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 속에서 마주한 내 안의 질문

by 장건호

라다크에서 며칠을 보내는 동안,
나는 처음엔 많은 질문을 안고 있었다.

“나는 왜 이렇게 자주 떠돌까?”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 걸까?”
“나는 진짜 뭘 하고 싶었던 거지?”

기도 시간마다 마을을 감싸는 사원의 소리,
돌산과 설산이 겹쳐진 황량한 풍경,
바로 머리 위에 닿을 듯한 가까운 하늘 아래서
나는 조용히 나 자신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

하지만 이상하게도,
며칠이 지나자 그런 질문들도
조금씩 흐려졌다.

내 안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던 생각들이
서서히 고요 속에 잠기듯
멈춰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득,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이
두렵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

예전에는
멍하니 있는 시간이
허무하거나 낭비처럼 느껴졌는데,
지금은
그 멍함조차 편안하게 느껴진다.

무언가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할 것 같던 마음도,
어디든 도착해야 할 것 같던焦燥(초조)함도
조용히 자리를 비워준다.


---

이 고요는
내게 질문을 꺼내주기도 했지만,
결국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지금은 굳이 아무것도 묻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여기,
나는 그냥 앉아 있고,
숨을 쉬고,
햇빛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조금씩 살아지고 있다.


---

나는 아직도 모른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이 정답인지.

하지만 지금은
그것도 괜찮다고 느낀다.

이 고요한 시간 속에서
나는
질문 없이도 숨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게 내가
진짜 괜찮아졌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