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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달 Jun 12. 2022

안정된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은 없더라

날씨가 좋은 탓인지, 계절이 아름다운 건지,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커플들이 자주 보인다. 친구들도 하나 둘 연애를 하기 시작했다. 친하게 지내는 여사친도 연애를 시작했고 몇 년 동안 솔로로 지내던 남자 동생도 최근에 소개를 받아 연애하기 시작했다. 같이 일하는 남자 동료들도 다 연애한다. 분명 사랑하는 건 어렵다고 했는데 어떻게 다들 이리도 쉽게 하는 걸까. 


나만 빼고 주위 애들이 전부 연애를 하고 있다.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배알이 꼴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가끔씩 친구들을 만나면 그들이 어떻게 연애를 하게 되었는지, 지금은 어떻게 연애를 하고 있는지, 그 과정들을 듣는다. 여러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들이 하고 있는 연애와 내가 했었던 연애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불안정한 사랑을 한다는 것이다.




내가 최근에 했던 연애가 오래가지 못했던 이유는 '만남'이었다. 일주일에 최소 두 번은 만나야 연애라고 생각한 나로서는 연인과 만나는 횟수가 중요했다. 20대에는 불같이 사랑하고 자주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매섭게 지나가는 나의 젊은 시간이 아깝기도 하고 더 많은 시간을 연인에게 쏟고 싶은 게 내 연애 가치관이다. 사랑을 줄 수 있을 때 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끼다 똥 되는 셈이다.


전 애인은 사랑도 중요하지만 공부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다. 당연히 이해했다. 공부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건 충분히 알고 있었고 배려를 해주려고 노력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나는 것도 괜찮았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일주일에 한 번도 보지 못할 때도 생긴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 데이트를 해도 된다. 사정이 있다면 2주에 한 번씩 만나도 된다. 그럼에도 내가 그녀를 포기했던 이유는 무려 2년간 이러한 만남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자신은 없었다. 정말로 사랑했다면 견뎌낼 수 있었지만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나 보다. 나도, 그녀도.




A의 연애를 보면 '연락 문제'로 자주 갈등한다. 남자 친구가 연락을 거의 안 하다시피 한다. A의 휴대폰이 고장 나서 수리를 맡겼을 때가 있었다. 수리하고 다시 사용하기까지 거의 하루 정도가 걸렸다. 남자 친구한테 하루를 연락 못한 미안함과 걱정했을 남자 친구한테 얼른 연락을 하려고 전원을 켰는데 걱정은커녕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하룻 동안 남자 친구는 A한테 한 통의 연락도 하지 않았다.




B의 연애는 '이성 간에 문제'로 갈등한다. 여자 친구가 친구가 많은 편인데 유독 거슬리는 남사친이 있다고 한다. B가 술을 자신의 주량 이상으로 마셨을 때 B의 여자 친구가 그의 연락을 받고 바로 데리러 갔다. B는 집이 멀었는데 택시를 타면 흔들리는 차량에 혹시나 실수를 할까 봐 집까지 같이 걸어갔다. 참고로 B와 B의 여자 친구의 집은 정반대다. 급하게 나오느라 지갑을 들고 나오지 않았던 여자 친구는 B를 집까지 데려다준 후 남사친에게 전화를 했다. 본인을 데리러 와달라고 말이다.


B의 남사친은 본인의 차로 B의 여자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줬다. 새벽이라 대중교통은 이용할 수가 없었고 지갑이 없어서 택시도 못 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남사친에게 연락을 했었다고 한다. 그날의 일을 들은 B의 마음은 불안하다고 한다.




"생각해보니깐 우리들 중 안정된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은 없네?"



서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이해'와 서로에게 맞춰줄 수 있는 '소통'이 남자와 여자 사이를 맞출 수 있는 해결책이다. 이해해줄 수 있는 마음 없이 소통조차 하지 않는다면 사랑은 멀리 가지 못할 것이다.


나에겐 이해가 부족했고 A와 B는 소통이 부족했다. 오랫동안 연애를 해온 커플이라면 두 가지 전부를 잘 해내고 있을 테지만 반대로 두 가지 전부 부족한 커플이 존재할 것이다. 처음부터 안정된 연애는 누구도 하지 못한다. 불안정한 상태로 시작해서 '이해'와 '소통'을 통해 발전해나가면 비로소 진정한 연애와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나부터 실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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