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안전복을 고르는 기준 3가지
길을 지나가다 보면 공사 현장을 목격하게 되는데요.
그때마다 땀 흘려 자재를 운반하는 근로자 분들을 보게 됩니다. 하얀 분진으로 뒤덮인 바지와 발목에 묶인 각반, 땀에 젖은 카라 셔츠 위에 야광조끼... 우리가 입는 옷과는 전혀 다른 옷들을 입고 계신데요. 바로 안전복입니다. 안전복은 패션보다 안전에 특화된 의류입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목적이 아닌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지요.
안전복은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왔습니다.
우리가 지금도 입고 다니는 청바지는 19세기 미국 광부들이 작업 때 입었던 작업복에서 유래되었고, 주머니가 달린 카고바지는 화물 승무원들이 작업 때 입던 바지가 기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장 노동을 업으로 삼았고, 대부분의 시간을 공장에서 보냈기 때문에 안전복은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옮겨간 것이죠. 대대적인 운동이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자연스러운 흐름이었죠.
요즘 우리는 안전복이 필요하다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필요합니다. 직업이 매일매일 생겨나면서 블루칼라, 화이트칼라에 대한 경계가 희미해졌고, 소규모 조직이 많아지면서 화이트, 블루 가릴 것 없이 소수가 일의 A to Z를 모두 도맡아 하는 상황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스스로 해결하려는 DIY 활동이 발전하며 누구나 무언가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죠. 이런 다양화된 활동으로 수놓아진 일상에서 우리는 안전복이 필요합니다. 언제든지 사고는 벌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공구로운생활은 이번에 나에게 맞는 안전복을 고르는 기준 3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 기준만 잘 아신다면 안전과 디자인을 모두 잡는 멋진 안전복을 고를 수 있습니다.
내가 어떠한 작업을 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현장이 분진이 많이 날리는지, 높은 열이 발생하는지, 독성 물질이 튀기는지, 무거운 집을 많이 운반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야 합니다. 상황의 특성에 따라서 안전복의 소재와 모양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령, 밤에 일한다면 옷에는 밤에 잘 보이는 야광 특성이 있어야겠죠?
안전복의 스펙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크게 보는 방법은 2가지입니다.
나를 보호할 수 있는지는 제품의 원단을 보면 됩니다.
겉감은 날카로움에 찢어지지 않는 소재인지 열이 녹지 않는 소재(방열, 방염)인지 반드시 확인하도록 합니다. 안에는 내가 땀을 흘려도 땀 흡수가 잘 되는지, 잘 마르는지를 확인합니다. 또한, 바지가 신축성이 좋은 지도 봅니다. 우리가 기성복에서도 겪을 수 있는 불편이지만, 안전복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작은 불편은 나중에 스노우볼 효과로 큰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내가 편하게 입을 수 있는지도 물론 중요합니다. 주머니가 내가 손이 닿는 적절한 위치에 있는지, 그 주머니의 모양이 내가 작업할 때 안전하게 잘 닫히는지 등을 봐야 합니다. 참고로 공구로운생활에서는 안전복 상의 왼쪽 가슴에 지퍼 달린 주머니가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붙인 고객처가 있었습니다. 근로자 분들이 작업하다 식권을 자주 잃어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순히 기호의 문제라고 생각하겠지만, 개인적인 기호가 그날 노동의 컨디션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디자인은 환경과 기능보다는 후에 생각해볼 기준이지만 역시나 중요합니다. 단체 유니폼일 경우에는 디자인이 기업의 정체성과 조직 시스템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국내에는 다양하고, 품질 좋은 안전복 브랜드가 많습니다.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과 함께 해오며 우리들의 조부모, 부모님이 일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기업들입니다. 공구로운생활은 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안전복들을 많이 소개해볼 예정입니다. 국내에서 만든 품질 좋은 안전복으로 많은 사람들이 안전한 작업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F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