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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자녀와 행복한 방학 보내기!

(기고문) 초등교사가 크리스천 학부모님들께

by 화원

7월이 되면 부모님들은 다가오는 방학이 걱정되시죠? ‘아이들과 복작복작, 어떻게 하루 세끼 밥을 먹고, 놀아달라는 그 성화를 어떻게 감당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방학(放學)은 원래 ‘학업을 쉰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전엔 방학 때 여기저기 놀러 가고, 영화도 보고, 캠프 가고, 결국엔 지루해져서 친구 만나러 다시 학교 가고 싶은 게 방학이었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방학이 되면 학원 특강까지 더해져 더욱 바빠지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부모님 중 한 분만 일하셨다면, 요즘은 부모님 두 분 모두 일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방학 때 아이를 돌봐줄 분이 필요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보육’을 위해 방학 중 학원 개수나 시간을 늘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 다닐 때는 5~6시간을 모두 학교에서 똑같은 걸 하며 보내기에 아이 간 차이가 별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방학은 한 달가량, 하루 모든 시간을 학생마다 다르게 보내니 돌아와서의 표정이나 추억이 제각각입니다. 정말 잘 쉬고 다양한 체험과 여행 등으로 활기가 가득 차서 온 아이가 있는가 하면, 오히려 더 많아진 학원과 숙제, 또는 영상과 게임에만 노출되어 축 늘어져서 오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방학이 초등 시절만 12번 쌓이면 아이들 개인차가 더욱 드러납니다. 그래서 방학이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는 방학 기간에 무엇을 할지 미리 계획하시면 좋습니다.
먼저 방학 때는 안과와 치과에 들러서 아이 시력이나 치아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 때 시력이 급격히 나빠지는 아이들이 있는데 제때 확인하지 않으면 더 빨리 악화합니다. 충치도 그렇습니다. 덧붙여 무더운 여름 방학 동안 식사도, 영양제도 잘 챙겨주시면서 건강을 충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최근 반 아이 중 한 명이 가족 여행을 다녀와서는 몸이 너무 안 좋아 보였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속도 안 좋다고 해서 보건실에 다녀왔는데도 눈에 힘이 없더라고요. 결국, 조퇴시키고 부모님께 연락해서 여행 후라 식사와 영양제를 잘 챙겨달라고 말씀드렸죠. 그런데 바로 다음 날 아이가 너무 활기차고 눈도 초롱초롱해져서 왔습니다. 병원은 다녀왔냐 물으니 아이는 “저 어제 병원은 안 갔고요, 삼계탕 먹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아이들은 식사 한 번만으로 활력을 찾기도 합니다.
다음으로는 갈만한 곳을 찾아보는 거죠. 아이들이 사회시간에 배운 내용이 관련된 역사나 교통 박물관, 유적지부터 한국은행에서 하는 청소년 경제교육이나 우유 공장, 과자 공장 체험, 영어 캠프, 과학 캠프 등 다양한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아이들은 그냥 ‘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체험’해 보는 걸 좋아해서 체험은 무엇이든 좋아합니다. 부모님들은 보통 자녀에게 부족한 걸 채워줘야겠다고 생각하시지만, ‘잘하는 것을 더 많이 하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하다 보면 자신감이 생겨서 잘 못하던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해내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쪽의 교육을 신청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 직장을 방문해서 실제 부모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시거나 휴일에 데려가서 설명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부모님 휴가 기간을 맞춰서 피서도 잘 다녀오시고요. 여행은 꼭 해외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가족과 여행을 계획하고, 낯선 곳에 가고, 새롭게 하는 모든 과정이 아이들에겐 도전과 행복을 경험하게 합니다. 사춘기에 들어서는 아이라면 아기 때부터의 사진들을 돌아보며 ‘소중한 너’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에게 방학 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잠시만 일상을 멈추고 생각해 보시면 그 답을 가장 잘 아는 건 바로 부모님이실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차세대 어드벤처 여름 캠프’에 갈 수 있도록 미리 기도로 준비해 주세요. 자녀에게 어린 시절 교회와 믿음, 믿음의 친구들이 참 중요하죠. 저도 중학교부터 사귄 오랜 교회 친구들과 아직도 만나고 연락하고 기도하거든요. 여름 캠프에 앞서 목회자들과 교사 한분 한분을 위해, 참석하는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안전과 성령 충만을 위해, 또 학부모님들의 작은 바람들이 민원이 되지 않고 소통이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긴 방학이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지나고 보면 어린 자녀들과 함께 북적대고 살 맞대는 때가 그리 길지 않답니다.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자녀, 소중한 시간임을 기억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채워보세요.


/ 최민혜 교사(부천온누리교회, 석천초등학교, <야누시 코르차크 아이들을 편한 길이 아닌 아름다운 길로 이끌기를> 저자)


출처: 온누리신문(2025/07/20, http://news.onnuri.or.kr/m/board/board_view.php?BoardID=12&BoardSeqNo=18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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