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집사와 BHC 뿌링클을 뜯으며 <연애의 참견>을 봤습니다.
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는 여자친구를 둔 현 남자친구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여자친구의 전 남자친구가 사고로 죽었습니다. 여자친구는 그 집 며느리 역할을 하며 그의 부모님과 그의 장례를 돕고 장례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찾아뵙는 상황입니다.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했고, 여자친구가 전 남자친구 가족 때문에 한 달간 잠수를 탔다는 얘기를 들은 시점에선 한혜진, 김숙, 곽정은, 주우재, 서장훈 그리고 우리 집사도 열폭 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죽은 전 남자친구와 영혼 결혼식까지 했다더군요.
아마 열에 아홉은 그만두라고 할 겁니다. 헤어지라는 겁니다. 그런 사람을 왜 만나냐는 겁니다. 세상에 여자가 현 여자친구 한 명만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맞는 말씀입니다. 헤어지는 게 낫고, 여자친구는 남자친구에 대한 배려심이 전혀 없습니다. 자기 마음이 시키는 일에 빠졌죠. 그럼 고민 해결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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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금 더 생각해도 괜찮다고 봅니다. 남자분이 고민하시는 이유가 뭔가요? 누가 봐도 헤어지는 게 낫겠다는 상황에서 말이죠.
고민하는 이유는 가치가 비슷해서입니다. 1000만 원과 1만 원이 있으면 누구나 1000만 원을 고를 겁니다. 다만 남자친구분은 헤어지는 것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 중 어느 게 더 가치 있는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거죠.
헤어져야 하는 이유는 충분합니다. 다만 가치가 비슷해지려면 헤어지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그만큼 알아야 남자분의 사연에 제대로 된 공감을 하는 겁니다. 그걸 모른다면 그냥 내 생각대로 하라는 말 밖에 안 되니까요.
남자분이 고민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1번은 여자친구를 사랑하니까. 2번은 죽은 전 남자친구가 자기 친구였으니까.
비교할 만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라고 하신다면 적어도 고민하는 남자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봐야 합니다. 그게 비교 대상인가 싶어도 실제로 고민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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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하는 이유는 ‘머리와 마음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머리는 이미 결정했지만, 마음이 잡아 끄는 거죠.
따라서 저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죄짓는 것도 아니니까요. 머리를 거스르면 머리만 아프지만 마음을 거스르면 마음에 상처가 남습니다. 여자친구가 왜 그랬는지는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여자친구가 날 버리고 죽은 전 남자친구에게 갔으니까요.
그 상처는 외상과 달라 치료하는 게 복잡합니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말하는 이유도 마땅한 대책이 없어서 그런 거니까요.
문제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상처가 더 남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내가 준 마음을 상대가 받지 않거나, 돌려주지 않으면 그렇게 되죠.
그래서 마음이 시키는 데로 하되 상대방이 돌아올 수 있도록 머리도 움직여야 합니다.
마냥 기다리는 건 별로입니다. 여자친구가 하는 일을 존중해 주세요. 같이 전 남자친구를 추모하고 그의 어머니와 그를 기리라는 말입니다. 그녀가 왜 그렇게 하는지 옆에서 같이 하면서 이해하려고 해야 합니다.
미친 소리로 들리신다면 헤어지는 게 낫습니다. 더 좋은 사람은 세상에 널렸습니다.
그녀를 버릴지 말지는 선택입니다. 더 좋은 쪽을 고르시면 됩니다. 다만 머리가 시키는 대로 할 경우 누가 누구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점은 알고 선택하셔야 합니다.
그녀와 진흙탕을 구르시겠습니까? 아니면 등을 돌리시겠습니까?
저라면 버림받고 싶진 않을 겁니다. 내가 부족한 걸 알아도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사는 절 보며 미쳤다고 했는데 당신도 이 글이 미쳤다고 생각하실지는 의문이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