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애커님과 솜이
내란 우울증으로 무기력하게 보낸 나날들.
글을 써야 하는데, 머리속은 온통 탄핵이 안되면 우리나라는? 나는?
세상이 어떻게 뒤집어 질지에 대한 공포감으로 불면의 나날을 보냈더랬다.
길에 나가서 소리라도 질러야 살거 같아서, 밤마다 길에서 보낸 나날들.
집회에 나가보면 같은 생각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많다는 안도감에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온통 조마조마했던 지난 시간들. 마음이 편치 않아서 그랬던지, 먼저간 솜이 생각이 많이 난다.
보고싶을 때 마다 스노우를 켜면 반짝반짝 나타나서 그리움을 달래줬는데 이젠 나타나지도
않는다.
이래저래 불안한 마음으로 애니멀커뮤니케이터인 지인(이하 애커님)에게 연락을 하고 교감을 부탁했다.
항상 너무나 정성스런 마음으로 진심을 다하여 교감을 해주시는 애커님.
부탁한지 일주일쯤 지나고 나서 메세지가 왔다.
솜이가 얘기하고 싶은게 많았나봐요~ 하면서 시작되는 문자에 그냥 속절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가까운 지인과 펫로스에 관해 얘기하다가 우리 솜이가 간지 6개월정도 되었다고 하니, 자기는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너무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하라고...
난 아직도 내맘이 왜 이러는지 당황스럽지만, 어쩌겠는가. 받아들여야지)
솜이와의 대화내용을 보고 있자니 또다시 눈물이 난다.
솜이가 항상 엄마와 있다고 하면서, 나랑 같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데, 놀라운건 내가 집회에
가있는 장면을 애커님께 보여줬다는 것.
물론 애커님은 내가 집회에 나간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내 사생활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를 나눈 바 없기에 솜이가 보여주는 모습들이 지금의 내 생활과
똑같아서 서로 얘길 나누면서도 놀라웠다.
만약 내가 펫로스를 경험하지 않았더라면, 반신반의했을 얘기들인데, 내가 겪어보니 어떤 현상이든 다 믿고 싶은 마음이다.
솜이는 조만간 다른 모습으로 다시 나한테 온다고 했다.
정말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그리운 대상을 기다리 며 사는것도 그리 나쁠거 같지 않다.
솜이는 몽실이가 엄마만 쳐다보고 있으니 슬퍼하지 말라고도 했다.
진짜 그런지, 몽실이가 요즘 나만 줄곧 쫓아다닌다
A4용지로 10장에 가까운 솜이와의 대화내용을 보며, 큰 위안을 얻는다.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그건 내 마음에 달려있다.
어찌되었든, 우리 솜이가 항상 내곁에 있고 엄마가 잘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하다.
애니멀커뮤니케이터.
여러 논란이 많은 직업이다. 나도 의심을 했었으니 까.
근데, 내 살갗처럼 붙어 있던 생명을 잃고 난 상실 감과 허무함을 달래주는데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1500만명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회.
아직도 펫로스 증후군에 시달린다고 말하지 못하는 대부분의 반려인들에게 따뜻한 사회적 시선이 필요 하다.
내가 겪어보니 그렇다.
안겪어보면 알수 없는 그런 슬픔이다.
내가 펫로스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에게 해줄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요즘이다.