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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주 Oct 19. 2023

술의 맛을 아는 사람들

술은 취미 중 하나

 사람들이 도저히 무슨 맛으로 마시는지 모르겠다는 소주마저 달다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소주보다 위스키나 와인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막걸리를 비롯해 다양한 전통주를 맛보며 양조장을 탐험하는 이들도 있다.

 장르가 뭐가 됐건 그들 중 대부분은 애주가로 불린다. 체질상 혹은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다양한 술의 맛을 볼 수 있다는 건 축복이라 생각한다.

 중식보다 한식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저마다 선호하는 주종이 있다. 김치 중에서도 겉절이보다 묵은지를 좋아하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같은 주종 안에서도 좋아하는 맛이 각자가 다르다.


 술을 마시는 상황과 느낌 자체가 좋아서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음식을 먹을 때 함께 하면 좋은 술이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삼겹살을 먹을 땐 소주가 생각나고, 해산물을 먹을 땐 화이트 와인이 생각나고, 치킨을 먹을 땐 맥주가 생각나는 것처럼.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한몫한다. 비가 오면 막걸리가 생각나고, 혼자 휴식을 취하며 여유를 즐기고 싶을 땐 위스키가 생각날 때가 있다. 그중에서도 바디감이 묵직한 막걸리를 찾기도 하고, 오크향이 진한 위스키를 선택하기도 한다.

 이처럼 음식이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술을 찾아간다. 때문에 당장 마시지 않더라도 평소 마시고 싶었는데 구하기 힘들었던 술이 보이면 구매부터 하고 집에 모셔두는 경우도 있다.



 술은 개인의 취향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취향은 하나의 취미가 된다. 술은 취하기 위해 무작정 들이붓는 거라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그건 단지 술이 잘 맞지 않아 제대로 즐겨보지 못했기에 그런 거라 생각한다. 어쩔 수 없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운동에 재미를 붙여볼까 하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이후로 운동을 꺼려 하게 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무작정 많이 먹는다고만 생각하지 않는다.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무조건 비싼 옷만 산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떠나는 사람으로 보지도 않는다.


 그들이 하는 행동들을 취미로 인정하고, 그 취미의 취향까지 존중하는 게 정상이다. 술을 좋아한다면 이것 또한 취미로 보고, 그 속에 있는 취향을 더 깊게 들여다봐도 좋다. 어딜 가나 그렇듯 취미가 맞는 사람은 모이고, 또 취향이 맞는 사람과 가까워지게 될 테니. 소주와 마시면 좋은 음식을 나눠도 보고, 달지 않고 가벼운 와인을 추천도 해보고, 좋은 술이 있는 지역으로 여행도 떠나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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