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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Sep 13. 2021

동유럽 여행기(09)

체코


체코(Czech) 중북부


2006년도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시내 대형건물 건설공사 현장이 자주 목격될 정도로 도시의 활력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동구유럽의 대한항공 직항노선이 프라하에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거리를 지날 때 많은 체코인들이 한국인을 알아보고 자기들끼리 Korea라고 수근 거린다. 어둑해지는 시각 시내관광을 나와 전망 좋은 선술집을 찾아 나서는데 술집점원이 "대~한 민국"을 외치며 호객행위를 한다.


체코 구시가지

발걸음을 멈춰 가게로 들어서니 붉은악마 응원박수까지 곁들여 한국여행객 일행을 반갑게 맞아준다. 그 순간 너무 감격스럽기도 했지만 한편 대한민국의 위상이 꽤 높아져있고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가게 밖 쪽 테이블에 자리한 뒤 저녁식사 겸 호프를 곁들여 여행의 피로를 달래는데 천막(天幕) 드리워진 천장사이로 치솟아 오른 2개의 첨탑이 밤하늘에 빛나 보인다. 종업원에게 쌍둥이 첨탑을 물으니 [틴 성당]이라 알려준다.


천막사이 첨탑

☐  카를교 (Charles Bridge)

 

저녁식사 후 둘러본 프라하 구시가지의 카를교블타바 강에 놓여있는 보행자전용 돌다리이다. 이 다리는 [프라하 성]과 [천문시계] 등 프라하를 대표하는 관광중심지로 강 서쪽의 왕성(王城)과 동쪽의 상인들 거주지를 잇기 위해 최초로 세워진 다리이다.


14세기 독일황제 카를 4세가 건설한 중부유럽의 가장 오래된 다리로 18~19세기에 걸쳐 20여개의 조각상이 덧붙여졌다. 양쪽 난간부에 상인들의 석상을 세웠고 다리 양쪽 끝에는 고딕 양식의 교탑이 서있고 그 사이 다리길이가 약 520m, 폭은 10m이다. (한강대교 1,005m)


카를교와 프라하 성

프라하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카를교]는 반드시 찾는 곳으로 톰크루즈가 출연한 “Mission Impossible“의 배경지라고 한다. 특히 [카를교 야경]과 다리에서 바라보는 [프라하 성]은 유럽 3대 야경으로 뽑힐 정도로 아름답다고 한다.


카를교

어두운 밤 붉은 조명아래 카를교에는 다양한 관광객들이 모여드는데 초상화와 캐리커처를 그리는 화가들과 아기자기한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 및 발길을 멈추게 하는 거리의 악사(樂士)들이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준다.



☐  (Tynem) 성당


프라하 구시가지의 [시청사] 동쪽 맞은편, 킨스키(Kinsky) 궁전 옆에 위치한 틴 성당 [구시가지 광장]을 대표하는 상징적 교회로 14세기 후반에 건립된 뒤, 계속 변형을 가해 17세기까지 다양한 건물양식이 가미되었다.


틴 성당

정교하면서도 개방된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외관은 80m 높이로 치솟은 2개의 쌍둥이 [첨탑]과 황금성배(聖杯)를 녹여 부착한 중앙 첨탑에 성모마리아 상(像)이 눈에 띄는데, 화려한 야간조명으로 성당이란 상징을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  프라하 구시가 청사시계


[구시가지 광장]의 청사(廳舍) 탑에 걸려있는 시계는 천문시계와 달력으로 구성돼있다. 매 시각 정각을 알리는 종이 울릴 때 시계상단의 문에서 12사도(使徒)가 나와 회전을 한다. 1410년에 만들어진 천문(天文) 시계는 옛 체코의 과학과 기술이 뛰어났었음을 보여준다.


청사 탑과 틴 성당

600여년의 프라하 역사와 함께한 시계는 당시 수리공 장인이 시계를 수리하면서 원래 시계를 제작한 시계공(Hanus)이 이와 같은 시계를 다시 만들지 못하도록 그의 눈을 멀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며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부가 파손되면서 작동이 멈췄으나 여러 번의 보수 끝에 1948년에야 다시 작동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프라하의 명물로 손꼽히며 지구촌 여행객들이 시계를 보기위해 찾아든다고 한다.



시계는 2개의 큰 원형으로 이뤄져있는데 [위쪽 시계]는 천동설에 기초한 해와 달과 천체의 움직임을 묘사한 천문시계로 일출, 일몰, 월출, 월몰까지 표시한다. [아래 시계]는 둘레에 별자리가 새겨져 12계절을 묘사하며 옛 보헤미아 농경생활을 보여준다.


☐  프라하 성 (Prague Castle)


여행의 마지막 여드렛날 이른 아침 프라하 성을 찾았다. 프라하 구시가지 블타바江 맞은편 언덕에 있는 [프라하 성]은 체코의 상징물이자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거대한 성으로 9세기말 건설될 때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



14세기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카를(Charles) 4세에 의해 [왕궁]과 [십자가 교회] 등이 고딕 양식으로 새롭게 건축됐다. 하지만 16세기 [합스부르크 왕가]가 이 지역을 지배하면서 다시 르네상스 양식이 도입되었다.



그 후 바로크 시대인 17세기말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며 체코를 대표하는 상징물이 되었다 한다. 시작에서 완성될 때까지 900년 세월동안에 여러 가지 양식이 가미되며 복잡하고 정교한 모습으로 변화해 왔다고 한다.



[프라하 성]에는 9세기 이후 통치자 왕궁으로 사용된 로브코위츠(Lobkowicz) 궁전 외에 성 비투스 대성당, 조지바실리카 교회, 성 십자가 교회 등 3개의 [교회]와 [성지수도원] 등 다양한 부속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로브코위츠 궁전

성안에 있는 모든 건축물들은 정교한 조각과 높이 솟은 첨탑, 화려하고 다채로운 장식으로 꾸며져 있어 유럽에서는 중요한 역사유적으로써 평가받고 있다. [프라하 성]은 1918년부터는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면서 내부 장식과 정원이 새롭게 정비됐다.



대통령 관저 옆 전망대에서는 프라하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버스커(Busker)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바이올린과 첼로, 아코디언 등을 연주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거리의 화가들이 “프라하 성”과 “비투스 대성당”이 그려진 기념품을 팔고 있다.


Buskers
거리 화가

[대통령 관저]를 지키고 있는 근위병들도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기에, 이곳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명소이며 특히 성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한다.



▶  ()비투스 대성당 (St. Vitus Cathedral)


탑 높이가 100m로 프라하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건축물 중 하나로 현재 [대통령 궁]으로 쓰이고 있는 프라하 성곽 안에 위치해 있다. [비투스 대성당]은 유럽의 역사가 종교와 아주 밀접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건물로 두개의 첨탑이 매우 인상적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건축돼서인지 건물은 중세의 고딕 양식을 바탕으로 여러 양식이 혼합돼 있으며 오랜 세월에 현재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을 볼 수 있다. 매우 아름답다는  내부 스테인드글라스는 천재적인 재능의 체코 예술가들에 의해 완성됐다 한다.



성안에서 바라보는 프라하의 6월 풍경은 중세를 그대로 간직한 구시가의 빨간 지붕과 연 녹음이 유난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프라하의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체코를 여행한 사람들이 프라하를 극찬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 했다.



▶  黃金小路 (Golden lane)


현재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고 있는 [프라하 성] 입구를 지나면 좁은 골목길이 나오는데, 이 골목길이 황금소로이다. 이곳은 동화의 세계처럼 형형색색 아담한 집들이 늘어서 있는 거리로 프라하의 대표적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다.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몸을 구부리고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작은 집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중세의 골목이 보존된 곳이다. 500년 세월을 담은 이곳은 여전히 16세기 모습 그대로 거리모습을 고스란히 보전하며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황금소로

원래 [프라하 성]을 지키는 병사들의 막사로 사용키 위해 건설됐으나, 16세기말 루돌프 2세 때 연금술사와 금은 세공사들이 살면서 [황금소로]로 불러졌다. 사회주의체제가 붕괴되고 1990년 이후 프라하가 세계관광지로 발전하며 이 골목 역시 명소가 되었다.



키 큰 사람은 허리를 굽혀야 들어갈 수 있는 낮은 문이 있는 작고 예쁜 집들이 걷는 맛을 더해준다. 건물대부분이 기념품점이나 선물상점으로 이용되고 있고 중세당시 투구나 장신구 및 무기 등을 전시하는 전시장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볼거리이다.



이곳을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집들 사이에 있는 22번지의 작은집이 실존주의 대표적 작가였던 카프카(Franz Kafka)가 작품을 집필했던 작업실이었기 때문이라는데 골목 안 파란 담벼락 위에 조그맣게 No. 22가 쓰여 져 있다.



☐  바츨라프 광장 (Wenceslas Square)


프라하에 있는 광장으로 길이 750m, 너비는 60m이다. 프라하의 봄 사건(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자유화운동) 당시 점령군과 시위대의 격돌로 100여명이 희생당한 역사적인 장소다.

 


지금은 프라하 최대 번화가이며 상업, 교통, 문화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바츨라프는 [보헤미아]의 군주이자 성인(聖人)으로 체코인들은 그를 수호성인으로 여기고 있으며, 국가의 상징으로 여긴다.


바츨라프 광장

[광장]은 메이데이 같은 축제의 장으로 사용되기도 하는데 정면에는 프라하 국립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광장이 시작하는 곳에는 [聖 바츨라프]의 기마상이 있고, 기마상아래는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비가 세워져있다.


프라하 국립박물관

☐  화약 탑 (Powder Tower)


프라하 역에서 남쪽으로 500m 지점에 [바츨라프 광장]을 지나면 화약 탑이 있다. 이곳은 프라하의 구시가지와 신시가지가 나뉘는 지점으로 옆에는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시민회관이 있다.



[화약 탑]은 15세기 지금의 구 시가지를 지키는 13개 성문 중 하나이자 “대포요새”로 건설됐다. 17세기 초 연금술사들의 화약창고 겸 연구실로 쓰이면서 화약 탑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고딕 양식의 65m 탑으로 화려한 장식과 다양한 색상으로 구성돼있는 프라하 건축물과 달리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다. 하지만 옛날에는 왕의 대관식을 거행하던 장소이자, 외국 사신들이 프라하 성으로 들어오는 관문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점심식사 후 구시가지로 돌아와 카를교 탑 옆에 있는 카를 4세 동상을 찾아본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로 체코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카를 4세는 프라하대학을 설립하고 프라하를 유럽의 정치, 경제중심지로 이끈 프라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카를교로 다가가 [프라하 성]을 배경으로 다시 인증 샷을 남기며 동유럽 여행을 마무리 한다. 동유럽은 도심교통의 대부분을 전차와 지하철로 이용하기에 매연이 적어서인지 도시의 맑은 공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어느 곳을 가든지 푸른 하늘과 고풍스런 건물들이 원형그대로 잘 보존돼있는 것에 많은 부러움이 느껴졌다. 옛것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보전해 새것과의 멋진 조화를 이뤄내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지혜가 그들만의 아름다운 나라를 이어가고 있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자연문화재는 우리에게 쉼터와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단순한 행락(行樂) 대상이란 생각을 벗어나, 우리도 자연과 문화재에게 쉼터를 제공해주는 공생으로써의 환경보전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할 때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아 본다.




Extra Shoo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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