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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수연 Nov 20. 2017

처음부터 엄마는 아니었어

책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일 끝내고 회사를 나설 때면

두 딸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하율아, 하린아, 엄마가 간다..!’    


집 근처에 거의 다 와서는, 한 번 쯤 망설이게 돼요.

‘커피숍에 들러서, 따악.. 한 시간만, 책 읽다 들어갈까?...’    


아이가 보고 싶어 뛰듯이 퇴근하는 마음도 저이고,

나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 곁길로 새는 마음도 저입니다.

그 두 마음을 인정하는 동안, 저의 내면에서 벌어진 사투를 기록해 보았습니다.   

  

발걸음을 재촉하는 게 저에게는 ‘두 딸들’이었지만,

그런 존재는...

꼭 ‘엄마’가 아니어도,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합니다.

뛰고 싶은 마음과 멈추고 싶은 마음,

정신줄 꽉 조이고 똑바로 살고 싶은 마음과 날 좀 흐트러뜨리고 싶은 마음,

배려하고 싶은 마음과 배려 받고 싶은 마음,

그 언저리에서 서성이는 모든 분들과 나누고 싶은 저의 ‘내면전쟁사’입니다.   

  

퇴근하다 말고 불쑥 카페에 들어가 땡땡이치듯 시간 보내며 쓴 글도 있고,

불 꺼진 방, 곁에 잠든 아이가 깰세라 꼼짝도 못 하고 침대에 누워 휴대폰에 적은 글도 있습니다.

어떤 건 울면서, 어떤 건 웃으면서 썼습니다.

아이에 대해서, 나에 대해서, 내 직업과 이 사회에 대해서,

가능한 솔직하게 적어 보았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나온 책입니다.

MBC의 총파업이 끝나기를, 저만큼이나 <어크로스> 출판사 분들도 응원하며 기다려 주셨습니다.

힘들게 세상에 나온 책인 만큼, 꼭 필요한 분들에게 잘 닿길, 기도해 봅니다.     


오늘은 MBC 라디오가 84일 만에 다시 방송을 시작하는 역사적인 날이자,

부족하지만, 제가 쓴 책이 세상에 나오는 첫 날입니다.

오늘은... 저 좀.. 기뻐하겠습니다.. ^^                


(브런치에 올리던 글이 책의 출발이 되었습니다.

여기 올라오는 글들, 꾸준히 읽어 주시고 댓글 남겨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가장 먼저 출간 소식을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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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 이동진 영화평론가

어떤 글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끈질기고, 어떤 글은 간명하면서 힘차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모든 글에는 또렷한 공통점이 있다. 정직한 문장들이 주는 신뢰 속에서 나는 내내 고개를 끄덕인다. 좋은 이야기는 친밀감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작고, 연대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크다. 여기엔 이상주의자인 여자가 현실주의자인 남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두 딸을 키우며 겪는 시시콜콜한 일화들이 다정하게 담겨 있다. 동시에 한국 사회에서 한 여성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겪었던 부조리와 난관에 대한 명확한 문제의식이 굵직하게 새겨져 있다.
차를 마시며 천천히 이 책을 읽다 보니, 늦은 오후 햇살이 투명하게 비치는 작은 카페 유리창 옆자리에 앉아 조곤조곤 전해오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하다. 몸이 점점 따뜻해진다.  


추천사 / 서천석 소아정신과전문의

시간은 놀랍게도 빠르게 간다. 장수연PD를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아이가 없었다. 아이가 없을 뿐 아니라 아이와는 영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 둘을 키우고, 그들의 엄마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그는 요즘 엄마다. 자기 자신으로 살고 싶고, 자기 욕망을 존중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아이를 참 많이 사랑한다. 그는 엄마고, 여성이고, 장수연이다. 이 시대에 엄마로 산다는 것은 여전히 외롭다. 엄마의 목소리는 엄마다운 목소리만 인정받는다. 그래서 난 그의 글이 좋다. 솔직하고, 날 것이지만, 이 시대 엄마의 모습이다. 엄마는 이래야 한다는 말에는 고개를 돌리고 강요된 모성애는 거부하지만 여전히 아이를 사랑하는 엄마다. 나는 더 많은 엄마들이 자신감을 갖기를 바란다. 엄마는 이래야 하는 것은 없다. 당신이 바로 엄마다. 소중한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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