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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째

솜이한테 가는 날은 언제나 이쁜 날

by Lucia

우리 솜이 안녕~~~

잘 지내고 있는거지?

우리 애기가 무지개 다리 건넌지 벌써 49일째네.

지난 날들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잘 기

억이 안나네. 매일매일 우리 솜이가 너무 보고 싶

었다는거.


다른 사람들이 반려견 49재 챙기는거 보면서 뭘

저렇게까지 하나...싶었는데, 엄마가 그러고 있네.

역시 사람은 자기가 겪어보고 나야 타인의 마음을

조금은 알수 있는거 같애.


우리 솜이한테 가는 날은 매번 예쁜 날이야.

어제도 넘 추워서 다들 가지 말라고 말렸는데,

도착해보니 바람 한 점 안불고, 구름 한 점 없더라.

참 희한하지? 갈때마다 그러네.

우리솜이가 엄마 만난다고 넘 좋아서 그런가봐.

이렇게 구름 한 점 없었는데, 어디선가 이쁜 구름

하나가 엄마한테 인사한다

애커 선생님이 솜이가 메세지 주는거라고 하셨어.

작은 구름들이 나왔다가 없어지고 또 나오고...

엄만 구름들 보면서 솜이한테 인사한다^^

솜이가 입었던 옷이랑 오빠가 사준 간식, 그리고

엄청 좋아했던 사과랑 귤.

벌써 솜이랑 헤어진지 7주가 지났지만 엄마랑 오빠

마음속엔 항상 솜이가 같이 있단다.


솜이가 잘 지내고 있다는거 믿고,

우리 솜이 보고싶을땐 하늘을 본다.

파란하늘 뛰어다니는 솜이 모습이 보여.

언제든 꼭 다시 만날 날 기다리며...


- 솜이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엄마가-





솜이를 보내고 나서, 다시한번 삶에 대해 인연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솜이 생각에 불쑥 눈물이 흐르기도 하고,

매일 밤마다 강아지 영상 찾아보고,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사연도 찾아보며

같이 공감하고...


펫로스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증세가

심각한 사람들도 많다는걸 알았다.


무슨 동물한테 장례를 해주나, 49재는 오바다,

뭘 그렇게 슬퍼하나...


막상 내가 겪고보니 쉽게 재단할 수 있는 감정이

아니었다. 내 마음이 정리되려면 무슨짓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오죽하면, 강아지가 죽었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이게 맞나? 갱년기 때문인가?

이렇게 나에게 물으면서 슬픔을 규정하려고 했다.

내게도 너무나 낯선, 처음 경험해보는 슬픔이기에.


그냥 마음 가는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나를 인정

하는것부터 시작인 것 같다.

슬픔에 무슨 이유가 있으랴.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했던 여러가지 노력들로 조

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도

그 노력중 하나이다.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내 기준으로 남의 슬픔을

재지 말자... 내 슬픔도 존중하자...


왜 아직까지도 슬퍼해? 그만할때도 됐잖아.


이런 말은 슬픔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폭력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차에 타려는데 쪼꼬미 구름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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