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차/9월 25일(월), 맑음 / 프리미티보 길을 걷기 위하여 레온에서 버스를 타고 오비에도로 이동
애초부터 프랑스 길은 레온까지만 걷고, 오비에도(Oviedo)로 가서 프리미티보 길을 걸을 예정이었다. 프리미티보 길은 산티아고로 가는 순례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길로 알려져 있다. 813년 알폰소 2세 왕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야고보 사도의 유골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말을 몰아 산티아고로 향했다고 해서 '최초의 순례길' 또는 '카미노 프리미티보(Camino Primitivo)'라 불린다. 오비에도에서 산티아고까지 약 321km로, 레온에서 프랑스 길로 계속 가는 거리(약 325km)와 대략 비슷하다. 하지만 해발 고도 1,000미터가 넘는 고개를 여러 개 넘어야 하는 등 오르내림이 많아 난도가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났다.
마음먹은 대로 레온에서 버스를 타고 오비에도로 이동했다. 한 시간 반가량 걸렸다. 열한 시 반쯤 오비에도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히 점심을 먹고 ○○폰 매장을 찾았다. 1개월짜리 유심을 사용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기에 유심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였다. 일기장을 거의 다 써서 노트도 한 권 산 뒤, 구글 지도를 이용해 알베르게를 찾아 나섰다. 헤매는 동안 살펴본 오비에도는 품격 있어 보였다. 대로는 물론이고 골목들도 깨끗하고 잘 정비된 데다 오가는 사람들 표정도 밝아 보였다. 특히 장애인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만큼 생활하기에 편리한 도시라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오비에도는 스페인 남부 지역에 비해 기온도 높지 않아 휴양 도시로 통한다는 점이 이해되었다.
오후 두 시 40분쯤 알베르게 데 페레그리노스 엘 살바도르(Albergue de peregrinos el Salvador)라는 알베르게에 도착했다. 루마니아에서 왔다는 여자 순례자 한 명이 문 앞에 배낭과 신발을 벗어놓고 앉아 있었다. 안내를 기다리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