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밤이 오면 빛난다.

철은 무거우니 들지 말자_#74

by 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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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고 싶은 일이 많았고, 생각만 하고 살기에는 내 인생이 아까워 일찍이 직장을 관뒀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들, 혼자 정리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하며 살았다. 하지만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누가 볼 수 있는 결과물은 없었다. 그렇게 나는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시간 속에서 혼자 나를 찾아갔다.


내가 그렇게 사는 동안 주변 친구들은 보통 사람들처럼 직장 생활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승진도 하고, 차도 사고, 전셋집도 구했다. 그렇게 누구나 볼 수 있는 밝은 시간 속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채워갔다.


나와 내 친구들의 시간은 확실히 달랐다. 다른 걸 알기에 오로지 나에게 집중했다. 그 시간 속에서 나만의 생각, 취향, 행동들을 내 스스로 즐기며 찾아나갔다. 그렇게 확고하게 자신만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많다. 내가 약과일 정도로 더 자신의 시간에 몰입해서 살아가고들 있다.


모든 사람들이 보여주고 있을 때 자신은 보이지 않으니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볼 수 있는 상황들이 대낮의 태양처럼 빛나고 있어 보일지는 몰라도 정작 눈이 아파서 똑바로 쳐다볼 수는 없다. 심지어 그렇게 제대로 볼 수도 없는 태양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도 없으니까.


낙담하지 않고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길을 걷다 보면 태양이 사라지는 밤이 올 것이다. 그리고 달이 뜨면 그 달을 똑바로 주시하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밝은 낮의 태양은 그것만의 장단점이, 어두운 밤의 달은 그것만의 장단점이 있다. 그 시간과 모습이 다를 뿐이다.


보이지 않는 시간들 속에서 내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해나가다 보면 빛나는 순간이 오기 마련이다. 그때까지 보이지 않는다고 나의 존재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시간이 지나 밤이 오면 더 돋보이는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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