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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너를 보았어.

꿈에서라도 꼭 만나고 싶어

by Lucia

솜이가 가고 나서는 꿈에서라도 보고 싶어 매일 잠자기 전 솜이를 부르다 잠들곤 했다.

어제도 솜이야 엄마 꿈에 한번 나와라~ 얘기하고 잤는데, 처음으로 꿈에 솜이가 나왔다.


근데, 그게 건강한 모습이 아니라 이승에서의 마지막 모습으로 나왔다는...ㅜㅜ

꿈에서도 그때의 그 감정이 고스란히 떠올라 너무 슬펐다.


우리 솜이는 현장에서 즉사 한것 같다고 의사 선생 님이 말씀 하셨는데, 끔찍한 사고를 당한 것 치고는 겉 모습이 너무나 멀쩡했다.

마치 자고 있는 것처럼.


떠올리면 아직도 눈물이 줄줄 나지만, 마주해야 할 진실이기에 더 이상 피하지 않으려 한다.


끔찍한 사고가 있던 밤, 늦은 밤이기에 화장을 할 수가 없어 솜이를 데리고 와야 했다.

마치 잠자고 있는 것처럼, 털도 그대로, 아직 온기 가 남아있는 우리 솜이를 매일 그랬듯이 안고서 집으로 왔다.

잠잔다고 믿고 싶을 정도로 온전한 솜이의 모습.


움직임이 전혀 없는 솜이 옆에 몽실이가 얼굴을 대고 있다. 이상함을 느낀거 같다.

엄마가 힘들까봐 우리 솜이는 갈때도 예쁜 모습이었다. 마지막 교감을 나누는 몽실이...

솜이가 떠나던 날 밤.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것이 정지되어 있었고, 온통 세상에 고통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숨막히고 가슴 아픈 침묵의 시간이 흐르고 여느 때처럼 아침이 찾아왔다. (그러나 나에겐 여느 아침이 아닌... 영원히 잊지못할 아침이 찾아온...)


그 고통의 아침에, 솜이를 안고 동물병원에서 소개받은 화장터로 갔다.

솜이를 넘 이뻐했던 제자도 한달음에 달려왔다.


짧은 인사를 하고는 평소 좋아했던 간식, 장난감을 옆에 놓아주고 솜이는 뜨거운 그곳, 이승과 저승을 연결해 주는 그곳으로 들어갔다. 차마 난 볼 수가 없어 밖에 나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1.5키로 밖에 안되는 조그만 아이라 화장도 금방

끝났다. 보자기에 쌓인 작은 항아리.

아...솜이야... 어떻게 이렇게 가버리니...


한줌도 안되는 유골을 가까운곳에 뿌려주려고

했는데, 수학여행 가서 이 사실을 모르는 딸이

마음에 걸렸다. 돌아와서 아무 흔적도 없이 사라진

솜이를 받아들일수 있을까.

딸이 오려면 3일은 더 있어야 하는데...

핑계김에 유골이된 솜이라도 데리고 있어야겠다.


화장한날 하루종일 눈물이 그냥 줄줄흐른다.

그 작은 생명이 내게 주고 떠난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하루종일 식음을 전폐하고 울기만 하니 옆에서

보던 지인이 가까운 절이라도 가자고 한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지만 호의를 거절하기 어려워

따라 나섰다. 양평에 있는 절이라는데(절 이름도

생각이 안난다. 정신이 한개도 없었다) 그냥 영혼

없이 따라 나선지라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그 절은 마지막 단풍이 절정이라 매우 아름다운 풍광이었다. 아무리 아름

다운 광경이 펼쳐져도 가슴이 저린다. 우리 솜이

가 같이 있었다면...


도착하자마자 초를 켜서 기도하는곳이 보인다.

지인은 노랑 연꽃초를 사서 내게 준다.

솜이 초를 켜주자고.

초에 글씨를 쓰면서도 하염없이 눈물이 흐른다.

(글을 쓰니 그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또

줄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젠 떠나

보내야한다.


불자들의 염원이 담긴 초들이 빽빽하게 있어서

우리 솜이 초는 맨 가장자리에 놓아두고는 차를

한잔 마시며 마음을 달랬다.

2~30분정도 마음을 달래고 집으로 가는길에

솜이 초를 보고 인사하려고 다가가는데, 초에

종이라도 들어갔는지 너무나 크게 활 활 타는게

아닌가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기억하고 싶어서 영상을

찍었다. 바람이 부는것도 아닌데, 솜이가 평소

나한테 애교부리듯 팔딱팔딱 불꽃이 춤을 춘다.

다른초도 그런지 살펴봤는데 우리 솜이만 그런다.

마치 내게 인사라도 하는것처럼.

우연이라고 하기엔 주변사람들도 다 신기하게

쳐다보니, 우연이 아닌듯하다. 솜이가 인사하는게

확실하다....고 믿는다.

멀리서 줌으로 당겨 촬영했다. 솜이 초만 크게 빛난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발길을 돌려 저만치 가다가

다시 뒤돌아 보았다.

저 먼 발치에서 보는데도 우리 솜이만 활활 탄다.

마치 자기가 여기있다고 보라는 듯이...

다른 초랑 확연히 다르다.

우리 솜이가 엄마 걱정할까봐 잘 있다는 신호를

보냈나보다.


반려동물들은 영혼이 맑아서 에너지를 빠르게

느낄수 있다고 한다. (뭐라도 위안을 삼고 싶어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 헤맸다~)

모든 사실들은 믿거나 말거나 증명할 수 없겠지만

내가 믿고 내가 위안받으면 되는거 아닌가..,


절에서 솜이를 위해 초를 켜주고 과학적으로 증명 할수 없는 현상들을 솜이와의 교감이라고 믿고 있으니,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다.

이 작은 아이가 내게 준 사랑이 얼마나 큰지...

솜이가 가고나서 깨닫는다.

엄마한테 온전히 모든 사랑을 주고 떠난 우리 솜이.

솜이가 가고 나서 그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엄마는

가슴속에 구멍 하나를 품고 산단다.


모든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한번은 겪어야 할 펫로

스.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이 넘어서는 이 시대에 해결

해야 하는 과제인거 같다.

내가 경험해보니... 이 슬픔은 상상을 초월한다.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가늠할 수 없을거 같다.

내가 그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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