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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naBanana Jul 08. 2018

그리스 여행기 - 아테네편

그리스 로마 신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어린 시절에 유일하게 나에게 허락되었던 만화책은 '그리스로마신화'였다. 그 중에서도 지혜의 신 아테네를 가장 좋아하곤 했는데 아테네에 가게 되다니, 참 재미있는 인생이다. 아테네는 사실 그리 기대하지 않은 그리스의 도시이기도 했다. 지중해로 유명한 휴양지 그리스에서, 내륙의 도시인 아테네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길지 않게 잡았건만, 사실은 정말 재미있는 도시였다. 여유로운 사람들과 살-짝 붐비는 도시의 느낌. 그리고 고대 건축물들이 속속이 섞여 어우러진 풍경이 매력적인 도시임에 분명하다. 갔다 온 곳 위주로 후기를 써볼까 한다. 


우선 아테네에서 가볼만한 곳들을 나열해보겠다. 역시나 지극히 개인적인 리스트들.

관광지 1 - 아크로폴리스 (Acropolis of Athens)

관광지 2 - 헤로드 아티쿠스 음악당 (Odeon of Herodes Atticus)

관광지 3 - 네셔널 가든 (National Garden)

관광지 4 - 신테그마 스퀘어 (Syntagma Square)

관광지 5 - 리카비투스 언덕 (Mount Lycabettus) *가보지 않음


식당 1- Yoleni's Greek Gastronomy [피타 브레드, 브런치 메뉴]

식당 2 - GB Roof Garden [야경, 호텔 고급 요리, 양갈비, 파스타, 와인]

식당 3 - The Karamanlidika Fanis [시그니처 샐러드, 스즈키, 콜드컷플레이트]

식당 4 - Thanasis Kebab [수블라키, 그릭 샐러드] *가보지 않음

식당 5 - Atitamos Mezedopoleio [가지튀김, 미트 플레이트, 샐러드] *가보지 않음


가족여행이기도 했고, 미술관이라면 모를까 박물관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그런 공간은 리스트에 없으니, 그건 따로 찾아보시길!


아크로폴리스 - 헤로드 아티쿠스 음악당 

아테네를 간다면 안 갈 수가 없는 곳일 것이다.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에 가보지 않는다는 건 흡사, 파리에 가서 에펠탑에 가보지 않는다는 것과 같지 않을까? 많이들 알겠지만 파르테논 신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제1호이자, 유네스코 로고의 모티브이기도 하다. 전세계적으로 역사적인 공간에 발을 디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달까. 

아크로폴리스의 파르테논 신전과 유네스코 로고

이 높은 언덕 위에 큰 돌들을 가지고 와서 이런 멋진 건물을 그 옛날에 만들었다는 말을 믿기지 않는다고 사회 선생님들이 말씀하시곤 했는데 역시 와서 봐야 그 감동을 느끼나보다. 직접 찾아와 건물을 우러러 보니, 선생님들이 말씀하시던 그 벅찬 감동이 밀려왔다. 이미 한 번 왔었던 동생의 말에 의하면 높은 언덕에 건물을 세우는 것은 마을 전체에서 항상 솟아 있어 올려다보며 우러러 볼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근데 그것보다도 더 강력한 이유는 신전을 가기 위해 가파른 언덕을 오르며 심장이 빨리 뛰고 더 큰 감정이 밀려오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줬다. 롤러코스터를 탈 때, 두근거리는 긴장감 때문에 연애에 빠지기 쉽다던가 혹은 타악기를 이용한 음악이 심장 박동과 비슷해 감정적으로 동요시킨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대리석 패턴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
(왼) 사진 찍을 스팟. 사람이 너무 북적이는 게 단점. (오) 줄이 쳐져 있거나 돌들이 쌓여있는 곳들이 있다

미끄러운 대리석 길이 많다. 넘어지면 뇌진탕 진단을 받을 것 같으니 조심하자. 파르테논으로 가는 도중에 관문(?) 같은 신전을 통과한다. 제우스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대리석에 빛이 반사되어 자연 반사판을 만드는지 사진이 잘 나온다. 아마 가장 그리스 신이 된 것 같은 사진 스팟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편 같은 대리석 돌들이 여기저기 쌓여있다. 하지만 가져오거나, 그 위에 올라가는 것은 불법이다. 십년넘게 보수공사를 하고 있지만 별로 바뀐 것 없어보이는 파르테논 신전을 보면서 도대체 일하는 사람이 있는 건가 싶겠지만, 돌을 집어들거나 줄 쳐진 곳을 넘어서 들어가거나 혹은 올라가면 안되는 대리석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다 싶으면 관리인이 호루라기를 불며 당신을 찾아낼테니 무모한 짓은 하지 말고 문화시민으로 남아주길 바란다. 


헤로드 아티쿠스 음악당. 저 멀리 아테네 도심도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한 번쯤 봤을 법한 원형 극장이다. 어렸을 적 봤던 뮤지컬 맘마미아가 생각났다. 그리고 그보다 더 어렸을 적 피아노학원에서 했던 작은 연주회도 생각났다. 저 작은 원 안에 서서 공연을 펼쳤던 사람들은 얼마나 긴장했을까. 이 원형 극장의 모양이나 그 당시 공연을 상상하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광경의 원형(origin)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고대 그리스는 참 많은 것들의 시작점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으리라 생각해본다.

아고라 광장의 수호신 냥이가 나를 보자 뛰어와서 머리를 들이밀었다 :O

멋진 고양이들도 잔뜩 볼 수 있다. 고양이..최고야... 특히 봄을 맞은 아고라 광장은 작은 들꽃들이 노랑, 보라, 빨강을 안고 살랑인다. 연두색으로 둘러쌓인 광장에 앉아서 오래도록 햇볕을 쐬었다,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우리가 아는 많은 철학자들이 이 곳에서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토론을 했을까 하는 망상도 좀 곁들이고, 다른 이들도 구경했다. 작고 가벼운 재질의 책을 가지고 와 읽는 이들이 꽤나 있었다. 학생이려나. 학생이면 무료로 입장 가능하니 꼭 국제 학생증이나, 교환학생하고 있는 곳의 학생증을 가지고 다니면 좋겠다.


아크로 폴리스를 둘러싼 작은 골목길들

아테네에서 가장 좋았던 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작은 골목길들이라고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것 같다. 구석구석 들어가고 싶게끔 만드는 골목길들은 구불구불한 돌길로 만들어져 있다. 색색깔로 칠해놓은 작은 집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집들 하나하나마다 새로 칠한 듯한 쨍한 페인트와, 다 다르게 생긴 문 모양, 집 앞 카페트, 혹은 작은 화분들의 꽃을 보면서 돌아다니곤 했다. 

동생 참조 출연. 가족여행이라서 가족들 뒤태도 다량 출연.

물론 고양이도 많고 ㅋㅋㅋ 아... 나 진짜 나중에  crazy cat lady  되는 거 확정이다... 골목길은 어떻게 찾으면 되냐면, 아크로폴리스와 상점거리 그 사이가 다 이런 골목들이라고 보면 된다. 특히 저 동영상의 길목에는 고양이 밥주시는 분이 계셔서 고양이를 떼로 볼 수 있다. 

고양이 밥주는 골목. 햇살이 초록 잎 사이로! 오른쪽에 그림엽서 파시는 분이 계신다.

그리고, 이 영상에는 잘 잡히지 않았지만 옆에 보면 그림 그려서 엽서로 만들어 파시는 분이 계신데 그 분 그림 너무 예쁘다! 깔끔하고 예쁜데 가격이 좀 사악했다. 사실 그린 노동력을 생각하면 비싼 게 아닌데 그리스 물가가 너무 싸서 흙흙.. 다음번에 가면 무조건으로 사오겠다고 다짐과 후회를 했는데 이 글을 보는 분들은 꼭 하나씩 집어오길!!! 다음은 고양이 모음집.

상점 거리에는 젤라또나 기로스를 파는 식당가와, 가죽제품과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재밌고 신나는 경험이다. 뭘 샀지, 엽서를 좋아하는데 엽서를 하나도 못 산 게 한이다. 밑에 사진에 보이는 기념품, 냉장고 한 면을 채우고 있는 자석, 친구들 줄 열쇠고리, 큰 포스터 같은 그리스 지도, 엄-청나게 많은 올리브 비누, 화산재 비누, 꿀비누, 고기에 뿌려먹는 양념(시즈닝), 올리브 간 것, 할바 등을 잔뜩 사왔다. 기념품편 언제 쓰지... 게으름을 이겨내고 하나둘씩 쓰고 말테다. 

(왼) 식당가가 시작되는 거리. (중) 벽걸이용 기념품. 남자친구 준다고 나도 하나 쟁여왔다. (오) 맛있었던! 역시 젤라또는 유럽이야


네셔널 가든

아테네에서 네셔널 가든을 꼭 가보라고 하는 이는 많이 없을 것 같다. 당연히, 안 가도 무방한 곳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조금 첨언을 해보자면 도심에 있고, 이동하는 중에 걸으며 자주 보게 되어 있으니 조금 돌아서 공원을 통해서 산책을 해보길 추천한다. 여유로운 분위기가 좋다. 아테네에 오래 마무르게 된다면 아크로폴리스 근처에서 샌드위치나 기로스를 포장해와서 큰 나무 밑에 앉아 먹으며 사람 구경을 할 것 같다. 이리저리 걸어다니기도 할 것 같고! 

크고 시원한 나무들이 곳곳에 있다. 덕분에 아주살짝, 샌디에고 발보아파크 느낌도 난다.

신테그마 스퀘어

그 다음은 신테크마 스퀘어. 사실 사진도 없고 쓸 말도 많진 않다. 왜냐하면! 쇼핑하느라 그냥 좀 바빴기 때문.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서 관광객들도 많이 보이고 마치 우리나라 명동과 흡사한 느낌이다. 자라부터 여러 스파 브랜드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유럽권이니 역시 자라는 쌌다! 근데 살 건 그닥 못 찾아서 아쉬웠다. 옷 쇼핑을 하다가 마지막으로 코레스 화장품에 들어가 왕창 샀다. 아... 아직도 와일드 로즈 세럼 사온 거 너무 잘 쓰고 있다. 얼마 안남아서 이번주까지만 쓸 것 같은데 누구 가는 사람 있으면 꼭 사다달라고 해야지. 핸드크림도 오피스에 가져다 놓고 잘 쓰고 있다. 촉촉하면서 끈적이지 않는 게 마치 록시땅 핸드크림 같다. 가격은 용량에 피해 저렴하니 꼭꼭 쟁여오길 추천한다. 친구 선물로도 이만한 게 없는 듯 하다. 


아..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다. 짧은 분량일 줄 알았는데 식당은 다음편에서 써야겠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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