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Seoul] Inspired By Local Stitch
최근 로컬 스티치가 50억을 투자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어.
요새 다시 코워킹, 코리빙 문화가 떠오르는 것 같아. 패스트파이브, 집무실, 다이브인, 맹그로브 같은 공간 브랜드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 중인데 난 로컬스티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 예전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일했던 나에게 로컬 스티치는 직장 동료들이 꼭 가보라고 추천받았던 공간이었거든. 2013년부터 철학을 다져가며 튼튼하게 성장한 브랜드로 기억해.
로컬스티치는 도시 창작자를 위한 코워킹, 리빙 스페이스야. 서울에 15개, 대전, 세종에 각각 1개의 지점이 있는데 각각 특성이 있어. 가령 로컬스티치 약수점은 매거진 바가 있어서 매거진을 자유롭게 보고, 연남점은 전시공간이 있어 다양한 예술 작품이나 공연을 관람해. 서울은 아주 크게 보면 세계적으로 발달된 도시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지역마다 깨알 같은 개성이 있거든. 로컬스티치는 이걸 캐치한 것 같아. 17개의 지점에서 나에게 맞는 공간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지. 특정한 사무실을 두지 않는 디지털 노마드들에게 최적화된 공간이지.
앞으로 디지털 노마드는 어떻게 될까?
‘사무실을 가지지 않고 돌아다니며 일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한 2-3년 전까지는 굉장히 유행했던 말이었어. 컴퓨터로 업무를 처리하고 모바일로 대화를 주고받으니 한 사무실에 모두 모여 일할 필요가 없어졌어. 백팩에 13인치 노트북만 넣고 다닌다면 모든 공간이 내 사무실인 거야. 하루는 카페에서, 하루는 또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다양한 공간에서 일하는 시도를 하는데 꽤 장점이 있나 봐. 매일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업무를 보고, 자유로운 시간 배분이 성과가 좋다는 사람들이 있어. 아무래도 뭔가를 크리에이티브하게 만들어가는 사람들한테 어울리는 것 같더라고. 공간의 영감에 둘러 싸여 일하며 더 뭔가가 잘 떠오르나봐.
한편 안 좋은 점도 있었어. 그중 가장 큰 단점은 '소속감'이었어. 내가 항상 출근하는 일정한 공간이 없으니 불안감을 느꼈던 거지. 내가 이 회사를 다니는 건가? 이 조직에서 제대로 일을 하고 있나? 하는 그 느낌. 유목민(Nomad)이 아닌 시민(Citizen)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걸까? 그래서 어떤 기업들은 다시 직원들을 한 공간으로 불러 모으기도 했어. 아니면 자본을 들여서라도 여러 지역의 사무실을 따로 차리는 회사도 생겼지. 결국 공간은 회사의 '정체성'이었던 거야. 내가 어떤 직업,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 가는 일하는 공간에 따라 결정되는 거지. 이제는 프리랜서, N잡러와 같은 단어로 세분화되었고 로컬스티치는 도시창작자. 크리에이터를 위한 공간을 만든다고 이야기해. 사실 디지털 노마드라는 말을 잘 안 쓰게 되었지.
요새 코워킹 스페이스는 단순히 공간으로만 비즈니스를 하지 않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성장을 위한 고도화된 시스템을 덧붙여나가고 있지. 로컬스티치는 1인 기업, 창작자들에게 컨설팅, 커뮤니티, 쇼룸 등을 제공해. 그래서 각 지점에서는 팝업 전시, 카페 레스토랑이 자주 오픈하는데 로컬스티치 멤버들의 결과물이지. 하나의 공간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업하는 생태계가 이루어지는 것, 로컬스티치의 목표라고 해.
작년 로컬스티치는 을지로에 크리에이터 타운을 오픈했어. 이번에는 무려 19층짜리 건물 규모로 외관을 보면 아파트나 호텔이 떠올라. 이름 그대로 크리에이터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협업하며 모든 편의를 마련한 마을이라고 해. 이런 모습들을 보면 코워킹, 리빙 스페이스는 단지 일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워커(Worker)의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책임지는 것 같아. 원래 나는 위워크 같은 굵직한 기업들이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고 코워킹 스페이스라는 비즈니스에 회의적이었어. 실리콘 밸리 트렌드를 쫓는 데에 급급한 어쩌면 한국과는 맞지 않은 형태라고도 생각했지.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어. 코워킹, 리빙 스페이스는 단순히 사무실 역할을 넘어서 여러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거라고 봐. 현대 청년들이 직면한 취업, 주거, 창업 등의 문제들을 코워킹,리빙 스페이스가 고민하고 있어. 그중 로컬 스티치는 가장 직관적이고 독창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공간이야.
이번 주 너는 어떤 영감을 받았어?
2022.02.02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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