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97
갈 길을 잘 가고 있는데 깜빡이 없이 훅 들어오는 차를 보거나 효율적인 일을 하고 있는데 비효율적인 방법을 강요받았을 때 경적을 울리거나 자신의 방법이 더 맞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렇게 자신과 맞지 않는 생각을 듣거나 불편한 행동들을 봤을 때 뭐라고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하지만 경적을 울리는 사람을 보면 난폭해 보이고, 다른 의견에 대해 반기를 들면 날카로운 사람처럼 보인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냥 참고 넘어간다. 그렇게 뾰족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결국 자신만 찔려버리고 상황을 끝낸다.
한두 번이야 넘어갈 만도 하고 모든 거북한 상황에 대응하면 성가실까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잘 삭혀서 없애버리면 다행이지만 지워지지 않을 때가 있다. 열이 받아 잠을 못 잘 때도 있고, 다른 사람에게 그 감정을 버리는 우를 범하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경적 한 번 울린다고 도로의 무법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의견에 반기를 든다고 반동분자가 도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조금만 멀리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혼자 심각하게 생각한다.
뾰족한 연필이나 날카로운 송곳도 보는 방향에 따라 둥글게 보일 수도 있고 그냥 선으로 보이기도 한다. 멀리서 보면 심지어 조그만 점으로 보일 뿐이다. 그리고 그 연필과 송곳으로 글씨를 쓰고 구멍을 뚫는 것처럼 필요할 때 뾰족하고 날카로운 게 더 쓸모 있다.
이해심이 많고 본성이 착한 사람도 가끔 화를 분출하고 싶은 순간이 온다. 그때 화를 낸다고 나쁘고 예민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다. 멀리서 보면 아무도 뾰족하게 보지 않으니 무리하게 참지 않아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