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종칠금(七縱七擒)
☐ 사로잡힌 맹획
세 갈래 모반군이 모두 평정되자 [영창]태수 왕항은 성문을 열어 공명을 맞아들였다. 공명은 왕항 휘하에 여개로부터 남만(南蠻)의 지도를 얻어 군사를 이끌고 [남만] 땅 깊숙이 들어갔다. 그때 후주(後主) 유선이 보낸 술과 비단을 가지고 온 마속이 찾아왔다.
그는 형 마량의 초상(初喪)으로 상복을 입고 있었다. 공명이 [남만]의 풍속에 밝은 마속에게 조언을 구하자, 마속은 남쪽 오랑캐들이 힘으로 평정되더라도 이내 배반할 것이니 그들이 마음으로부터 복종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했다.
공명은 마속의 말에 감탄하며 그를 참군으로 삼아 함께 갔다. [남만]은 풍토와 기후가 고약하고 수풀이 우거져 원정길이 편치 않았지만, 공명은 이번기회에 등 뒤에 근심거리를 완전히 도려내고자 했다.
그 무렵 남만왕 맹획은 3부족의 원수인 금환삼결, 동도나, 아회남을 불러 세 길로 나아가, 공명을 공격케 했다. 조운과 위연은 [남만]의 지세에 어두운지라 먼저 수십명의 오랑캐 군을 사로잡은 뒤, 그들을 길잡이로 앞세워 남만군의 영채로 밀고 들어가 금환삼결의 목을 꿰어 들고는 동도나와 아회남의 영채로 짓쳐들었다.
오랑캐 군이 촉군에 여지없이 뭉그러지자 동도나와 아회남은 길을 열어 달아났지만 얼마가지 못하고, 공명이 매복해 둔 장의와 장익에게 사로잡혔다. 공명은 여개가 전해준 지도를 보고 군사를 매복시킬 수 있었다.
공명은 동도나와 아회남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좋은 옷을 내려 돌려보낸 후, 조운과 위연에게 계책을 주어 맹획을 사로잡게 했다. 한편 3부족 원수의 패전소식을 들은 맹획은 만병(蠻兵)을 이끌고 나오다 왕평의 군사와 맞닥뜨렸다.
맹획의 장수 망아장이 나와 왕평에게 달려드니, 왕평은 만병을 유인하고자 달아났다. 맹획은 수십 리 길을 뒤쫓았으나, 갑자기 장의와 장익의 군사가 쏟아져 나와 맹획의 뒷길을 끊어버렸다.
또한 달아나던 왕평과 관색도 말을 돌려 덤벼들었고 조운까지 나타나 공격해오자, 맹획은 수십 기병만 거느리고 산골짜기로 달아났다. 맹획은 말을 버리고 고개 길을 넘었지만 매복해 있던 위연에게 사로잡히고 말았다.
공명은 잔치 상을 벌려 만병들에게 술과 음식을 베풀고는 곡식까지 내려 돌려보낸 후 맹획을 불러 크게 꾸짖었다. 맹획은 조금도 움츠려들지 않고 자신이 풀려나간 후 다시 사로잡힌다면 진정 복종하겠다며 분연히 말했다.
공명은 말에 안장까지 얹어주며 후하게 대한 후 돌려보냈다. 공명은 맹획이 진심으로 항복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맹획은 다시 여러 추장들을 불러들여 군사를 수습한 뒤, 노수(瀘水) 남쪽에 토성을 높이 쌓고 성루를 세워 공명에 맞서려 했다.
공명은 마대로 하여금 뗏목을 엮어 한밤에 [노수]를 건너게 해, 만병의 군량미 보급로를 끊어버리도록 했다. 맹획은 망아장을 보내 마대를 공격케 했지만, 망아장은 마대의 한 칼에 말 아래로 나뒹굴고 말았다. 맹획이 다시 동도나를 보내자, 마대는 공명의 은혜를 저버린 의리 없는 자라며 동도나를 꾸짖었다.
동도나가 얼굴을 붉히며 물러나자, 화가 난 맹획은 그에게 매를 때려 내쫓게 했다. 피투성이가 된 동도나가 진영으로 돌아와 누워있는데 여러 추장들이 찾아와 맹획을 없애고 공명에게 투항하기를 청했다.
이에 동도나는 추장들과 함께 맹획을 사로잡아 공명에게 바쳤으나, 맹획은 성난 목소리로 자신이 부하들의 모반으로 잡혀왔으니 결코 항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을 돌려보내 준다면 정식으로 승패를 갈릴 것이며, 또다시 패한다면 항복하겠다고 말했다.
맹획이 전과 달리 무거운 목소리로 말하자, 공명은 정색하며 다시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 공명은 항복하지 않는 맹획의 어리석음을 일깨우며, 몸소 [노수]까지 따라 나가 맹획을 배에 태워 보냈다. 본채로 돌아온 맹획은 동도나와 아회남을 죽이고, 아우 맹우를 불러 계책을 일러주었다.
맹획은 맹우로 하여금 공명의 진영에 머물면서 내응을 하면 기습할 작정이었다. 맹우가 보석을 싣고 군사 1백 명을 거느려 공명의 진영으로 들어가자, 공명은 장수들을 불러 귀엣말로 무언가를 일러주고 각기 정해 준 곳으로 떠나게 한 후 맹우 일행에게 술을 대접토록 했다.
☐ 독이 든 샘물
맹우의 전갈을 받은 맹획은 날랜 병사 1백 명만을 거느리고 야습을 감행했는데, 뜻밖에 영채는 텅 비어 있고 맹우와 만병(蠻兵)들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었다. 맹획은 갑자기 짓쳐드는 촉의 군사를 피해 [노수]로 달아나 배에 오르려다, 마대가 배안에 위장시켜 놓은 군사들에게 온몸을 묶이고 말았다.
공명 앞에 맹우와 함께 끌려나온 맹획은 여전히 뻗대며 아우가 술에 욕심을 내다 일을 그르쳤으니 다시 한바탕 싸워보겠다며 우겨댔다. 맹획이 참된 마음으로 복종하기를 기다리던 공명은 또다시 맹획을 풀어주었다.
세 번이나 붙잡혔다가 풀려난 맹획은 조금도 움츠려들지 않은 채, [남만]의 여러 고을을 돌며 수십만의 군사를 불러 모았다. 공명이 [서이하] 강을 건너 토성을 쌓아올리고 영채를 세우자, 맹획은 만병을 거느리고 다시 공명의 영채로 밀고 들어왔다.
이에 공명은 영채를 지키기만 할 뿐 싸움에 응하지 않았다. 며칠 뒤 만병들의 기세가 흐트러지자 공명은 장수들에게 계책을 일러주고는 그날 밤 군사를 물렸다. 다음날 맹획은 공명의 영채가 텅 빈 채 수백 대의 군량수레가 버려진 것을 보고는 급한 마음에 촉군을 뒤쫓았다.
맹획은 [서이하] 강변에 이르러 북쪽언덕에 공명의 진을 공격하고자 뗏목을 만들었다. 맹획은 강 건너 싸울 채비를 갖추는 동안 자신의 땅으로 촉군이 숨어들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날 밤, 큰 바람과 함께 사방에서 불길이 오르며 촉군이 기습해오니 맹획은 달아나기 바빴다. 정신없이 숲속으로 달아나는 맹획 앞에 뜻밖에도 수레 위에 앉아있는 공명이 나타났다. 맹획은 공명을 잡기위해 말을 박차 달려 나가다, 미리 파놓은 구덩이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공명은 추장과 만병들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맹우도 풀어주니, 모두 공명의 너그러움에 감동해 되돌아갔다. 이어 공명이 맹획을 불러 크게 꾸짖자 맹획은 여전히 수그러듦이 없이, 속임수에 빠진 자신이 한스러워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없다며 네 번이나 사로잡힌 치욕을 씻을 기회를 달라고 청했다.
변함없는 맹획의 호기에 공명은 또다시 맹획을 놓아주었다. 맹획은 맹우와 친분이 두터운 [독룡동]의 타사대왕에게 몸을 의탁했다. 맹획이 [독룡동]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자, 공명은 그를 굴복시키고자 [독룡동]으로 군사를 이끌었다.
[독룡동]으로 들어가는 서북쪽 길은 독사와 전갈이 우글거릴 뿐만 아니라 독이 있는 네 개의 샘이 있었다. 때는 무더위가 한창인 6월 이었기에 목이 타들어가던 군사들은 샘물을 보자 앞 다투어 물을 마셔댔다.
얼마 후 군사들이 말을 못하게 되자, 공명은 그곳 토박이를 찾아 산언덕으로 올라가다가 산신(山神)을 만났다. 산신은 독기를 제거해주는 샘물과 해엽운향(薤葉芸香)이라는 풀이 있는 곳을 알려 주었다.
☐ 맹획의 아내 축융(祝融)부인
다음 날, 공명은 벙어리가 된 군사들을 이끌고 산신이 알려 준 [만안계]로 찾아갔다. 그곳에는 한 선비가 머물고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는 맹획의 형인 맹절이었다. 맹절은 공명에게 아우 맹획의 죄를 청하며 샘으로 안내했다. 샘물에서 군사들의 치료가 끝나자 맹절은 해엽운향을 나눠주며 독을 예방토록 했다.
영채로 돌아온 공명은 땅 깊이 우물을 파 식수를 마련한 후 [독룡동]으로 나아갔다. 타사대왕과 맹획은 촉의 군사들이 아무 탈 없이 [독룡동] 근처에 영채를 세우자 크게 놀랐다. 그들이 장정들을 북돋아 출정하려 할 때쯤 [은야동] 동주(同主)인 양봉이 병사를 이끌고 도우러왔다.
맹획은 크게 기뻐하며 잔치를 열어 양봉을 환대했지만, 주연의 흥이 무르익자 양봉은 틈을 노려 맹획 형제와 타사대왕을 사로잡아 공명에게 바쳤다. 하지만 이번에도 맹획은 동족끼리 다투다 사로잡힌 것이니, 자신이 [은갱산]으로 들어간 후 다시 잡힌다면 그때 항복하기로 했다.
다섯 번째로 풀려난 맹획은 [은갱동]으로 돌아가 [팔납동] 동주 목록대왕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타사대왕에게는 [삼강성]을 방비케 했다. 조운과 위연은 [삼강성]을 공격했지만 성위에서 독화살을 쏘아대는 만병(蠻兵)을 막지 못하고 물러나왔다.
공명은 밤을 기다려 군사들의 여벌옷에 진흙을 가득 채우게 한 후, 성벽아래에 쌓아올리게 하고는 성위로 오르게 하였다. 촉병이 성위로 쏟아져 들어오자 잠에 취해있던 만병들은 우왕좌왕하며 달아나기 바빴고, 타사대왕은 촉병의 칼에 맞아 죽고 말았다.
[삼강성]이 공명에게 떨어졌다는 소식을 접한 맹획이 크게 당황하자, 아내인 축융부인이 분연히 나와 출정을 자원했다. 그녀는 비도(飛刀)를 1백번 날려도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솜씨를 지니고 있었다.
축융부인이 비도를 날려 장의를 사로잡고 구원병으로 달려온 마충을 묶어 [은갱동]으로 돌아가자, 연일 조운과 위연이 번갈아 싸움을 걸어놓고는 이내 도망쳐버렸다. 며칠 후 위연이 나타나 욕을 퍼붓고 달아나자, 화가 치민 축융부인은 위연을 뒤쫓다가 매복해 있던 촉군의 밧줄에 말다리가 얽어져 말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 축융부인은 자신이 사로잡았던 장의와 마충을 맞바꾸는 신세가 되었다. 이때 흰 코끼리를 타고 달려온 [팔납동] 동주 목록대왕이 호랑이와 표범, 늑대 등을 거느리고 맹획을 구하러 왔다.
목록대왕이 만병들과 맹수들을 거느리고 나가 주문을 외우자, 갑자기 거센 바람이 일어나며 맹수들이 촉의 군사들에게 달려들었다. 조운과 위연은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한 채 [삼강]의 경계까지 후퇴한 후, 공명에게 기이한 상황을 알렸다.
공명은 조금도 놀라는 기색 없이, 촉에서 떠나올 때 가지고 온 20대 수레 중 붉은 궤짝이 실린 10대의 수레를 가져오게 했다. 공명은 [남만]으로 출병하기 전부터 [남만]에 맹수를 부리는 술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 술법을 깨뜨릴 20대의 수레를 준비해왔다.
공명은 붉은 궤짝을 실은 10대의 수레를 끌어오게 해 궤짝을 열어 나무 짐승들을 끄집어냈다. 오색실로 덮여진 짐승들은 어금니와 발톱을 강철로 붙여 매우 사납게 보였다. 공명은 짐승의 입안에 불이 잘 붙는 물건을 넣게 한 후 힘센 군사들을 뽑아 그 짐승들을 이끌게 했다.
다음날 목록대왕이 다시 주문을 외우자, 거센 돌풍이 일며 수백 마리 맹수들이 으르렁거리며 내달았다. 하지만 공명이 부채를 흔들자 돌연 돌풍방향이 만병들 쪽으로 바뀌면서, 나무 짐승들이 입에 연기와 불을 뿜으며 내달아오자 목록대왕의 맹수들은 뒤돌아 달아나며 만병들에게 달려들었다.
목록대왕은 난전을 치루며 촉병의 칼날에 끝내 목이 잘리고 말았다. [은갱동]을 점령한 공명이 출병하려하자, 맹획의 처남 대래동주가 맹획 일족을 사로잡아 온다는 전갈이 왔다. 공명은 군사를 매복시켜 그들 모두를 사로잡게 한 후, 몸을 뒤지게 하니 모두 칼을 감추고 있었다.
다시 끌려온 맹획은 자신이 거짓항복으로 잡힌 것이니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항복을 할 수 없다며, 일곱 번째로 사로잡는다면 진정 항복하겠노라 말했다. 공명이 고개를 끄덕이며 풀어주자, 끈질기던 맹획도 낯을 붉히며 황망히 공명 앞을 물러났다.
☐ 제갈량의 칠종칠금(七縱七擒)과 맹획의 굴복
맹획은 1천의 패잔병을 거두어 대래동주와 함께 오과국(烏戈國) 왕인 올돌골을 찾아가 구원을 청했다. 뱀과 날짐승을 주식으로 하는 올돌골은 온몸에 비늘이 돋아있고, [오과국] 만병들도 기름에 담가 말린 등나무 갑옷을 입고 있어 칼과 화살이 꿰뚫지 못해 등갑군(藤甲軍)이라 불렸다.
올돌골은 맹획과 함께 만병들을 이끌고 [도화수]로 나아갔다. [도화수]는 강물에 독기가 서려있었는데 괴이하게도 [오과국] 사람만은 독물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만병들은 촉의 군사들이 그 강물을 마시도록 유인하기 위해 [도화수] 나루터에 진을 치고 촉병을 기다렸다.
그곳 토인(土人)들로 부터 강물에 독이 퍼져있음을 전해들은 공명이 강을 건너지 않자, 올돌골은 강을 건너 촉의 영채로 밀고 들어갔다. 촉군들은 만병들을 향해 창과 칼을 찔러대도 갑옷이 뚫리지 않자 크게 당황해 패하고 말았다.
이때 위연은 진으로 돌아가는 만병들이 등갑을 입은 영향으로 물뱀처럼 가볍게 몸을 띄워 강을 건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공명에게 자세히 전했다. 인근지형을 살펴본 공명은 마대에게 검은 궤짝을 실은 수레 10대를 가져오게 한 후, [반사곡] 양쪽에 진을 치도록 하고 계책을 일러주었다.
또한 조운을 [반사곡] 뒤쪽 [삼강성] 어귀로 보내고, 위연에게는 [도화수] 나루터에 있다가 만병들을 유인해 열다섯 번을 져 주고 일곱 곳의 진을 모두 넘겨주도록 지시했다. 그 무렵, 올돌골은 위연이 [도화수] 기슭에 영채를 세웠다는 소식에 공격을 하니 위연은 달아나 버렸다.
이후 보름동안 열다섯 번을 싸워 매번 이기고 일곱 영채마저 모두 점령한 올돌골과 맹획은 기고만장해 촉병을 얕보게 되었다. 열여섯째가 되는 날, 위연이 군사를 이끌자 올돌골은 코끼리를 타고 선두에 나서 싸웠다. 위연은 또다시 달아나며 [반사곡] 골짜기로 만병들을 유인했다.
위연을 뒤쫓던 올돌골은 문득 [반사곡] 입구 쪽 여기저기 버려진 검은 궤짝이 실린 수레를 보았다. 촉군들이 도망가다 버린 것으로 여긴 올돌골이 골짜기를 벗어날 때쯤 매복해있던 조운은 통나무와 바윗덩이를 쏟아 부으며 골짜기의 앞뒤를 막아버렸다.
만병들이 나무와 바위를 치우는 순간, 검은 궤짝 수레마다 화약이 터지며 불길이 거세게 일어났다. 올돌골이 만병을 재촉하며 길을 열려하자, 홀연 양쪽 산마루에서 횃불이 쏟아지며 불길이 땅속 도화선에 옮겨 붙어 철포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올돌골과 만병들은 갑옷을 벗을 틈도 없이 철포에 팔다리가 잘려나가거나 모두 불에 타죽고 말았다. 그 참혹한 광경에 공명은 눈물을 흘리며 탄식해 마지않았다. 한편 뒤처져 있던 맹획은 공명에게 항복해 돌아온 만병들로부터 올돌골이 [반사곡]에서 공명을 포위했다는 말을 듣고 급히 출정했다가 매복해있던 장의와 마충의 계교에 걸려들었다.
그런데 항복했다가 돌아왔다는 만병들도 갑자기 촉병과 한 편이 되어 맹획 병사들을 덮쳤다. 맹획은 황망히 말을 재우쳐 달아났지만 마대에게 사로잡히고, 왕평과 장익도 축융부인과 일가족들을 사로잡았다.
공명은 맹획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게 한 후, 사람을 보내 다시 풀어주겠다는 뜻을 전했다. 맹획은 자신을 일곱 번이나 사로잡아 놓아준 공명의 너그러움에 탄복하며 공명에게 찾아가 꿇어앉아 빌었다.
맹획이 머리 숙여 진정으로 항복해오자, 공명은 잔치를 베풀어 위로하며 그를 이전처럼 남만(南蠻)을 다스리게 했다. [남만]이 평정되자, 본국으로 돌아가던 공명의 대군들이 노수(瀘水)에 이르렀을 때였다.
갑자기 거센 바람이 몰아치며 검은 구름까지 몰려와 군사들은 강을 건널 수 없었다. 배웅 나온 맹획은 [노수]에는 미친 귀신이 있는데 물을 건너려면 마흔아홉의 사람 머리와 검은 소, 흰 양을 제물로 바쳐야한다고 말했다.
산 사람을 죽일 수 없었던 공명은 조리병사를 불러 밀가루를 반죽해, 그 안에 소와 양의 고기로 가득 채워 사람의 머리처럼 만들어 삶도록 했다.
오늘날 만두(饅頭)는 원래 오랑캐의 머리(蠻頭)를 뜻하는 것으로, [노수]에서 제물로 바친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명이 만두를 제물로 올려 제사를 지내니, 바람이 걷히고 물결도 잔잔해져 마침내 촉의 군사들은 무사히 [노수]를 건너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
▶ 이미지 출처: 코에이(Koei) 삼국지 (위 이미지는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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