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니정 Jun 06. 2020

공구로운생활의 '로컬'

[#20] 산업용품 시장도 결국 지역경제다.

공구로운생활은 현재 안양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하였는데요. 그 이유는 2가지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은퇴한 기술자들을 시니어 컨설턴트로 고용'

'안양국제유통상가와 소비자를 연결' 


공생이 지금부터 이야기할 부분은 2번째 문제인데요. 2번째 문제는 지역경제,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로컬(Local)과 관련 있습니다. 산업용품도 결국에는 로컬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로컬(Local)은 무엇인가?

'골목길 자본론'으로 유명한 모종린 연세대학교 교수는 '로컬은 창조의 자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개성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개인, 도시, 국가의 정체성에서 개성을 찾고 이를 차별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가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부각된 트렌드가 바로 로컬(Local)입니다. 자신이 사는 지역의 개성을 발굴하여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죠.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제주도. 제주도만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인 특성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관광지 중 하나가 되었죠.




*글로벌 기업도 모두 로컬(Local)에서 시작되었다.

스타벅스는 시애틀, 나이키는 포틀랜드, 이케아는 알름홀트라는 도시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이 글로벌 기업들은 도시마다의 특성을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죠. 자신만의 도시에서 검증했던 모델을 다른 도시에 적용해보고, 다른 국가에 적용해보는 실험에 거듭 성공하면서 글로벌 기업이 되었습니다. 로컬은 사업에 있어서 본능으로 따질 수밖에 없는 기준입니다. 작은 가게를 차려도 그 주위에 상권과 유동인구를 보기 마련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점이 있어요. 이 지역에서 따질 수밖에 없는 기준을 다른 지역에 적용시키면 누구도 따라못할 개성이 된다는 것이죠.


(스타벅스의 시작)


서울, 수도권에 인구가 몰린 지금 그 외 많은 도시에서 지역적 특성을 살려 도시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특산물, 관광지, 역사 등 발굴하여 그 도시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어필하려고 애를 씁니다. 점점 로컬의 범위는 작아져가고 있습니다. 어느 도시의 어느 구, 어느 동, 어느 마을.. 범위가 더 세분화되는 것이죠. 서울에서도 세운상가, 동대문 의류시장 등 지역적 특성이 나뉘죠.



*산업용품의 로컬(Local): 공구상가

산업용품도 로컬과 아주 연관이 깊습니다. 공구상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1970년 제조업이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공장 운영에 필요한 여러 용품을 빠르게 구해야만 했는데요. 그래서 공단 근처에 성냥갑 같은 공구상가가 들어섰습니다. 청계천, 인천 남동, 안산 반월, 시흥 시화 등 유명한 공구상가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모두 공업도시 근처에 있죠. 안양국제유통상가도 공업도시 군포시에 의해 탄생했듯이 말이죠.


공구상가와 공업단지의 시너지는 엄청납니다. 수백 대의 트럭이 공구상가를 들락날락거리며 산업용품을 공급하게 되면 그 지역 우리 공구상 아저씨들 밥 먹어야 하니까 근처에 백반집, 한식뷔페도 생깁니다. 빠른 배송이 생명이니 퀵서비스 화물택배 지점들이 들어옵니다. 자영업자들이 많다 보니 세무 관련 기업도 들어서고, 산업용품 기업 거래 특성상 어음이 많기 때문에 어음할인 사무소도 생깁니다. 작게는 20동 크게 100동까지 이루어져 있는 공구상가 주변에는 평소에 볼 수 없는 분야의 기업들이 공생합니다.


(공생의 또 다른 사무실이 있는 시화유통상가)



*공구상가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공구상가의 공실률이 점점 높아져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불경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에 있다 생각합니다. 고객은 이제 공구상가로 직접 와서 사지 않습니다. 모두 온라인으로 주문을 하죠. 그래서 비싼 월세를 가지고 공구상가에 가게를 가질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온라인이 더 편하고, 더 빠르고, 더 종류가 많아졌습니다. 저도 인정합니다. 사실 공구상가는 지금 시대에 맞는 상권의 구조는 아닙니다. 저도 점점 공구상가에 머무르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어요.


하지만 공구상가의 매력은 여전하다고 생각하기에 공생은 고민하고 있습니다. 공구상가를 어떻게 하면 더 살릴지, 소비자와 어떻게 하면 직관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요. 공구상가의 빠른 납품 시스템을 기업 고객이 아닌 일반 고객이 느끼게 할 방법이 있을까? 공구상가에서 물건을 재미있게 고르게 할 방법은 없을까? 공구로운생활이 안양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한 이유입니다.



*'지역'이라는 단어로 재미있는 상상을

로컬(Local)이라는 단어는 논제의 의미가 강합니다. 구체적인 행동이나 특정한 무언가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지역'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 만듭니다. 산업용품의 로컬(Local)은 공구상가로 생각한 것이 꼭 정답이 아닐 수 있겠지요. 중요한 건 지역적인 특성으로 우리가 어떤 일을 이뤄나갈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지역에라는 단어에 각자의 역량을 얹어서 재미있는 뭔가를 만들어보는 거죠. 


(대구 북성로에서는 매년 문화예술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대구 북성로 공구거리의 문화예술집단 훌라(Hoola)


공구상가, 유통상가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분들을 많이 봅니다. 대구 북성로처럼 문화예술 축제로, 세운상가처럼 메이커스페이스로 지역과 개인의 역량이 혼합되어 새로운 결과물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일들을 접할 때마다 공구로운생활도 동기부여가 되네요. 무언가를 해봐야겠다고요. FINE







공구로운생활 홈페이지

공구로운생활 유투브 채널

공구로운생활 네이버스마트스토어

공구로운생활 페이스북

공구로운생활 인스타그램 










매거진의 이전글 공구로운생활의 '드라이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