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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Nov 28. 2023

엄마이지만, 엄마가 나의 전부는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긴 장기 프로젝트 성공하기



 여자인 나는, 임신하고 출산하며 엄마가 되었다. 엄마가 되기 전에는 '엄마'가 되게 해달라고 수많은 밤마다 울면서 기도했다. 그러나 아이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알지 못했다. 엄마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든 일인지. 엄마가 된 후, 아이가 울면 나도 같이 울었다. 배운 적도 없고, 공부한 적도 없어서 엄마가 되는 법을 알지 못한 채 엄마가 되었기에 그렇다.


 끝이 보이지 않는 독점 육아의 시간 동안, '나'라는 존재는 없었다. 단지 '엄마'만 있을 뿐이었다.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돌보고 재우는 일을 하고 나면 하루가 끝났다. 아이가 내 세상의 전부였다. '엄마' 노릇 하느라 '나'를 돌보지 못했다. 나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우울한 마음이 점점 커졌다. 나를 위한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엄마의 시간만 흘러갔다.






 "김치는 냉장고에 넣고, 국은 바로 데워 놓아라. 도착하자마자 전화하고."

 "엄마. 내 나이 마흔이 넘었소. 내가 알아서 다 해."

 "머리가 하얗게 쇠 봐라. 그래도 너는 내 자식이다."


 친정집에 다녀오는 날이면 엄마의 잔소리가 내 꼬리를 따라온다.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각에 잠겼다. 어린이는 어린이여서, 청소년은 청소년이어서, 성인은 성인이어서 엄마에겐 자식이 아이로 보인다. 인생을 먼저 살아온 선배로서 자식에게 해 줄 말이 많다.


 '언제쯤 나를 위한 시간을 낼 수 있을까? 이렇게 아이만 키우다 '나'라는 사람이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라고 고민하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다. 아이에게 엄마의 손이 필요하지 않은 시기는 없다. 아이에게 손이 덜 갈 때 무엇을 할지,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내 마음을 들여야 봐야 한다.






 한 번 엄마가 된 이상, 죽을 때까지 엄마로 살아가야 한다. 육아는 인생에서 가장 긴 장기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 장기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엄마가 엄마로만 살아서는 안 된다.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


 엄마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내면 아이가 내는 목소리를 듣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잠깐의 여유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우울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아이와 나를 위해 공부해야 한다. 책을 읽는 게 가장 좋다. 책 읽을 시간을 도저히 내지 못한다면 온라인 매체를 통해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점점 편협해지는 생각과 고정된 육아법을 개선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는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적어 보는 것이다. 육아하며 힘든 점, 공부하며 느낀 점, 내 삶에 적용할 점 등을 적어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생각이 명료해지며, 복잡한 감정이 사라진다. 그날그날 느끼는 감정을 일기로 작성해 봐도 좋겠다.






 나는 엄마이지만, 엄마가 나의 전부는 아니다. 내가 내 삶에 만족하며 즐겁게 살아야, 내 아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아이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내가 먼저 내 삶을 만족하며 멋지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본보기가 된다. 위 세 가지를 실천한다면 엄마 사람으로 살아가며, 인생에서 가장 긴 장기 프로젝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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