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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디자이너가 브랜딩한
파리의 중국식당

[#27 Paris] Inspired By Gros Bao

by 재니정

저번 페이퍼에서 파리의 독특한 미학을 추구하는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일 스튜디오 (Ill Studio) 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었지? 이번 편지에서는 또 다른 파리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소개하려고 해. 아뜰리에 Choquelegoff 라는 스튜디오인데 최근에 ‘‘바오 패밀리’라는 중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브랜딩 아이덴티티를 작업하면서 유명해졌어. 바오 패밀리 산하에는 Gros Bao (Big Bao) 와 Petit Bao (Little Bao) 두가지의 체인이 있고 오픈과 동시에 파리에 가장 핫한 중국 음식집으로 거듭났어. 내가 살고 있는 생 마르탱 운하 근처에 Gros Bao 레스토랑이 있어서 자주 지나가곤 하는데 그때마다 기다리는 줄이 어마어마 해.


아뜰리에 Choquelegoff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그들의 작업물을 둘러보면 마치 카툰같은 재치있는 형태들과 컬러들이 눈에 띌거야. 학창시절 클래스 메이트로 만난 Donald Choque와 Yoann Le Goff, 이 둘의 작업은 위트있고 친근한 디자인이 특징이지. 그래서 바오패밀리의 브랜딩 작업에서도 곳곳에 숨어있는 유머들을 발견할 수 있어. 바오(만두)를 먹는 방법을 초보자와 숙련자를 비교해서 소개하는 가이드라든지, 메뉴를 보기 위한 QR코드 옆에 적혀있는 ‘중국처럼 전부 스캔하세요!’ 문구라든지, 평소에 투박하고 불친절한 경험들로 기억되는 중국 식당을 친근하게 소개하기 위한 노력들이 보여. 또한 대부분의 레스토랑 브랜딩을 생각한다면 주로 로고나 메뉴판, 간단한 굿즈들이나 부분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셀 수도 없는 다양한 그래픽물들에 관여하면서 식당 브랜딩을 넘어 바오 패밀리라는 그룹의 전반적인 경험요소들을 제공하고 있어. 이러한 요소들로 고객들은 단순히 좋은 음식을 즐기는 곳을 넘어 입체적인 체험을 느끼게 되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되지.

실제로 레스토랑을 방문해보면 이렇게 힙한 중식당이 있을까? 하며 감탄하면서도 결국에는 곳곳에 숨어있는 디테일한 그래픽 물들을 보는 재미에 빠지게 돼. 더불어 음식까지 맛이 좋다면, 이 곳이 핫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


사실 파리에 있는 한식, 중국식당은 오래된 점포들이 많아서 아직까지도 투박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아. 내가 이 프로젝트를 높이 사는 이유는, 우리에게는 중국적인, 또는 한국적인 디자인을 트렌디하게 해석하는 방법이 그리 어렵지 않은 방식이지만, 프랑스 태생인 이들에게는 쉽지 않았을거라는 점이야. 예를 들어 우리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디자인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느 정도 뻔하게 나올 듯한 이미지가 그려지지? 그리고 그것을 정통 이탈리안들이 봤을때 느껴지는 이질적인 감정들이 있겠지. 하지만 Choquelegoff는 중국적인 스타일이 가지고 있는 그래픽 톤을 잘 유지하면서 그것을 현대적이고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했어. 덕분에 이 프로젝트는 아마 파리에 넘쳐나는 중,한,일 식당에 적지 않은 이변을 보여줬을거야. 또한 표상적인 브랜딩 디자인을 넘어 이러한 세심한 접근과 입체적인 브랜딩이 어떠한 문화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줬던 이 바오 패밀리 아이덴티티 작업은 디자인이 가져가야할 과제와 역할이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어.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라는 속담을 명쾌하게 재현해낸 케이스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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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은 뭐야?


2021.09.21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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