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도 여행이듯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111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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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원래 있던 환경에서 벗어나 일탈을 즐기면 쾌감을 느낀다. 그 순간만큼은 일상의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살고 싶은 모습으로 살아간다. 아는 사람이 없는 해외여행에서 고삐 풀린 듯 즐기는 것부터 빈 집에서 혼자 난리부르스를 치는 것까지 일탈의 모습은 다양하다.


일탈의 사전적인 의미는 정해진 영역, 본디의 목적, 규범에서 벗어난 것을 뜻한다. 사실 법, 규범 같은 것들은 세상 어딜 가나 정해져있지만 본인이 그 울타리를 필요 이상으로 타이트하게 쳐놔서 압박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거나 날을 잡고 일탈을 즐긴다.


하지만 다시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오면 또 어딘가에 묶여 떠날 생각만 하고 살아간다. 그리고 또 떠나고, 단순히 눈치 보지 않는 것 하나로 쾌감을 느낀다. 그 말은 반대로 생각해보면 평상시에는 눈치를 보고 산다는 것이다.


여행지에서 만난 신나는 사람들도 일상으로 돌아가면 다시 조용해지는 경우가 있는 반면 원래 쾌활한 사람이 있다. 여행을 사람들의 눈치 때문에 떠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즐기러 떠나는 사람들이다. 일상이 여행이고, 여행이 일상인 것이다.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편하게 쉬고, 신나게 놀고, 멋진 것들을 보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는 건 언제나 좋다. 하지만 돌아와서 어딘가에 트루먼쇼처럼 자신을 지켜보는 눈이 있을 것 같은 속박의 굴레는 쳐놓지 말자.


압박 때문에 떠나는 것이 반복되면 진짜 일상은 남의 눈치로 가득해진다. 일상도 여행인 듯 자신이 살고 싶은 모습으로 홀가분하게 살아보자. 주위 사람들도 어딘가에서 떠나온 여행객들일 뿐이다. 일상에는 생각보다 자신에게 주목하는 사람은 없고 재미있는 것들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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