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 국산 망치 브랜드 헥터 HEKTOR를 생산하는 세종 FG
혹시 헥터(HEKTOR)라는 브랜드를 아시나요?
헥터 또는 헥토르라고 불리는 수공구 브랜드인데요. 요새 기술자들 사이에서 아주 핫하죠.
저희도 처음 제품을 봤을 때 충격이었습니다. 창의적이면서도 또 안정적인 느낌이 있는 무언가의 장인정신이 제품에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시나요? 이 브랜드가 국산 제조기업 세종 FG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요.
공생은 너무 궁금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수공구를 만들 수 있는지요. 그래서 과감하게 이 제조 현장을 직접 찾아가서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세종 FG를 경영하시는 이현우 총괄이사님은 건장한 체격과 짧은 머리의 시원시원한 한 성격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인터뷰가 처음이라고 긴장하셨지만, 막상 시작되니 자신의 여태까지의 경험을 매우 재미있게 얘기해주셨습니다.
할아버지의 장인 정신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시대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제조업을 살려보고 싶었어요. 할아버지 때부터 망치를 만들어온 이 장인 정신을 이어가고 싶었어요. 사실 가장 기본적인 수공구인 망치부터 수입산을 쓰고 있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죠.
저는 원래 직장인이었어요. 그래도 옆에서 할아버지, 아버지가 망치를 만드는 과정을 오랫동안 봐왔기에 철물에 기본적으로 관심이 많았죠. 그래서 여러 시장을 돌아다녀도 봤어요. 그런데 국산이 많이 없는 거예요. 국산 망치가 없었죠. 미국, 독일, 일본의 고가의 제품과 중국의 저가 제품만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어요. 아버지는 기술이 있었고, 저는 판매 능력이 있었어요. 해볼 만하다고 판단했죠.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국산 망치를 만들고 싶었어요.
망치 시장은 예전부터 극단적인 특성이 있었어요. 미국, 일본, 독일의 망치는 고품질 고가였고, 중국산 망치는 저품질 저가였죠. 소비자들은 고품질 망치를 쓸 때는 부담스럽거나 구매할 필요는 못 느꼈고, 중국산 망치는 금방 쓰다가 버리게 되는 거죠. 국산 망치도 있긴 있었지만, 중저가 위주가 많았어요.
여기서 생각했어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의 망치를 만들어야겠다고요.
대한민국에 없는 수공구를 만들고 싶은 욕구도 있었어요. 낫곡괭이를 봐도 그렇죠. 낫곡괭이는 한국전력의 한 소장님이 오셔서 아이디어를 주신 거예요. 칡뿌리를 캐다 보니 캐고, 자르기까지 하는데 낫과 괭이를 번갈아 들다 보니 너무 불편하다고 하셨죠. 그래서 낫과 곡괭이를 합쳐서 이걸 만들었죠. 여기서 또 다양한 상황에 개선된 수공구들이 나오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어느덧 130가지가 넘게 되었네요.
소비자가 원하면 그 원하는 걸 만들어주면 됩니다.
그게 발전의 원천이었죠.
그렇죠. 게다가 저희가 가진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의 피드백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가 기술력뿐만 아니라 창의성도 뛰어나세요. 사실 소비자가 곡괭이와 낫을 붙여달라 이렇게 얘기를 안 해요. ‘땅을 파면서 낫질을 할 수 있게 해 주세요?’에 이런 낫 곡괭이를 발명한 거죠. 물론 오랜 연구와 시행착오가 있었죠. 또 이렇게 만들어주다 보니 소비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입소문이 퍼지더라고요.
일단 저희 제품은 쉽게 부러지지 않고, 열처리가 잘 되어있죠. 또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대한민국에 없는 형태의 제품이 많죠. 품질은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에요. 소비자들이 만족하는 포인트가 여기에 있어요. ‘값을 지불한 만큼 품질이 뛰어나다.’라고 말해요.
맞아요. 저희는 품질에 맞게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요. 저가 전략을 취하게 되면 반드시 챙겨야 할 여러 품질 요소(열처리, 손잡이)를 놓치게 됩니다. 이런 저가 제품을 사용하다가 사고를 당한 안타까운 사례도 많이 봤어요. 저희는 간단해요. 우리는 좋은 품질로 제품을 제공하고 그에 걸맞은 가격을 받는 겁니다. 저희는 품질로 승부를 봅니다.
맞아요. 실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야 해요. 소매점에 가서 영업을 할 때면 ‘이거 소비자들이 원하는 거예요. 하나 놓으셔야 해요.’라고 얘기를 해요. 그러니까 팔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영업에도 여러 기술들이 있겠지만 저희는 소비자가 원하는 거라고 정직하게 말을 해요.
자금 조달이 힘들었죠. 처음에는 망치를 3가지만 만들었는데 많이 팔리지 않았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제품을 다양하게 만들어야, 구색을 갖춰야 성장하겠구나라고요. 그래서 제품 만드는 데에만 무조건 집중했어요. 그러니까 조금씩 회사가 굴러가기 시작하더라고요. 투자를 할수록 회사가 성장함을 더더욱 느꼈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사용자 후기들을 보면 아주 힘이 나요. 그리고 재구매를 했을 때 더 힘이 나요. 소비자들이 만들어달라는 걸 만들어줬는데 그 소비자들이 좋아한다면 저희도 좋은 거죠. 물론 실패작도 많긴 했어요. 그래도 시행착오를 겪고 난 뒤의 결과물이 소비자들이 좋아하면 저도 너무 좋더라고요. 2020년 들어서 많은 인정을 받고 있네요.
예부터 대한민국은 농업국가였고 요새는 등산인구도 200만 명 되고 그러잖아요? 앞으로 전국 모든 가정에 헥터 제품이 하나씩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가격보다는 가치로 승부를 보는 제품을 만들 겁니다. 그리고 이 가치를 소비자에게 인정받아서 계속 성장할 거예요.
제조업이 부흥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회사가 열심히 망치를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해서 제조업의 발전에 기여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힘들다는 인식이 강하고 또 사실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직원이 편하게 일할 공간을 만들어주려고 해요. 여름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일할 수 있게 말이죠. 몸이 힘든 작업들은 기계로 대체를 하고 있고요. 세종 FG는 제 것이 아니에요. 직원 모두, 우리의 것이에요.
저희 아버지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망치 기술을 가진 집안에 태어난 게 알고 보니 굉장히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 기술들을 이용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이게 제가 인생을 살아가는 기본 마인드예요.
망치 기술을 가진 집안에 태어난 게 굉장히 특별한 기회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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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뒤로 이사님을 따라서 수공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보고, 망치를 몇 개 구매하였습니다. 직원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냉장고에 이온음료가 가득 차있는 모습을 보니 진심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종 FG는 거짓이 없는 기업입니다. 담백하다고 해야 할까요? 소비자의 만족을 위해 열심히 만들고, 정직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기업임이 느껴졌습니다. 앞으로 이런 제조업이 더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공구로운 생활도 이러한 모습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FINE
국산 브랜드 헥터 HEKTOR의 놀라운 자석 빠루망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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