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 냄새

by Jannsu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난 계절마다 달라지는 냄새로 계절감을 느끼는 편인데 오늘은 확실히 겨울 냄새다.

냄새는 나의 기억 저장고다.

오늘은 출근하면서 러시아 유학시절에 걸었던 상트페테르부르크 네바 강변을 떠올렸다.

10년이 넘어도 겨울마다 이 기억이 상기되는 걸 보니 정말 러시아 살이가 강렬했긴 했나보다.

지독하게 외로웠기에 나랑 가장 많은 대화를 했던 시간이었다. 겨울 러시아인들은 이방인에게 매우 차가웠고 바람도 쌩쌩 불었다. 생각해보면 한국 겨울과 그리 다르지 않은 온도임에도 뼈가 시릴정도로 추웠다. 나는 그때 뼈에 바람이 든다는 표현을 이해했다. 그저 시적인 표현인 줄만 알았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리고 그 느낌을 처음 글로 풀어낸 작가가 존경스러워졌다.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기나긴 겨울이 시작된다.

웅크리고 건조하고 갈라지고 괜히 센치해지는 겨울. 그럴수록 몸에 훈기를 불어넣어야지.
추워서 얼굴이 빨개지는 게 아닌 뛰어서 상기된 얼굴이 되어야지. 가진 것을 더 많이 나눠야지. 와인을 마시며 실없는 소리를 해야지. 가라앉는 만큼 더 많은 생각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