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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주 Oct 18. 2015

울릉도 입도기(01)

독도전망대


■  독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울릉도 비경


시월초순 푸르른 가을하늘아래 아내와 함께 떠난 2박3일 울릉도여행은 아름다운 신비의 섬으로 이제 평생에 또 하나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묵호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4시간 조금 못되는 시간에 도착한 울릉도는 출발 전의 생각보다 훨씬 신비하게 다가오는 섬이었다. 곳곳에 비경(秘境)이 가득하고 동해바다 맑은 물을 바라만보고 있어도 마음이 시원해지는 곳이 바로 울릉도이다.


     

울릉도는 경상북도 울릉군에 속해있는 활화산 섬으로 72.99㎢ 면적에 인구는 1만여 명이라 한다. 제주도의 면적이 1,848.3㎢, 거제도 383.44㎢, 진도 334㎢, 강화도가 302.4㎢, 안면도 87.96㎢, 완도가 87.09㎢이니, 울릉도의 규모는 대한민국 대표적인 섬 중 7번째쯤 될 듯싶다. 


하지만 울릉도는 독도를 제외하고는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섬이기도 하다. 울릉도 관광가이드에 의하면 남서쪽 저동리에서 고인돌과 무문(無紋)토기 등 청동기 시대의 유물이 발굴됐으며, 신라 이사부가 우산국을 정벌했다는 기록은 삼국유사에 있다고 전한다. 


자료에 의하면 고려초기에는 울릉도가 본국과 조공관계를 이루다 고려의 직할구역이 되었다 한다. 태종 7년(1407년)에는 쓰시마 도주가 일본인을 울릉도로 이주시키고, 그곳을 다스리게 해 줄 것을 청원했으나 태종은 이를 거절했고 이후 쇄환정책을 실시해 울릉도를 비롯한 많은 섬에 있는 백성을 모두 조선 반도로 이주시켰다.


     

1614년 광해군은 비어있는 울릉도에 일본인 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지시했지만, 17세기 후반에 들며 60여 년 동안 일본 어민들이 울릉도와 일본을 왕래하며 울릉도 앞바다에서 조업을 했다 기록하고 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 의하면 "임진왜란 후 사람들이 들어가 본 일이 있으나 왜의 분탕질을 당하여 정착하지 못했다. 근자에 들으니 왜노가 기죽도를 점거했다 하는데 기죽도 라고 말하는 것은 곧 울릉도 이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세종실록지리지』에 따르면 강원도 삼척도호부 울진현에 속해있는 "우산(于山)과 무릉(武陵) 두 섬이 울진 동쪽 바다 한가운데에 있으며, 두 섬이 서로 거리가 멀지 않아, 맑은 날에는 바라볼 수 있고, 신라 때에는 우산국(于山國)이라 불렀다"고 기록돼 있다한다.



광해군 6년(1614년) 쓰시마 도주는 서계를 통해 도쿠가와 이에야스 명령으로 울릉도를  둘러봐야 하니 안내를 해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조정은 이를 거절하고 경상감사와 동래부사 에게 울릉도에 일본인의 왕래를 금지토록 지시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숙종 19년(1693년) 안용복 문제 등의 충돌이 생기고 나서 막부는 1696년 일본인에게 울릉도 도해를 금지했으며 고종 21년(1884년), 임금의 명에 따라 울릉도를 개척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울릉도는 강릉출발 시 178Km, 묵호항 출발 시 161Km를 대형선박으로 갈수 있는데 배시간은 지역마다 다르기에 가까운 곳을 이용하면 된다. 해상거리가 160Km라면 서울에서 대전까지의 거리로 짐작돼지는데, 울릉도는 행정구역상 경상북도에 속해있어 포항에서도 출발하는 배가  있다한다. 


울릉도는 화산섬이라는 점에서 제주도와 닮아있지만, 환경은 전혀 다른 곳이었다. 제주도가 완만하게 퍼져있다면 울릉도는 치밀하게 꽉 조여 있는 섬이다.      


따라서 섬을 이루고 있는 화산체인 한라산 (1,950m)은 둔중하지만, 성인봉(984m)은 급준(急峻)하게 솟아있어 준평원이 많은 제주도에 비해 울릉도는 송곳 하나 세울 데 없을 것 같은 격렬한 산세로 이뤄져있고, 급하게 흘러내린 용암이 빠르게 식어 온통 절벽을 이루고 있는 해안은  동해의 검푸른 바다 빛으로 심연(深淵)을 가리고 있다.     

    


제주도의 해변은 화산암이 잘 부서져내려 절벽이 적은 대신 바다는 얕고 비취빛이지만, 울릉 도는 분화구인 나리분지 이외에는 평지를 찾아볼 수 없고 해변은 온통 거대한 절벽을 이루며 깊은 수심의 바다 빛은 코발트블루 빛을 띠고 있다. 


50Km의 해안도로를 달리는 동안 우악스런 기암절벽과 뭉퉁그레 패여 있는 용암덩이가 온갖 기묘한 형상을 이루며, 파도와 바람을 맞고 서 있는 울릉도의 진귀한 풍경은 푸근하게 느껴지는 제주도와 달리, 가히 공룡시대를 방불케 하는 희귀한 경관으로 기득 차있는 신비로운 섬으로 다가온다.



울릉도에서 숙소는 도동이나 저동을 이용하면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금차 하나투어는 사동에 숙소를 정했다. 잠실 롯데마트를 7시 출발해 묵호에 10시 도착, 동해 대진항에서 식사를 마친 후 썬플라워호에 올라 물살을 가르며 16시 도동항에 이른다. 썬플라워는 985명의 여객과 152대의 승용차 선적이 가능한 대형 여객선이다.



당초 04시 출발 예정이었으나, 뱃길사정으로 현지에서 오전 배가 출항할 수 없다는 전일 통보로 출발 이 3시간 지연됐다. 10월에는 매년 태풍에 영향이 있기에 울릉도현지에서 발이 묶이게 될까 봐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짧은 여행일정의 3시간 지연으로 당일 스케줄이 바뀌며, 도동항 해안 길을 따라 해안산책로와 행남등대를 보는 대신 케이블카를 타고 망향봉 (317.3m)에 있는 독도전망대에 올랐다. 도동항 에서 서쪽방향 언덕으로 오르니 도동약수터가 나오는데 올라가는 길의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산 능선을 따라 자리잡은 도동마을

15분 정도 독도박물관으로 올라가 케이블카를 타는데,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시간이 전망대에 올라 관람하는 시간만큼 소요되다 보니 지루 하기도 하지만, 전망대는 쉽게 올라  멋진 비경을 볼 수 있도록 설치돼 있다. 전망대에 오르니 도동 일대가 한눈에 보이고 끝없는 바다가 펼쳐져 보인다.


독도방향의 전망대 전경

전망대에는 두 곳의 전망대가 있으며 도동 방향 전망대와 바다 방향의 전망대가 있는데, 바다 방향의 전망대에서 날씨가 좋은 날에는 92km 떨어진 독도를 볼 수 있다는데 늦은 오후인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찔할 정도의 가파른 봉우리가 울릉도에 와 있음을 실감케 한다. 카메라를 줌한 사진은 도동항에서 저동항으로 향하는 행남 해안산책길이다.      


독도전망대에서 바라본 도동항

1박2일 TV프로에서 강호동이 걸으며 소개되었던 길인데, 실제 멀리서 카메라에 담아도 에메랄드 바다색이 너무 멋지고 환상적인 곳이다. 독도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동항의 풍경과 울릉도바다 역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데 독도 전망대는 울릉도의 비경을 한눈에 보여주는 멋진 포인트인 듯싶다.


도동항에서 저동항으로 향하는 행남 해안산책길

울릉도는 서울의 일몰시각보다 15분정도 빠른 탓에 오후 6시쯤 도동항으로 내려오자, 어느새 땅거미가 내려앉는다. 


잠시 도동항입구에 세워진 야간 수산시장을 둘러보며 물오징어 가격을 물어보며 망설이다가 숙소로 향하는 미니 관광 버스가 잠시 기다리는 동안 황급히 도동항으로 달려가 울릉도 오징어 회와 소라, 초고추장을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넣고 드림관광펜션으로 향하며 울릉도에서의 첫날을 마감한다.


도동항의 야간 어시장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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