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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Oct 11. 2015

조선왕릉 탐방

(10) 파주소재 왕릉군  Storytelling    


오늘은 파주토박이 고교동창이 가이드를 직접 해주겠다며 연락이 불광역에서 만나 친구 차를 타고 파주에 산재한 왕과 왕비릉을 편하게 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지역에 능이 산재돼 있으면 요령껏 찾아다니기가 쉽지 않은데 파주지역 친구 덕에 많은 도움을 받게 돼 더욱 즐거웠습니다.   

  

파주지역에는 파주삼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주 서북쪽 탄현면에는 인조 장릉이 있고, 광탄면에는 숙종 조 숙빈 최씨의 묘가 있습니다. 그리고 장흥 일영에는 중종원비 단경왕후의 온릉이 있어 왕실의 많은 이가 군락을 이루어 잠들어 있는 곳이 파주지역입니다.


사망 시 세자빈 신분 묘로 남아있는 장순왕후의 공릉

친구의 얘기로는 조선조에는 파주가 개성을 오가는 길목인지라 활발한 지역 이었다는군요. 파주삼릉에는 예종원비인 장순왕후 공릉과 성종원비 공혜왕후 순릉이 있고 추존왕 진종의 영릉이 있더군요. 조선에는 3기의 영릉이 있는데, 세종 英陵, 효종 寧陵, 진종 永陵 입니다.   

    

이곳에 묻힌 예종과 성종 비(妃)는 묘하게도 한명회 셋째, 넷째 딸 입니다. 예종비는 16세에 성종비는 18세 요절 했지요. 세조가 피의 계유정난을 일으켰을 때 한명회가 살생부를 직접 만들고, 많은 이를 죽인 아비의 악업에 대한 인과응보인 듯합니다.     


을씨년스런 성종원비의 순릉 전경  

파주삼릉은 옛 부터 공릉이라 했고 야산 지명도 공릉산이라 하는데 옛사람들은 요절했던 장순왕후를 어여삐 여겼나 봅니다. 그녀는 예종 세자시절 죽어 세자빈 신분으로 묘를 썼기에 능이 간소합니다. 하지만 동생 공혜왕후는 왕비의 신분으로 승하해 왕비의 능침을 갖추고 있네요.  

   

장순왕후는 공혜왕후 언니이자, 시숙모인 우스운 족보를 갖고 있습니다. 인조장릉과 최숙빈 묘인 소령원, 단경왕후 온릉은 비공개 능이어서 관람 불가 지역입니다. 파주삼릉 관리소에 들어가 파주 친구가 선친존함을 밝히며 허락을 받아 장릉과 소령원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파주도심 건물들이 아스라이 보이는 인조 장릉 언덕

가을이지만 햇볕이 없는 흐린 날이어서 인조릉은 더욱 을씨년스러워 보입니다. 인조는 반정을 통해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르지만, 재위 중 이괄의난과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겪으며 삼전도에서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 치욕을 겪은 왕인지라 능의 분위기가 밝아보이질 않네요.   


길게 뻗어있는 언덕 위  영조가 조성한 소령원   

숙빈 최씨는 한때 숙종의 총애를 받았던 여인으로 후일 영조는 천민출신 생모 최씨에 대한 지극 정성으로 소령원을 조영하며, 왕릉에 버금가는 묘역을 조성했습니다. 조선왕조에서 이렇게 웅장한 빈묘는 없습니다. 파주릉 탐방은 상세히 안내해 친구동행으로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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