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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을 내려놓고 얻은 자유

욕심을 내려놓으니 아쉬움도 줄었다.

by 썬피쉬

회사에서 더 승진할 자리도 없고, 고과가 높든 낮든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예전 같으면 평가 기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조급해지고, 상사의 눈치를 보며 일정을 맞추고, 주말까지 업무를 이어가기도 했다. 좋은 고과를 받아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압박감은 나를 몰아세웠고, 결국 몸과 마음에 병을 남겼다.


이제는 경쟁의 무대에서 한 발 비켜섰다. 밀려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의외로 그 자리에서 얻게 된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여유였다. 더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애쓰지 않아도, 일상은 충분히 흘러간다.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건강을 지키며 오래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경쟁사회에서 높은 성과와 빠른 승진은 종종 성공의 척도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것을 위해 달리다 보면, 인생의 다른 중요한 부분을 잃는다. 나는 그 사실을 몸으로 배웠다. 고과가 좋지 않으면 당장 내 자리가 흔들릴 것처럼 불안했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그 불안이 과도한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회사는 나 한 사람으로 굴러가는 곳이 아니었고, 내가 조금 힘을 빼더라도 세상은 그대로 돌아갔다.

이 깨달음은 내 마음을 가볍게 했다. 더 이상 남의 기준에 맞춰 나를 몰아세우지 않는다. 좋은 고과를 받기 위해 애썼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스스로의 리듬을 지킨다. 하루의 업무가 끝나면 무리하지 않고, 필요하다면 휴식을 택한다. 덕분에 예전보다 오히려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체력이 유지된다.


물론 경쟁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다. 주변에서 ‘밀려났다’는 시선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그것조차도 큰 두려움이 되지 않는다. 한때는 외면당하지 않으려고 과도하게 발버둥쳤지만, 지금은 내 삶의 중심이 회사의 평가가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경쟁의 줄 맨 앞에서 버티며 얻는 성공보다, 한 발 비켜서 오래 걸을 수 있는 건강이 더 소중하다. 욕심을 버리니 남는 것은 아쉬움이 아니라 평온이다. 이 깨달음은 내가 회사를 다니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를 지켜줄 가장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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