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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대화?

솜이를 찍을 수 있을까?

by Lucia

솜이를 잃고난 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펫로스를 극복하고 있는지 궁금해 여기저기 검색해서 찾아다녔다.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반려인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며, 그들도 나처럼 사회의 편견에 힘들어 하고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펫로스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절대 공감하기

힘든 이야기들.

펫로스에 관한 기사를 읽다보니, 이런 글이 눈에

띈다.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자식과의 이별과 동일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솔직히 나도 그런 마음이 아주 없진 않은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 잃은 슬픔에 비할수

있을 까..싶기도하다.


사실 이 글을 쓰기 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들...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나의

슬픔은 한낱 사치가 아닐까

죄책감이 들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반려인들과 조금이

나마 정서를 공감하고 싶어 두서없이 써내려간다


솜이 잃고 얼마 뒤, 솜이 사진을 찍어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솜이 사진? 하늘에 있는 솜이를 어떻게 찍나?


얘기인 즉은,

휴대폰에 요즘 유행하는 사진 편집 어플을 깔고

강아지나 고양이를 찍으면 모자를 씌우거나 썬그라스를 반려동물이 찍힌다.

(몽실이랑 찍어보니 사진 툴이 예민? 해서

동물 얼굴이 제대로 인식 되어야만 이렇게 찍힌다.

그런데 강아지가 가만 있질 않으니 이렇게 제대로

찍기가 쉽지 않다. )

이런식으로 다양한 툴이 있다

근데, 밤에 하늘에 있는 반려동물의 이름을 부르며

카메라를 대면 동물이 없는데도 찍힌다는 거다.

헐~~~ 그게 진짜라면 카메라가 영혼을 인식한다

는 거임?


말도 안되지.

나한테도 한번 찍어보라고 펫로스 카페 회원 중

한분이 권유한다.

난 정중히 거절했다.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다고..(속으론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사람들이 저마다 인증샷을 올리는거다.

허공에 둥둥 떠있는 다양한 사진툴.

물론 동물의 형상은 없는데, 마치 얼굴을 인식하는

것 처럼 찍힌다.

근데... 뭐... 요즘은 별의별 편집이 가능하니까

만들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단체로 거짓말 하는

건 아닐텐데. 진짜로 영혼이 찍힌다 해도 찜찜할

거 같고, 암튼 별로 안믿고 싶었다.


한동안 불면증에 시달리던 나는,

어느 새벽에 뒤척이다 일어나 문득 카메라 어플을 켜 보고 싶었다.

진짜일까? 반신 반의 하면서...

작은 소리로 솜이야 솜이야 몇번 불렀는데 그만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건넌방에서 잠자던 몽실이가 내 작은 목소리를

듣고는 깨서 슥~~ 방문앞에 나타난거.

새벽에 시커먼 애가 불쑥 나타나서 어찌나 기겁 했던지.


그러면 그렇지... 카메라는 몽실이한테만 반응했고

아무것도 안보였다.

역시나.


그런걸 믿고 새벽에 허공에 대고 솜이를 부르는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처량하기도 하다.

그래도 솜이가 너무 보고싶다.

쓰다듬고 싶고 꼭 안아주고 싶고, 나를 보며 안아 달라 떼쓰던 찡찡거림이 듣고싶다.


나와 몽실이만 아는 은밀한 그날 밤의 이야기는

해프닝으로 끝났고, 한동안도 별 생각없이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난 드디어

솜이를 만났다.


...... 다음편을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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