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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로스 증후군이 집착일까

이제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는데...

by Lucia

솜이를 갑작스레 떠나보내고는, 슬픔과 허전함을 달랠길없어 쓰기 시작한 브런치.

누구에게 보여주려기 보다는 나 스스로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였다.

혹여라도 같은 고통을 겪고있는 분이 계시다면, 그저 한분이라도 공감해주시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은 내 브런치의 존재를 모른다)




나도 이런 슬픈 감정이 너무나 낯설어 도무지 어찌 할바를 모르겠다.

한참 생각끝에 내린 결론은, 그간 살면서 여러 이유 로 표현하지 못하고 살았던 슬픔들이 켜켜이 쌓여 솜이와의 이별이 버튼이 되어 모두 쏟아져 나온게 아닐까...


어린시절부터 장녀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감정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게 어느 순간 습관처럼 몸에

익숙해졌다. 난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항상

씩씩하게 잘 이겨내는 캐릭터, 가족들도 그렇게

알고 있다.


뭐... 나쁘지 않다. 늘 우울하고 힘든모습 보다 긍

정적이고 씩씩한 모습이 훨 나으니까.

근데, 그게 가끔씩 의외의 순간에 터져버리니 나조

차 감당이 안될때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 같이 솜이와의 이별을 계기로 끝도 없이 슬픈

감정이 생기면, 추스리기까지 쉽지가 않다.


펫로스 증후군에 대해 알아보고,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니, 억지로 잊으려 말고

생각나면 생각나는대로 눈물이 나면 눈물 나는대로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적응하라고들 한다


그래서...

딱히 방법이 없어 그렇게 하기로 했다.

불러보기도 하고, 눈물이 나면 울기도 하고...


그런데 오늘.

제주항공 사고를 접하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미사

보는 내내 기도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솜이 생각이 나길래, 솜이가 그분들 마중 나와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그냥 그랬음 좋겠어서...


이런 내 감정들을 지인에게 얘기했더니 갑자기 정

색을 하며, 불편하다고 한다.

그동안 힘들어 하는거 이해하려고 노력했는데 점점

무서워 지려고 한다고.


아...

입밖으로 내서는 안되는구나.

불편할수 있겠구나.

내 감정 다스린다고 주변사람이 안보였구나.


정신이 바짝든다.

난 그저... 솜이와의 갑작스런 이별을 내 방식대로

서서히 받아들이려고 노력중이었는데, 주변을 힘

들게 하고 있었던거다.

내게 솔직히 얘기한 그는 얘기해놓고 못내 속상해

한다. 난 솔직히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얘길 못들었으면 난 계속 불편한 얘길 했었을테니.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은 편치 않다.

내가 반려견에 엄청난 집착을 하는것 처럼 비춰진

것이 못내 서운하기도, 속상하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집착인지도 모르겠다.

어.렵.다


그래도 많이 좋아졌나보다. 지난주 까지만 해도

솜이 얘기 하면 그냥 눈물이 뚝뚝 떨어졌는데,

오늘은 좀 나은걸보니...

안좋은 마음 추스리려고 몽실이 목욕을 시킨다.

반려동물과의 관계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거

같다. 서로를 위해서...

펫드라이룸에 제발로 걸어들어간 기특한 몽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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