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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Dec 26. 2023

육아우울증 극복하는 방법


 집에서 아이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한다는 육아우울증, 나도 겪어 봤습니다. 신랑이 외벌이하고, 나는 독박육아를 하다 보니 서로의 스트레스를 보듬어주지 못해 육아우울증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서른두 살에 결혼하여 서른일곱 살에 아이를 낳았어요. 아이를 오래, 간절히 기다렸기에 꿈처럼 온 아이를 언제나 내 곁에 두고 싶었답니다. '다섯 살까지는 기관에 보내지 않고, 내가 온종일 키우겠다'라는 당찬 생각도 했었죠. 꿈도 야무지죠? 지금 생각해도 우습네요. 


 "제발 내 아이 좀 받아주세요. 이러다 내가 죽을 것 같아요."


 나는 아이가 15개월이 되었을 때, 가까운 어린이집에 찾아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입소시켜 달라고 울면서 애원했답니다. 처음 보는 어린이집 원장님 앞에서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사정하니, 불쌍했던지 자리가 나면 우리 아이를 1순위로 받아주겠답니다. 


 그런데 자리가 언제 날지, 어떻게 아나요? 하염없이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지요. 지역 육아 카페와 인터넷을 뒤져 '시간제 보육'을 알게 되었어요. 공공어린이집에서 기관에 다니지 않는 유아를 시간 단위로 보육해 주는 제도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10시가 되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부지런히 걸어서 '시간제 보육'을 시키러 갔습니다. 2시간은 금방 흘러갔지만, 이 짧은 시간이 저에게는 꿀처럼 달콤했어요. 


 2018년이라 시간제 보육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다행히도 자리는 넉넉했어요. 원하는 시간만큼 아이를 맡길 수 있었지만, 마음이 불편해서 점심 식사 전에는 아이를 데려왔지요. 지금은 예전보다 더 확대되고, 혜택도 좋아졌을 테니 육아우울증으로 괴로워하는 엄마들이 적극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된 나는, 집 근처를 산책했어요. 아메리카노 한 잔 사 들고, 자연을 벗 삼아 천천히 걸었지요. 기분 전환이 되고, 운동도 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어요. 아이 없이 마트도 다녀올 수 있어서 얼마나 홀가분했는지 몰라요. 


 청소라도 할라치면 바짓가랑이 붙잡고 놀아달라 매달리는 아이 때문에 화가 났었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으니 음악 크게 틀어두고 편하게 청소할 수 있어서 어찌나 기쁘던지요. 묵은 때는 집에만 있는 게 아니었어요. 내 맘속에 켜켜이 쌓인 먼지까지 탈탈 털어냈답니다. 


 시간이 조금 남으면 블로그에 육아일기를 작성해 보면 어떨까요?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음식, 장난감, 놀이 등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블로그에 작성해 보세요. 시간이 지난 후 내 아이의 기록이 차곡차곡 남아있어서 행복할 거예요. 


 육아는 엄마들의 공통 관심사랍니다. 언제나 있고, 어디에나 있는 엄마라는 동지를 만날 수 있어요. 내 아이에 관한 육아일기를 썼을 뿐인데, 내 이야기를 읽어주고 댓글을 달아주는 든든한 육아 동지가 생길 거예요. 육아 소통은 지역 육아 카페에서 하는 것보다 블로그에서 하는 게 상처를 덜 받을 수 있어요.


 우리는 엄마가 처음이에요. 그러니 부족하고 서투를 수밖에 없습니다. 맘 카페나 인스타를 보며 남들과 비교하지 말아요. 그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힘든 일이 있고, 지친 일상이 있어요. 모든 사람이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습니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아요.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멋진 엄마입니다. 


 아이가 바라보는 우주의 중심은 엄마예요. 엄마가 육아우울증으로 힘들어한다면 그 영향이 아이에게 갈 수밖에 없어요. 내 아이의 행복을 원한다면 엄마가 먼저 행복해지세요. 엄마 노릇에 지치지 않도록 나다운 엄마가 되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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