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에 일찍 눈을 떴다. 내가 일찍 일어나는 편은 아니라 새벽에 일어난 것은 아니고 평소보다 약간 일찍 일어난 편이지만 말이다. 평소보다는 여유가 있어서 환기시키느라 창을 열다가 잠시 바깥을 내다보니 오가는 사람도 없고 날씨도 어제보다는 포근한듯해서 평화롭기 그지없다. 그 풍경을 보다보니 생각이 난 작품들.
Edward Hopper, Early Sunday Morning (1930) oil on canvas ; 89.4 × 153 cm, Whitney Museum
에드워드 호퍼의 <이른 일요일 아침>이라는 작품이다. 1930년 작인 이 작품은 당시 일요일 아침엔 미국인들이 교회를 갈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위의 그림처럼 고요한 풍경이었을 것이다. 특별한 풍경이나 인물이 그려진 것도 아니지만 바라보다보면 나도 한번쯤 느껴봤을 일요일 오전의 평화로움 혹은 적막함을 느끼게 해준다. 이 작품은 의외로 많은 이들의 감성을 건드린 것인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도 레퍼런스로 많이 등장한다.
아래는 벰 벤더스의 <지구의 표면>이라는 작품이다. 호퍼의 작품과 구도가 거의 일치하는 작품이다. 영화 감독으로도 활동했던 작가지만 이 작품은 영화 스틸이 아니라 사진 작품이다. 사진으로보니 호퍼의 작품 속의 분위기가 더 실감난다. 내가 살던 곳의 풍경과도 닮아 있어서 더더욱 그러하다.
호퍼의 <이른 일요일 아침>의 경우, 고요한 풍경 속에서 평화로움과 함께 약간의 적막함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라면 아래의 작품은 대놓고 고독이다.
Edward Hopper, Sunday (1926) oil on canvas ;73.66 x 86.36 cm, Phillips Collection
위의 <일요일>이라는 작품은 <이른 일요일 아침>보다 4년 앞서 완성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사람이 한명 등장하지만 외로움의 분위기는 더 증폭된 작품이다. 텅 빈 거리 일요일 혼자 앉아 있는 인물과 동일시가 되면서 관람자는 그렇게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거리에 혼자 남아있는 느낌이 든다.
전자는 에드워드 호퍼의 대부분의 작품을 소장한 휘트니 미술관에 있는데, 후자는 워싱턴 D.C.의 필립스 컬렉션에서 소장 중이다.
1920-30년대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일요일 교회를 갔다. 그리고 1950-60년대에도 대부분의 미국인들도 교회를 다녔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 그 교회가는 일요일 풍경을 다르게 그렸다.
Norman Rockwell, Walking to Church, a painting by Norman Rockwell which appeared on the cover of the April 4, 1953 issue of The Saturday Evening Post.
에드워드 호퍼와 노먼 락웰 모두가 자신이 살았던 미국의 풍경을 담은 작가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리는 미국의 풍경은 무척이나 다르다. 호퍼가 뉴욕과 뉴 잉글랜드의 풍경을 그리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고독과 외로움이다. 이에 반해 그가 그린 대부분의 작품이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라는 주간지의 표지를 위한 것이다보니 보통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유머를 담아 표현하였다.
위의 작품은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 1953년 4월4일자 표지에 사용된 작품이다. 제목이 <교회가는 길>이라는 작품인데 교회를 가는 일가족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다소 경직된 모습으로 그린 가족들의 모습은 경건하고 신앙심 깊은 이들의 모습을 유머를 담아 표현한 것이다.
내가 수업 중에 호퍼와 락웰을 비교해서 진행한 적도 있는데, 이 둘이 그려낸 미국 풍경은 대조적이면서도 각자의 개성과 매력이 잘 드러나기에 같이 비교해서 살펴보면 무척 흥미롭다.
일요일 아침 당신의 일요일 아침은 어디에 가까우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