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철물점TV X 공구로운생활의 월간 콘텐츠
기술자들에게만 인기 많은 마니아틱한 공구 시장, 이 공구가 일반인에게까지 주목받는 순간은 손가락에 꼽힌다. 그 중 ‘도대체 몽키 스패너는 왜 몽키 스패너야?’ 라고 온라인이 뜨겁게 달궈졌던 적이 있었다. 몽키스패너를 맨날 보는 공구상이나 기술자들조차 이 공구의 어원을 몰랐던 재밌던 이슈로 기억한다.
몽키스패너는 조우를 자유자재로 조절하여 하나만 가지고 있어도 다양한 사이즈의 볼, 너트를 조이고 풀 수 있다. 19세기에 만들어졌다는 이 공구는 어원이 불분명하다. 원숭이의 모양을 닮아서, 원숭이의 팔 역할을 해서, 발명가의 이름을 따서, 상표의 이름을 따서, 해양학의 한 단어의 의미 (가장 유력해 보이는 의미) 등의 어원의 다양한 해석은 이 공구를 더욱 신비스럽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각자 믿고 싶은 데로 믿어도 납득이 가는 합리적인 해석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RRuQ6G7GPfs
몽키 스패너(이하 몽키)는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모양이 크게 변하지 않은 공구다. 우리가 흔히 보는 이 모양은 적어도 50년 이상이 되어 변하더라도 아주 미세하게 쓸모에 따라 변한다.
국가를 막론하고 각 브랜드마다 서로 더 좋은 몽키를 만들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데 특히 이 조우의 유격에서 경쟁력이 도드라진다. 조우가 덜걱덜걱거리는 유격이 있다면 볼트, 너트가 마모될 가능성이 커지고 강한 힘 작업 중에 몽키가 빠져버리는 위험이 생긴다. 어떻게 하면 유격없이 볼,너트를 조일지 세대를 이어오며 고민한다. 라쳇 몽키나 바이스 몽키처럼 다른 수공구의 특징을 결합하기도, 조우의 형태를 바꾸기도 한다. 그래도 조우의 유격은 0이 아니라 0에 수렴하기에 어떤 기술자들은 몽키 자체를 거부하고 오히려 작업 사이즈에 맞는 렌치들을 가지고 다닌다. 이제 몽키는 경량 몽키, 포켓 몽키 등 가정용으로만 필요하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DdPo3LXKCs4
몽키는 수공구의 대명사로 불린다. 사람이 몽키를 쥐고 있다면 기술자로 인식하고, 정비 관련 산업을 표현할 때 몽키 이모티콘을 넣는 등 많은 사례가 있다. 또한, 파이프 렌치와 함께 무기의 쌍두마차로 불리며 ‘군산 몽키스패너’와 같은 험악한 별명도 지어진다. 몽키 이 하나의 존재가 많은 표현력을, 어쩌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다 말할 수 있겠다. 앞으로 몽키를 대신한 정비, 기술의 상징으로 불릴 수공구는 당장 없을 듯하다.
어쩔 때는 이런 엉뚱한 생각이 든다.
브랜드를 기획하거나 운영하는 사업가의 고민에는 공통점이 있다.
‘어떻게 브랜드를 꾸준히 유지시킬까?’
당장의 인기가 올라가는 방법보다 어떻게 하면 대중에게 오래 기억이 남을지를 중요시한다. 지금 서울. 번화가의 디지털 사이니지에 걸리는 브랜드보다 대일 밴드, 에프 킬라, 샴페인과 같은 브랜드를 꿈꾼다. 시대가 변하여 더 나은 제품이 나타나도 그 제품마저도 예전 이름으로 불리는 압도적인 인지도를 말이다. 이런 관점에서 몽키는 인류사에 길이 남는 브랜드, 제품이 틀림없다.
몽키 스패너의 이 인지도는 어디서 온 걸까? 가장 큰 비결은 ‘불변’에 있다. 원숭이(엄밀히 말하면 침팬지)의 옆모습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와서다. 남들은 트렌드에 맞춰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려고 한다. 현재 모습을 언제까지 대중이 사랑해 줄까?라는 조바심에 있다. 당연한 과정이지만 어쩔 때는 몽키처럼 뚝심 있게 모양을 지켜주는 게 좋을 때가 있지 않을까? 올드보다 클래식, 트렌드보다 아이콘 그리고 ‘몽키’라는 불분명하지만 친숙한 이름.. 모두 꿈꾸는 브랜드의 이상형이 막상 우리 일상 가까이에 공구함 속에 있었다.
이 콘텐츠는 울산대표 건축자재백화점 '연암철물'과 제휴하여 제작하는 월간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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