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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댁 고양이 Dec 03. 2023

[장수댁] “저는 무슨 띠입니다~~”

나이 먹는다는 느낌이란


“한국식 나이가 사라집니다”. 몇 달 전의 뉴스 소식에 마음이 들떴다. 나뿐만이 아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도 그랬다. 심리적으로나마 한살이 더 어려졌다. 그렇다고 생활 속에서 무언가가 바뀐 건 아니다. 그저 어려진 것 자체가 좋아진 듯하다.


회사에 친한 동료가 있다. 이미 40살이 훌쩍 넘었는데, 참 동안이다. 기껏해야 30대 중반의 외모다. 입사를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해서 참 친하다. 동료에게 “가장 좋아하는 말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어려 보인다”라는 말이라고 했다. 그땐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어느덧 질문을 한 지 7년이 지났다. 그리고 지금 나도 그 말이 참 좋다.


회사에는 늘 새로운 사람이 들어온다. 요즘 MZ세대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를 통해 이미 한차례 MZ세대에 대해 선학습을 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다. 업무 스타일도, 가치관도 확연히 다르다. 할 말은 하고, 의사표현을 정확히 하는 MZ세대. 스타일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분명 새로운 느낌이다. 


이럴 땐 ‘내가 오래되긴 했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도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늘 즐겁다. 업무를 하다가 배우는 점도 많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도 MZ세대가 된 기분이다. 


내 업무 특성상 어르신들을 많이 만난다. 어르신들은 자주 나에게 묻는다. “올해 몇 살인가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다. 나 몇 살이더라. 그 순간, 나이보단 무슨 띠가 먼저 나온다. 


그 순간 ‘아차’ 한다. 누군가 그랬다. 띠를 말하는 건, 나이가 들었다는 거라고.. 나이 든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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