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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s Mar 26. 2024

소중한 것을 잘 지키려면

-잃어버린 안경-

인간은 지속적으로 기만당하기를 원하며, 기만당하는 경험을 통해서만 살아 있다는 체감을 얻어낸다. 기만, 속임수, 이 모든 거짓의 소산들, 즉 가공된 환상이야말로 인간의 조건이자 인생의 조건처럼 대접받고 있다. 인생은 인생을 속여야 하고, 또한 인생은 인생으로부터 속아 넘어간다. 그것이 인생의 조건이다. ‘깨달음’이라는 단어를 인간이 사용하고 있다는 현실. ‘깨달음’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능력과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는 믿음. 이러한 믿음과 이러한 현실이야말로 인생을 농락하는 기만이며 환상이다.


-알라딘 eBook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욱 편역) 중에서


그렇지. 인간은 스스로 뭔가를 배웠다 자신하지만 실로 배워서 제대로 행했다 해도 

그건  좋은 결말로 이어지는  아니지.

내가 통제할  있는  있었을까? 내가 마흔에 결혼하면서 충분히 신중했다고 생각한다.

사랑보다 책임감이 컸고 떨림보다 막중한 가족계획에 진지함에 깔려있었다.

그렇게 신성한 계약을 통해 우리는 빠르게  가족이 되었고 시간은 멈춘 듯이 흐르고 있었다.

너무 잔잔해 보였지만  안에서 나는 허우적대고 있었고 가장 친한 친구들 외에 남편이나 친정 식구들 

모두 모르고 우리를 축복하고 기도해 주었다. 나는  계약을 깨거나 우리의 거짓 약속이었을지언정 믿고 싶었다.

 가정이 너무 소중해서 모든  훌륭하게 행동하고 처신하고자 조심했다.

아이의 아빠로 대접하려고 따뜻한 음식과 다정한 말투로 대했고, 아이의 부모님으로 최선의 공경을 표했고,

그렇게 나는 안중에도 없이 귀하고 귀한 우리 부모님의 딸은 자동적으로 소멸된  오래였다.

오늘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처럼 외향성을  사람들은 결혼 생활이 힘든  지도 몰라. 나는 서른에 결혼하고 아이 키우느라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했는데 언니는 나보다  년은 늦게 결혼했으니 얼마나  많은 자유와 의지를 버리고 살았겠어!?"


"그래, 완벽한 평화를 감사하지 못하고 아이를 원했던 나의 욕심을 탓해야지. 실로 얼마나 귀한 아가야 나에게는,

아가를 위한 결혼이었을지도..."


그리고 나는 아이 백일 때 내가 선택한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한다. 외도...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고 힘든 순간에 외도를 벌이다니...

감히 내가 하는 노력에  끝도  미치는 짓을 당신이 하다니!

아이와 나에게 그렇게 했다니. 장애가 확실하다 충동장애.


기만당했다. 친구가 우울해해서 한 위로인데 바람이 절대 아니다. 잘못했다.

잘못이 뭔지 중요하지 않았다. 바람이 아니라고 부득부득 우겨대는 모습에서 환멸을 느꼈고 

인간 실격이라는  무엇인지 소름 돋게  어울리는 어휘라 생각했다.

 그렇게 밖에 행동하지 못했을까? 나르시시스트 부모님 아래에서 결핍이 얼마나 컸으면 괴물이 되어버렸을까?

그는 무엇을 지키려고 끝까지 거짓말로 우겨대는 걸까.


 기만당하지 않겠다는 의지, 자신의 인생을 속이지 않겠다는 의지, 진리를 향한 의지, 결말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덕적인 의지.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진실과 동행하겠다는 의지를 발생시키는 전제에 대한 확신. 확신에 찬 당당함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인생을 향한 의지를 거부할 권한이 인간에겐 없다. 거부해서는 안 될 인생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혼자일 수 없다면 나아갈 수 없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욱 편역) 중에서


사람의 관계라는   무섭다. 모든  내어줄 거처럼 대했지만  순간에 차갑게 식다 못해 싸늘해져 버리기도 하는  

무섭다. 지금도  스스로 기만하고 있다 생각한다. 그게 니체가 말하는 기만의 연속이며 거짓의 소산들이며 

그게 인생의 조건이란 걸까?


며칠 전 안경을 잃어버렸다. 분명 토요일에 쓴 거 같았고 사진에도 남아있는데 어찌 된 일이지?

어디 있을까. 한쪽만 잃어버린 귀걸이를 버리지 못해 오랫동안 넣어둔 것처럼 안경은  보이는데 

케이스를 선뜻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사물만 떠나도 미련이 남기 마련인데 

아이 아빠에 대한 미련이 어쩜 이리 없을 수가 있지?... 우리는 무슨 사이였을까 -


내가 그에게 말했었다. 소중한 걸 지키는 게 뭔지 못 배운 거 같다고.

그런 내가 안경을 소중히 여겼는데 지금 손에 없다고 아쉬워하고 있다.

누가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하고 가르치고 한다는 말인가.

서로를 스스로를 기만하고 기만당하는 인생이 이런 걸까.

모르지만 아주 잠깐만 소홀히 생각해도  찰나에 떠나갈  있는  인연인가 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잘 지키자.

정말 소중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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