 소망이었던 [형주]를 손에 넣게 된 손권은 우번을 보내 [공안]을 지키고 있던 부사인과 남군(강릉)을 지키던 미방을 항복시켰다. 


지난날 부사인과 미방은 관우의 불신을 받게 되면서 [공안]과 [남군]으로 좌천되었기에, 이들은 손권에게 쉽사리 항복하고 말았다. 한편 [허도]에 머물던 조조 서황으로 하여금 군사를 움직이게 하고 자신도 조인을 구하기 위해 [낙양] 남쪽의 [양릉파]로 향했다. 


부사인(傅士仁) / 미방(糜芳)

서황 관우 군을 치고자 군사를 두 갈래로 나눠, 관평을 유인한 후 앞뒤에서 공격을 퍼부었다. 관평은 적군을 헤치고 가까스로 길을 열어 요화의 영채로 달려가, 밤이 오기를 기다려 위군의 진으로 짓쳐 들어갔다. 


그러나 위군의 진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 얼씬하지 않았다. 적의 계교에 빠진 관평과 요화는 크게 패한 채 관우의 영채로 달아났다. [형주]가 동오군에게 떨어진 것을 모르고 있던 관우는 서황을 맞기 위해 청룡언월도를 잡고 분연히 말에 올랐다. 



관우를 맞은 서황은 말을 달려 나와 몸을 숙여 예를 올려 정중히 인사를 올린 후, 이내 도끼를 휘두르며 관우를 향해 말을 박찼다. 한바탕 불꽃 튀는 싸움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80여 합이나 부딪쳤으나 승패가 가려지지 않았다.  


화살을 맞은 관우의 오른팔 상처가 다 낫지 않아 걱정을 하고 있던 관평은 징을 울려 싸움을 멈추게 했다. 관우가 말을 돌려 진으로 달려갈 때쯤 [번성]에 갇혀있던 조인이 구원병을 이끌고 나타났다. 조인서황이 함께 좌우로 들이치면서 형주군사가 크게 어지러워지자, 관우는 군사들을 이끌고 강 상류 쪽으로 달아났다. 


조인(曹仁) / 서황(徐晃)

이때 맞은편에서 군사 하나가 달려와 [형주]가 여몽에게 점령당했고, [공안]의 부사인과 [남군]의 미방 마저 투항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어금니를 깨물던 관우는 화타가 치료해준 상처가 터지면서 기절하고 말았다. 


얼마 후 정신이 든 관우는 여몽과 육손의 계략에 넘어간 것을 알고, 자신의 어리석음을 한탄하였다. 관우는 [성도]에 사람을 보내 구원병을 청하게 하고, 자신은 군사를 이끌어 [형주]를 되찾기 위해 진군했다.  


☐  관우의 마지막 길 


관우는 [형주]로 군사를 이끌었으나 앞에는 [동오]의 군사가 있는데다, 뒤에는 [위]의 대군이 있기에 진퇴양난에 형국이었다. 이때 여몽은 형주 백성들에게 양식을 내어주고 병자를 돌보게 하면서 민심을 돌보자, 관우 장졸들의 가솔들은 여몽의 보살핌에 감격하고 있었다. 



이는 [형주] 백성들이 편안히 살고 있음을 알려 형주 군사들의 마음을 흔들기 위한 계책이었다. 때문에 가족의 소식을 전해들은 군사들은 [형주]로 향하는 대오를 빠져나와 달아나는 자가 많았다. 


[형주]로 향하던 관우는 [동오]의 장수들을 맞아 세 갈래 길에서 싸웠으나, 가족소식에 마음이 흐트러진 군사들로 인해 크게 패하며 달아날 수밖에 없었다. 여몽은 관우의 퇴로에 형주 사람들을 데려와 관우 군사들을 향해 항복하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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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들 대부분은 [형주] 토박이였기에 가족들의 외침을 듣자 뿔뿔이 흩어져버리고 말았다. 관우는 남은 3백여 명에 불과한 군사를 이끌고 외롭게 동오군과 맞섰다. 밤이 되면서 다행히 관평과 요화가 군마를 이끌어 관우를 구한 후 겨우 [맥성]으로 달아날 수 있었다.


이때 요화는 구원군을 청하는 관우의 글을 받아 [상용]에 주둔하고 있는 유봉과 맹달에게 달려갔으나, 유봉맹달은 [동오]의 군세가 막강한 것을 알고는 두려워 핑계를 대며 구원에 나서지 않았다. 


촉(蜀) 장수 유봉(劉封) / 맹달(孟達)

하는 수 없이 요화유비에게 구원을 청하기 위해 [성도]로 말을 몰았다. 한편 [맥성]에 있던 관우는 구원군이 나타나지 않자 초조해 하고 있는데, 제갈근이 찾아와 항복을 권유했다. 하지만 관우의 꾸짖음에 제갈근은 황망히 성을 빠져나와 손권에게 돌아가 관우의 결연한 의지를 전했다. 


손권은 유비에 대한 관우의 충의에 탄식하며 여범을 시켜 점괘를 헤아려 보았다. 으뜸가는 적이 멀리 달아난다는 점괘풀이가 나오자 손권은 기뻐하며, 여몽의 계책에 따라 주연과 반장에게 군사를 주어 산속에 매복케 했다. 


오(吳) 장수 주연(朱然) / 반장(潘璋)

한편 [맥성]의 관우는 군사를 점고해보니 겨우 3백 명에 지나지 않고 군량과 마초도 바닥이 나 있었다. 그날 밤이 되자, [동오]의 군사들이 몰려와 [형주] 군사들의 이름까지 불러대며 항복을 권하자, 성벽을 넘어 도망가는 군사들도 있었다. 


관우는 조루의 의견에 따라 [서천]으로 돌아가 다시 군사를 일으키고자 했다. 이때 여몽은 성을 에워싸며 관우를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북문에는 군사를 적게 배치해 놓고 있었다. 북문을 뚫고 나가려는 관우에게 왕보가 나서 적병의 매복을 경계했지만, 관우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탈출을 감행했다. 


조루(趙累) / 왕보(王甫)

왕보 주창은 [맥성]에 남아 관우가 구원군을 이끌고 돌아올 때까지 버티기로 하고, 관우 관평 조루와 함께 2백 명의 군사만을 이끌고 북문으로 달려 나가 산길로 향했다. 청룡도를 비껴든 관우가 20여리를 달리자 산골짜기에서 한 떼의 군마가 나타났다.


주연은 창을 쳐들며 관우를 공격하다 좁은 골짜기로 달아나며 관우를 유인했다. 관우가 기세를 몰아 주연을 쫓다보니 골짜기에서 복병이 쏟아져 나왔다. 관우가 뒤쫓는 적을 막으며 좁은 샛길로 나아가자, 매복해 있던 반장이 칼을 휘두르며 달려왔다. 



후려치는 관우의 청룡도에 힘이 부친 듯 반장이 달아나자, 관우는 급히 서천(서촉)으로 길을 재촉했다. 동오군의 연이은 공격을 막아내는 사이 조루는 죽음을 당하고, 관우는 관평과 함께 10여명의 군사만을 이끌며 달아났다. 


관우는 새벽이 되도록 말을 달려 험한 산길을 헤쳐 나갔으나 매복해 있던 복병들이 갈고리와  올가미를 던져 관우의 적토마를 쓰러뜨렸다. 관우가 말에서 떨어지자, 마충은 갈고리를 뻗어 관우의 다리를 끌어당기고 군사들이 달려들어 관우의 팔을 비틀어 눌렀다. 


관평(關平) / 마충(馬忠)

관우는 벌떼처럼 몰려든 동오군에 의해 꽁꽁 묶이고 관평도 사로잡히고 말았다. 손권의 투항 권유에도 관우의 절개는 의연하기만 했다. 손권은 지난날 조조관우에게 온갖 은혜를 베풀었어도 유비를 배신하지 않았음을 일깨우며, 마침내 관우 부자의 목을 베도록 명했다. 


건안 24년(219년) 10월 일세영웅 관우는 쉰여덟의 나이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한편 [맥성]에 고립된 왕보와 주창은 동오군이 관우 목을 성 아래 걸어놓고 항복을 종용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로써 맥성(호북성 당양시 동남쪽 20km)도 결국 [동오]에 떨어지고 말았다.




▶ 이미지 출처: 코에이(Koei) 삼국지 (위 이미지는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전편 다시보기  https://brunch.co.kr/@jangkm2000#magaz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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