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는 상대의 경험을 존중하는 일이다.
우리 어머니는 화상에 민감하다. 본인이 아니라 남의 화상에 호들갑을 떤다. 단지 뜨거운 걸 잠깐 만져서 피부가 잠시 붉어진 상태에도 유난을 떤다. 차가운 흐르는 물에 다친 부위를 대라. 연고를 발라라. 가벼운 상처에도 왜 과하게 반응하는지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신의 경험을 들어보니 그럴 수 있겠구나 생각됐다.
그녀는 언니가 있다. 어린시절 주방에서 가마솥으로 종종 둘이서 밥을 지었다. 그런데 밥을 짓다 사고가 일어난 적이 있다. 아궁이에 있던 불이 언니 치마에 붙은 사고. 불은 그녀의 치마에 달라붙어 금방 떨어지지 않았다. 치마 뒤, 아래쪽부터 허벅지까지 검은 재로 변했다. 옷이 타는 과정에서 언니의 허벅지에 상처가 남았다. 이 사건 이후 내 어머니는 단어 화상을 떠올릴 때 마다 언니의 사고가 떠오른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 나는 어머니의 반응이 과하다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의 경험을 들어보니 화상에 대한 반응이 이해가 됐다. 이제는 당신의 행동을 보며 나도 언니의 사건을 떠올린다. 그리고 생각한다. 엄마라면 그럴 수 있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