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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더 특별한가?

얀텐의 법칙

by 썬피쉬
얀텐의 법칙(Jante's Law, 얀테의 법칙) 은 덴마크-노르웨이계 작가 악셀 산데모세(Aksel Sandemose) 가 1933년 발표한 소설 《도망자, 그의 발자취를 넘어서(En flyktning krysser sitt spor)》에 등장하는 가상 마을 '얀테(Jante)'에서 유래한 사회적 규범이다.


얀텐의 법칙은 북유럽 국가들의 사회적 특성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문화적 현상으로, 사회 구성원의 행동을 제약하거나 사회적 평등을 강조하는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하는 개념이다.

얀텐의 법칙 10가지 내용

1. 네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2. 네가 우리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착각하지 마라.
3. 네가 우리보다 더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4. 네가 우리보다 더 잘한다고 믿지 마라.
5. 네가 우리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6. 네가 우리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7. 네가 모든 일에 능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8. 우리를 비웃어서는 안 된다.
9. 누가 너를 신경 쓴다고 생각하지 마라.
10. 네가 우리에게 무엇이든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현대 한국 사회는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며, 누구나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 어려서부터 '남들보다 더 뛰어나야만 인정받는다'는 가치가 강조되고, 성취를 위해 자신을 끝없이 몰아붙이는 삶이 미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무한 경쟁 속에서 과연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북유럽 국가에서 통용되는 ‘얀텐의 법칙(Jante’s Law)’ 은 한국 사회에 하나의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 법칙은 '자신이 특별하거나 남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처음 들으면 지나친 겸손이나 소극적 태도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이 법칙의 이면에는 공동체 내에서 서로가 경쟁을 넘어서 조화를 이루고 상호 존중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한국의 경쟁지향주의가 만들어낸 문제 중 하나는 '지속적인 비교로 인한 자존감 저하'와 '개인의 끝없는 불안감'이다. 자신의 가치를 타인과의 비교에서만 찾게 되면, 개인은 결국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런 점에서 얀텐의 법칙은 오히려 경쟁의 과잉으로 인해 개인과 공동체가 무너질 수 있는 한국 사회에 필요한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얀텐의 법칙을 한국적 맥락에서 받아들인다면, 이는 '경쟁 자체를 거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경쟁을 통한 성공이 개인의 존재 가치를 결정짓지 않음을 깨닫자는 의미일 것이다. 우리가 특별하지 않아도 충분히 존중받을 수 있고, 누군가보다 뛰어나지 않아도 평범한 삶이 가치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일 때,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가 더욱 건강해질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무조건적인 경쟁과 성취만이 아닌, 얀텐의 법칙이 시사하듯 '공동체와 개인이 균형 잡힌 공존'이다. 이제는 얀텐의 법칙이 던지는 작은 물음을 통해 한국 사회의 경쟁 문화가 진정으로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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