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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노트#9 오.디.션.

나와 작품이 맞닿게


오디션의 날은

결국은 찾아오더라.



전날부터 심장이 과하게 쿵쾅댔다

해야하는데, 너무 부담되어서 미치겠는, 그런 마음.


굳이 왜 하겠다고 해서, 나는 이 두려움을 맞이하고 있는건지.

(혼자 이랬다 저랬다 혼잣말을 주고 받으며, 떨리는 마음을 달랬다 )





우선, 공연할 두 작품이 정해졌다.



우리는 총 24명,

작품은 두개



인원을 나누기 위한 오디션이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미 정한 작품이 있었다.

그래서, 그 무드로, 오디션을 준비하기로 했다.



춤을 많이 추는 작품을 해야겠다 결정했고, 장르도 안무감독님을 통해서 이미 알았기 때문에, 의상도 바로 정할수 있었다.




1. 일단 지정곡,


첫사랑을 노래하는 가사였고, 가사를 일단 쪼갰다.


#첫사랑을 생각하며 설레는 장면

#내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씬

#홀로 독백처럼 읖조리는 부분

#감정이 폭발하는 부분

#그리고 마무리, 퇴장



이렇게 하면, 가사도 잘 외워진다.


머리속으로 무대장면을 상상하고, 동선을 그리며 연습을 끝냈다.



이때 필요한 소품, 편지, 가방, 옷, 신발 ( 원피스를 입기로 해서, 맨발보다는 굽있는 구두가 괜찮을 것 같았다. 라틴댄스화를 신기로 결정했다. )




2. 지정대사.


이건 오디션 당일에 준비해주신다고 했기 때문에, 준비할 건 없었다.

대사 전달을 잘할수 있게 해보자. 생각했고




3. 자유안무



지정곡노래, 지정대사 만 하면 되었지만,

안무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로, 안무 따로 준비해오시면 전 너무 좋구요~ 하셨는데, 나는 그 말을 내 맘에 잘 저장해두었다. ^.~

오디션은, 준비해오는 정성과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 내 생각이지만서도 )

그리고 안무쌤도 오디션에서, 이 사람이 춤을 소화할수 있는지, 알고 싶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역시도 "저 춤 잘 출수 있어요. 저 시켜주세요." 하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


라틴댄스화도 신을 계획이었고, 스윙댄스를 추기에 딱 좋았다. 박진영의 스윙마이 베이비 를 준비했다. 대학때 댄스동아리 할떄 . 이 곡에 창작안무를 한적이 있기 때문에, 부담되지 않았다. 그냥 음악에 맞는 춤 몇동작을 이렇게 추자. 하고 오디션 준비를 마무리 했다.





의상

구두

소품

정리하고  잠을 청했다 눈을 감으니 내일 오디션 보고 있을 내 모습이 그려졌다


침착하자 준비한것만 하자. 준비한만큼만 일단 보여주자



중얼중얼 계속 주문을 외우다 잠들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오디션 당. 일. >





2023 8월 7일


준비한 옷을 입고 손에는 바리바리 쇼핑백가방 을 들고 집을 나섰다.




연습실에 들어서니

다른 분들도, 의상을 갖춰입고 오신분들이 많았다! 역시!!!



전날 준비를 하긴 했지만, 순서가 뒤에 있으면, 너무 떨려서,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준비한것을 못할것만 같았다. 그래서 1번으로 하자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어떤분이 손을 번쩍 들면서


저 너무 떨려서 제가 1번으로 할게요


하는 것이 아닌가!




깜짝놀라서, 바로 손을 들어서, 그럼 제가 2번 할게요 라고 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연출님은, 다들 뒷순서로 하고 싶으실것 같다고, 그날 당일에 제비뽑기처럼 할게요 라고 하셨는데


갑자기 한명씩 1번할게요, 2번할게요, 그럼 제가 3번할게요 하니,  ㅋㅋㅋ


순식간에 순서가 정해졌다 ㅋㅋㅋㅋ







<나의 차례>



순서가 앞이든 뒤든, 떨리는 마음은 나도 어쩔수가 없다.



앞에 나갔고, 호흡을 가다듬고,

지정곡을 시작했다.



내 마음과는 달리, 음정이 잘 안잡혔다. 목소리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노래는, 마음을 좀 내려놓은 상태였다.


생각한 동선대로 잘 마치고,

마음속으로 나에게 잘했어 잘했어, 끝냈으니까 됐어. 노래는 앞으로 더 잘해가면 돼 괜찮아. 라고 토닥토닥했다




지정대사도, 열심히 읽고 마쳤다




드디어, 내 스스로 준비한, 자유안무!


자유안무를 준비했다고 하니, 모두들 놀랬다. 연출님도, 안무감독님도 음악감독님도 함께하는 분들 모두.



플로 앱으로, 이미 시간도 맞춰두었다.



"이렇게 말했네, 추실까요?


스윙스윙 스윙마베베~ 빙빙빙 나와 돌아봐~ "



노래는 시작되었고, 온몸으로 리듬을 타며, 격렬? 하게 느낌 담아서 신나게 췄다.



와. 추면서 생각했다. 춤출때가 젤 안떨리고 신나고 즐겁구나. 새삼 깨달은, 그 순간 찰나였다.





그렇게 나의 차례는 끝났다




다음차례 3번부터 24번까지,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분들의 오디션을 볼수있었다.


미리 하기를 정말 잘했다 생각했다.



편안한 마음으로 보다보니

모든 분들 각자의 매력과, 장점들을 보고 배울수 있는 시간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그동안 몇번의 오디션을 보기도 했고

몇번의 오디션을 심사하기도 했다.



나를 보여주는 것

내가 가진것을 보여주는것

나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

나의 장점을 보여주는 것



처음 오디션을 준비할때는, 나에 대해서만 생각했었다.  나를 보여주기 바빴? 던것 같다.




내가 오디션에 참가했을때는 몰랐는데


심사하는 입장에 있으면서, 오디션이 뭔지 그때 알게 되었던것 같다




내가 나를 잘알아서, 내 매력이 뭔지 아는 사람, 내 장점이 뭔지 보여주는 사람


이것도 중요한건 맞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이 작품을 안에서,

내가 어떻게 필요한지,

내가 어떤 역할로 이 작품을 완성하고

이 작품을 만드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생각하는 거다




<내가 가진 것이, 이 작품이 원하는 역할과 맞닿게 되는 그것. >





오디션을 심사하는 사람들은

작품의 배역을 생각한다

배역'만' 생각한다고 해도 맞을것같다



오디션 심사를 하며

배역과 배우를 매칭한다



오디션 본 배우가 정말 잘해도

배역에 맞지 않으면 뽑을수가 없다


하지만 아쉬우면

다음에 다른 작품에서 그 배우가 생각나면 다시 부르기도 한다






심사의 경험이

배우오디션에서 어떤걸 준비해야하는지

배울수 있게 해주었다




ㅡㅡㅡㅡㅡㅡ


그럼에도

그럼에도



심사를 받는 상황에서의 오디션은 역시나  떨렸다



오디션이 아니라

무대장면 중 한장면을 공연한다는 마음으로 했음에도

떨렸다




오디션은 끝났고

끝나자마자 몸이 엄청나게 가벼워져서 날아갈듯했다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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