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연재 기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주 Oct 15. 2021

싱가포르

잿빛 추억 컬러링(13)


싱가포르 기행


싱가포르 방문 사흗날 찾은 주롱 새공원은 싱가포르 서부 주롱언덕 20만㎡ 면적의 [야생조류 공원]이었다. 이곳은 전 세계 500여종, 8,000마리 새들이 모여 서식하고 있는 거대한 곳으로 특히 동남아시아에 서식하는 조류가 많다고 한다.


  주롱 새공원 (Jurong Bird Park)


싱가포르 장관이 브라질방문 시 그곳의 거대한 새장을 보고 착안해 공업단지를 세계최대규모에 야생조류 사육장으로 변화시켰다 한다. 공원은 입구부터 잘 꾸며져 울창한 열대림의 식물원과 함께 깜찍한 앵무새가 관광객을 반긴다.



조류들만을 위한 테마파크 내부는 친환경적으로 꾸며져 있어, 마치 새들이 자연원시림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 드넓은 새 공원 숲에 마련된 새들의 천국에서 펭귄, 홍학, 코뿔새, 펠리컨, 앵무새 등의 다양한 새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30m 인공폭포가 조성돼있고, 관광객을 위해 열리는 “버드 쇼”가 최대의 볼거리이다. [Kings of the skies] Show가 진행되는 동안 훈련된 새들이 조련사들과 함께 나와 기묘한 재주를 보이는데 놀란 관람객들의 탄성이  끊이질 않는다.



미국의 상징인 대머리 독수리(Bald Eagle)를 필두로 다양한 맹금류를 눈앞에서 구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련사 신호에 따라 올빼미 같은 새가 관중석 뒤에서 날아오기도 하고, 관객을 일으켜 둥근 후프를 들게 해 새가 통과토록 하는 것도 흥미롭다.


  

쇼의 클라이맥스는 특히 매와 독수리가 출연하는 맹금류(猛禽類) 쇼인데 관중석에서 지원자를 뽑아 직접 쇼에 참여토록 하면서 매를 관람객의 팔에 올려주는데 스릴 넘치는 상황에 잠시 빠져들며 기도 한다.



친환경적으로 꾸며진 [주롱 공원]에는 드넓은 구역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파노레일(Panorail)이 있는데, 이는 새 공원의 전경을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걸어서 공원을 둘러볼 수도 있지만 무더운 싱가포르 날씨에는 파노레일을 이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주롱 새공원은 내부를 연결하는 파노레일과 함께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관광지였다.


 센토사(Sentosa)  


오후 1시 도착한 센토사 섬은 싱가포르 본섬에서 남쪽으로 약 800m 떨어져 있는 유명한 휴양지로 지명은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를 뜻한다고 한다. [센토사]는 제2차 세계대전 시 일본의 항복으로 영국지배를 받다가 1965년 싱가포르 독립 후 인도됐다.  



하지만 1970년까지 영국군 군사기지로 사용되다가 싱가포르 정부지원을 받아 1972년 관광단지로 조성되면서 지금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었다. 센토사 섬에는 37m의 머라이언 상이 있는데 10층쯤의 건물 높이라고 한다.



머라이언(Merlion)은 싱가포르의 상징물로서 상반신은 사자(Lion)이고 하반신은 인어(Mermaid) 모습을 한 가공동물의 합성어다. 상반신은 “사자의 도시”인 싱가포르를 상징하고 하반신은 고대 싱가포르가 “바닷가 마을”이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한다.  



1995년 방문 시에는 이곳의 [해양 박물관]과 [초대형 수족관]이 큰 볼거리였다. [센토사 리조트 월드]에 위치한 수족관은 당시 세계에서 제일 큰 수족관이라 했는데, 바다 속 생태계를 보여주는 수족관이 너무 커서  멋진 광경을 사진에 담아 넣기 쉽지 않다.



센토사 [대형 수족관]은 한층 씩 내려가며 구경을 하는데 입구를 지나면 바로 수족관 터널이 나온다. 투명한 터널 위로는 자그마한 물고기부터 알록달록한 열대어들이 머리 위를 헤엄쳐 날아다니고 있었다.   



90년대 당시에는 대형 수족관이 매우 신비롭게 느껴졌는데 2000년 이후 한국에도 63빌딩 씨월드를 비롯해 롯데월드와 코엑스에 아쿠아리움(Aquarium)이 만들어져 더 이상 센토사 [수족관]의 신비함이 사라져 버렸다.  


최근에는 센토사 섬에 세계최대 규모의 [해양 수족관]과 테마파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워터 파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생겨났다 하는데, 지금 기억으로는 당시 수족관의 신비로운 물고기들 보다 수족관 내부에 시원함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적도에 위치한 싱가포르는 밖을 다니면 땀이 등 뒤에 달라붙을 만큼 끈적거리는데 실내에만 들어가 있으면 참으로 시원한 나라였다. 2018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리면서 전 세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악어농장


이어 시내관광이 이어지며 악어농장을 방문했다. 악어는 통상 Alligator와 Crocodile로 구분하는데, 엘리게이터는 북미, 남미, 중국산 악어이고 크로커다일은 아프리카, 호주, 동남아 악어를 지칭한다.


엘리게이터는 크로커다일보다 작고 약하며 크로커다일은 몸길이가 길며 성질이 난폭하다고 한다. 60~70여개의 이빨을 가지고 있는 악어는 강력한 이빨을 이용해 사냥을 하지만 음식을 먹을 때는 뱀처럼 그냥 통째로 삼켜 버린다.



악어가 먹이를 먹을 때 눈물을 흘리는데, 이는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서 먹이를 삼키기 좋게 수분을 보충시켜주기 위한 것이다. 농장입구에 들어서니 기대와 달리 쾨쾨한 냄새가 진동하며 위험표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육장 여기저기 악어들이 길게 늘어져있는데 농장이 매우 지저분하게 관리되는 것을 보며, 이곳의 방문은 악어 가죽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주목적인 듯 보였다. 협소한 공간에 악어들을 대충 둘러본 뒤 이내 가계로 들어갔다.


악어를 소재로 한 여성용 가방부터 지갑, 벨트 등을 찬찬히 둘러보려는데 제대로 구경할 틈도 없이, 여기저기서 판매원들이 제품을 강매하듯 붙잡아 당기면서 정신을 빼놓는다.



모처럼 아내에게 선물할 악어 백을 골라 가격을 깎아보려고 하는데 계산대 현지인 아가씨가 오히려 우리말로 흥정해오다 보니 순간 내가 당황스러웠다. 가격표를 가리키며 흥정이 좁혀지질 않자 늘 하던 대로 구매를 포기하는 척 돌아섰다.  


이어 다시 다른 물건을 살펴보는 척 서성거리니 쫓아와 가격을 깎아주겠다 재차 흥정을 걸어온다. 함께한 일행 중에 맨 끝까지 버틴 지구력(持久力)으로 결국 원하는 가격에 악어 백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 당시 싱가포르 관광쇼핑 가게들은 대부분 간단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고, 국경인근의 낯선 말레이시아 아이들도 우리말로 천 원짜리 한화지폐를 구걸하며 손을 내밀고 있어 눈에 띄었다.  


오후 5시 싱가포르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한다는 야시장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후 아쉬움을 남긴 채 23시 40분 싱가포르공항을 출발해 일요일 07시 김포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당시 6일간의 일정을 도왔던 여성가이드가 있었는데 뒤늦게 알고 보니 경희여고 출신으로 모교후배인 셈이었기에 더욱 의미 있었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